주간동아 1333

2022.04.01

대거 밀린 IPO 일정, 하반기 주목할 만한 기업은?

상장 예비 심사 청구한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컬리, 쏘카…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2-04-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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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상반기 IPO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다. [GettyImages]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상반기 IPO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다. [GettyImages]

    지난해 호황이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요즘 한산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움직임, 스태그플레이션, 국내 증시 침체 등 여러 이슈로 수요 예측에 실패해 올해 IPO 계획을 접은 기업이 늘었다.

    3월 28일 IR(Investor Relations) 컨설팅 전문기업 IR큐더스에 따르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과 재상장을 제외하고 1분기 신규 상장 기업은 유가증권장 2곳, 코스닥 19곳 등 총 21곳이다. 지난해 1분기(24곳)보다 다소 줄었다. 현재 일정을 살펴보면 4월 1일 상장하는 스마트그리드 IT(정보기술) 솔루션 전문기업 지투파워 1곳과 합병기업을 찾기 위해 상장하는 스팩 말고는 기업 공모가 없다.

    줄줄이 상장 계획 철회

    다만 1분기 공모 금액은 13조362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배 증가했는데, 이는 공모 금액이 12조7500억 원이던 LG에너지솔루션 효과라고 봐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 주문액 1경5203조 원을 기록하면서 IPO 시장 사상 처음으로 ‘경’ 단위를 넘기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1분기 공모는 주로 중형딜 위주였다.

    올해 초 IPO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은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월 28일 오전 공모 철회 신고서를 공시하며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재생 에너지솔루션 기업 대명에너지도 2월 28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유는 현대엔지니어링과 같다.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이 상장 철회 주원인인 것. 두 기업 모두 수요 예측 당시 기대치보다 못한 성적을 받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기업으로 3월 30일 코스닥 상장이 예정돼 있던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 역시 3월 16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니콘 특례 상장이란 시가총액 5000억 원 이상이 예상되는 기업은 전문 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청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보로노이가 1호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았다. 보로노이는 핵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향후 시장 안정화 시점을 고려해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국의약연구소,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 퓨쳐메디신 등은 상장 예비 심사 단계에서 청구를 철회했다.

    하반기 대거 상장 예정

    IPO 상장 예비 심사 청구가 
밀리면서 주목할 만한 기업들의 상장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GettyImages]

    IPO 상장 예비 심사 청구가 밀리면서 주목할 만한 기업들의 상장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GettyImages]

    IPO 시장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던 컬리(마켓컬리)는 3월 28일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시작으로 3분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컬리 거래액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해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는데,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21%)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높다. 동종업계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기에 컬리가 이번에 상장하면 코스닥 상장 e커머스 1호가 된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3월 30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두 기업 모두 SK스퀘어의 주력 자회사로 원스토어는 국내 토종 애플리케이션 마켓이고, SK쉴더스는 보안업체 ADT캡스가 전신이다.

    연내 IPO를 추진 중인 쏘카는 1월 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쏘카는 SK에 이어 롯데그룹을 새로운 주주로 맞으며 IPO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보다 한 달 앞선 지난해 12월 13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상태로,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12월 21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상반기 상장 예정이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예비 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상태다.

    같은 날 신청했는데 왜? IPO 상장 심사 늦는 이유

    1월 5일 나란히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SK쉴더스와 쏘카. SK쉴더스는 3월 30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지만, 쏘카의 심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같은 날 신청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뭘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땐 대표주관회사를 선정한 뒤 기업 실사를 거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다. 국내 기업은 상장 규정상 청구 후 45영업일 내, 외국 기업은 적격 해외증권 시장에 상장되지 않았다면 65영업일 내, 적격 해외증권 시장에 상장된 경우에는 45영업일 내 심사 결과가 통보된다.

    심사 결과가 나오면 공모를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다. 제출일로부터 15영업일 경과 후 효력이 발생한다. 이후 수요 예측을 하고 결과를 반영해 공모 가격을 확정한다. 청약과 납부를 한 뒤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신청 후 약 5영업일 이내에 매매가 개시된다. 상장 예비 심사부터 증권 신고서 제출까지 통상 3~4개월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이 기간이 지났는데도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한국거래소는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이슈가 있어 추가 심사 기간이 필요하거나 자료 제출이 지연되면 심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까지 실적과 재무 상황이 정리된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았거나, 기존 투자자 이슈가 있어 추가 심사 기간이 필요한 경우에도 심사가 늦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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