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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인간의 꿈은영원한 미스터리 같아요 [SynchroniCITY]

성수대교붕괴 전날,계단 무너지는 꿈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예지몽? 인간의 꿈은영원한 미스터리 같아요 [SynchroniCITY]



예지몽을 꾸는 것은 무의식 사이에 끌어당김이 작용한 결과다. [GETTYIMAGES]

예지몽을 꾸는 것은 무의식 사이에 끌어당김이 작용한 결과다. [GETTYIMAGES]

영대 아니, 이사 간 집에 벌레가 많다는 게 정말이에요?

현모 에구, 며칠 전 소독업체도 불렀고, 서서히 해결해가고 있어요.

영대 매일 악몽에 시달릴 정도라면 심각한 거네요.

현모 ㅠㅠ 솔직히 이사 오고 한 달 동안 캠핑 온 기분으로 살았어요. 5일 연속 꿈에서도 벌레가 나와 막 소리 지르면서 깼고요.



영대 원래 걱정이 많을 때 벌레 꿈을 꾸는데, 현모 님도 자다가 소리 지르고 그래요?

현모 네. >_< 창피하지만 저 잘 그래요. ㅋㅋ 특히 여행 가서 잠자리가 바뀌거나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다가 ‘꺅’~.

영대 전 군대 있을 때 내무반에서 유명했어요. ㅋㅋ

현모 헉! 정말요???

영대 혼자 잘 땐 안 그러는데 누가 옆에 있으면 소리도 잘 지르고요, 어쩔 땐 발길질도 하고 실제로 발에 상처도 나고 그래요.

현모 맙소사!! 진짜요?? 전 몸은 안 움직이는데. 너무 신기하다. 이런 사람이 많아요??

영대 음…. 제 주위에선 못 봤어요.

현모 제 주변에서도 못 봤단 말예요! 혹시 자다가 울기도 해요?

영대 … 네.

현모 대박!!! 넘 놀라워요!!!

영대 눈물을 흘리는 건 아니고요, 가끔 엄청 슬프게 엉엉 소리를 내요.

현모 와…. 깨어 있을 땐 잘 안 울잖아요.

영대 그죠. TV나 영화 보면서 감동받아 울 땐 있어도, 실생활에서 제 일로 그렇게 목 놓아 꺼이꺼이 울 일은 없죠. 제가 화를 절대 안 내고, 부정적인 감정도 거의 분출하지 않다 보니 아마도 자면서 그런 게 표출되나 봐요. 현모 님은 어때요?

현모 전 잘 때 눈물을 좀 많이 흘려요. 꿈에 부모님이 나오면 거의 항상 울고요.

영대 뭔가 좋은 모습으로 나오시나 보네요?

현모 그러고 보면 꿈에서 저는 그대로인데 부모님은 훨씬 젊은 모습으로 나올 때가 있고, 같이 어디 놀러가거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꿈을 잘 꿔요. 그러면 꼭 베개를 적신 채 깨곤 하죠.

영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제 아내도 꿈에선 늘 아이들만 있고 남편은 없다는데. ㅎㅎ

현모 결혼 후 그런 꿈을 꾸는 날이 부쩍 늘어난 건 맞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ㅎㅎ

영대 전 자주 꾸는 꿈에 큰 특징이 하나 있어요.

현모 잠깐만요, 맞혀볼게요. 흠… 음악평론을 하시니까 항상 배경음악이 흐른다!? BGM이 깔린다!

영대 아니요. 직업이랑 관계없어요. ㅋㅋ

현모 그럼… 언제나 흑백이다!

영대
주로 그렇긴 해요. 그런데 정답은 아니에요.

현모 뭐지? 아, 예지몽을 꾼다???

영대
맞아요! 하도 많아서, 처음에는 아내가 깜짝 놀라더니 지금은 놀라지도 않아요. ㅎㅎ

현모 예를 들어 어떤 게 있어요?

영대 꿈에서 뜬금없이 어떤 인물이나 장소가 등장하면 꼭 며칠 뒤 어떤 경로로든 그 대상을 현실에서도 반드시 접하게 되고, 또 태몽을 꾼 적이 몇 번 있는데 그럴 땐 가까운 사람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더라고요.

현모 아, 저는 예지몽을 자주 꾸는 편은 아닌데, 딱 한 번 잊을 수 없는 예지몽을 꾸긴 했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였어요. 영화 ‘미녀와 야수’의 궁궐 계단을 걷는데 그 멋있고 웅장한 계단이 발 앞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거예요. 성수대교가 무너지기 전날 밤이었어요.

영대 세상에…!

현모 저 같은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국가적 재난을 앞두고 다수의 국민이 이를 예측하는 듯 꿈을 꾸는 일이…. 어떤 집단적 무의식 같은 거래요. 가족 중 누군가 갑자기 아프거나 사고가 나면 뭔가 직감적으로 느끼는 것도 같은 원리고요. 영대 님이 예지몽을 꾸는 것도 이런 무의식 사이에 끌어당김이 작용한 결과일 거예요. 론다 번의 책 ‘시크릿’을 보면 우리의 생각에도 자석과 같은 힘이 있다고 하잖아요.

영대 예전에 대학원 다닐 때 교수님이 그러셨어요. 문제가 안 풀릴 땐 어떻게 푸느냐고 물으니, 정말로 간절히 원하면 어느 날 꿈에서라도 답이 나올 거라고. 비슷한 맥락 아닐까요? 한마디로 영성(spirituality)이 발달할수록 꿈에서도 감이나 촉 같은 게 발휘되는 거 같아요.

현모 그죠. 저도 단골로 꾸는 꿈이 있는데, 뭔 줄 아세요? 아주 뚜렷한 특징 한 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영대 뭘까, 맞히고 싶은데… 영어로 꾼다? ㅎㅎ

현모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땡!

영대 으아~ 모르겠어요. 알려주세요.

현모 거의 한두 달에 한 번꼴로 꾸는데, 꿈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예쁜 옷이나 보석, 가구 같은 게 정말 구체적으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자세히 등장해요. 어릴 적부터 종종 그런 꿈을 꿨는데, 그때마다 그게 너무 예쁘고 아까운 거예요.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눈 뜨자마자 그 모양을 잊지 않으려 최대한 스마트폰에다 그려놔요.

영대 헐. 저는 한 번도 꿔본 적 없는 유형의 꿈이네요. 현모 님 가슴속에 디자인 분야에 대한 꺼지지 않는 열망이 있나 봐요.

현모 그럴 수도요. 정말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물건들이 나오긴 하는데, 그걸 실물로 제작할 능력이 있어야 말이죠.

영대 그래도 현모 님은 대체로 괜찮은 꿈들을 꾸는 편인 거 같아요. 저는 허구한 날 기괴하거나 어처구니없거나 뭔가에 시달리는 꿈을 꾸니까 밤에 제발 꿈 좀 안 꾸고 잤으면 좋겠어요.

현모 어머, 그 정도예요? 잠을 깊이 못 주무시는 거 아닐까요? 저는 딱히 힘든 이슈가 없으면 꿈을 안 꾸는 날도 많거든요.

영대 때로는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이건 현실이 아니야’라고 스스로 각성하기도 하지만, 어떨 땐 잠에서 깨고 나서도 방을 한참 둘러볼 정도로 깊게 몰입해요. 수면마취에서 덜 깬 사람처럼 헛소리를 중얼거릴 때도 있고요.

현모 인간의 잠과 꿈은 영원히 마스터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부분인 거 같아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잠’ 같은 작품이 끊임없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고요. 저 어릴 때는 하도 그 세계에 사로잡혀 의미를 부여하고 일어나자마자 꿈 얘기부터 하니까, 어머니가 하루는 아예 한 손으로 쥐기도 힘든 두꺼운 꿈 해몽 사전을 사서 거실에 두셨다니까요. ㅋㅋ 아침마다 눈곱도 떼기 전 파자마 차림으로 그것부터 뒤적뒤적했다는. ㅋㅋ

영대 오늘은 밤새 ‘No dreams’, 무몽이길 기원해주세요. (다음 날 아침 ‘깨똑’)

영대 아니나 다를까, 간밤에 테러범들한테 쫓기며 도망 다니다 코너에 몰려 화염병 맞고…. ㅜㅜ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305호 (p60~61)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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