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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배민이 중고차까지 팔면 시장 교란 불 보듯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두고 완성차-중고차업계 협상 결렬… 플랫폼만 웃는다?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네이버·카카오·배민이 중고차까지 팔면 시장 교란 불 보듯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동아DB]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동아DB]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둘러싼 관련 업계의 협상이 불발에 그쳤다. 8월 31일 중고자동차매매산업발전협의회(협의회)는 “중고차업계와 완성차업계의 합의를 마무리 짓지 못해 안타깝다. 1~2주 내 최종 협의를 진행할 것이다. 양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협상을 종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협상 종료할 수도”

중고차 매매업은 2013~2019년(2월 29일 지정 만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금지됐다. 중고차 매매업계는 기간 만료에 맞춰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같은 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기부에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부적합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재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차·기아는 중고차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애매한 정부의 태도. 중기부는 법정 시한(동반성장위 의견 제출 후 6개월)을 넘겼음에도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6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중고차·완성차업계가 참여한 협의회가 꾸려져 협상을 벌였으나 불발에 그친 것이다.

협의회에서 두 업계를 중재한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9월 1일 ‘주간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협상 결렬 책임은 중고차업계에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합의란 양쪽이 절실해야 이뤄진다. 그런데 중고차업계 측이 이유 없이 협상을 계속 질질 끌었다. 완성차업체 측은 당장 중고차 매매에 뛰어들어도 법적 문제가 없으나 상생을 위해 협상에 임한 것이다. 공식 협상 기간은 3개월이었지만 사실상 1년 가까이 대화했다. 합의안 수정 과정에서 중고차업계 측이 제안을 하나씩 추가했다. 신차 판매권을 달라는 식의 요구는 사실상 협상 판을 뒤엎겠다는 것이다.”



중고차업계 “책임 떠넘기지 마라”

김 교수가 기초한 합의안 중 완성차업체가 △향후 4년간 시장에 단계적 진입(2021년 3%, 2022년 5%, 2023년 7%, 2024년 10%)하고 △주행 기간 및 거리 5년·10㎞ 이하 매물만 취급하자는 내용은 합의됐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산정 기준이 되는 전체 중고차 거래 대수를 어떻게 볼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사업자 거래 물량 110만 대 중 11만 대’(중고차업계)와 ‘사업자·개인 거래 물량 250만 대 중 25만 대’(완성차업계)가 충돌했다. 중고차업계 측이 “완성차업체가 중고차를 거래한 만큼 중고차업계도 신차를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결렬 원인으로 꼽힌다(표 참조).

이를 두고 김 교수는 “합의를 도출하려 노력한 이유는 네이버나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업체가 중고차 매매에 뛰어들 경우 시장이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지금도 일부 온라인 플랫폼이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일선 딜러 사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자이언트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배달 등 다른 업종처럼 사실상 독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중고차업계는 “협상 결렬 책임을 우리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토로한다. 협의회에 참여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의견을 자유로이 내라고 해서 제시한 조건을 (완성차업계 측이) 트집 잡아 협상이 결렬됐다”며 “완성차업계가 양보한 것처럼 알려졌는데 실제 양보한 것은 없다. 당초 현대차는 중고차 매매시장에 진출한 후 운행 기간 및 거리 각각 5년·10㎞ 이하 매물만 취급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한 조건의 차량은 본래 소비자들이 선호해 구입하기 마련이라 실효성 없는 제안”이라고 밝혔다.

양측 합의가 끝내 무산될 경우 중기부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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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05호 (p28~29)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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