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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만보

반짝이는 살림이 나를 살린다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반짝이는 살림이 나를 살린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가미 담겨 있다.

오전의 살림 탐구
오전열한시 정이숙 지음/ 라이프앤페이지/ 328쪽/ 1만7000원

“자신의 삶을 가장 쉽고 빠르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생활을 바꾸는 일이다. 복잡한 미로 같은 냉장고, 입지 않은 옷으로 뒤엉킨 옷장, 벗어둔 겉옷이 쌓여 있는 소파에서 안락함을 느끼기란 어렵다.”(8쪽 ‘프롤로그: 삶을 살리는 살림’ 중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보통 사람에게 집은 좀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살림 경력 17년 차, 살림 분야 파워 인플루언서인 저자는 대충할수록 살림 무게는 더 버겁고, 오히려 정면 대응한 날 가벼워진다고 말한다. 날을 잡아 하기 싫은 일을 해치우기보다 매일 매만지는 짧은 수고로 하기 싫은 일을 만들지 않는 방법을 택한 저자는 “매일의 좋은 습관이 삶을 바꾸며, 살림에는 삶을 살리는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게도 집 꾸미기에 열을 올리는 시절이 있었다. 인테리어 관련 사이트를 뒤지면서 예쁜 소품, 아름다운 가구, 멋진 액자를 구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더는 비어 있는 벽에 선반을 다는 일을 고민하지 않는다. 선반을 소유하는 것은 선반에 쌓이는 먼지를 닦고 그 위를 예쁜 소품들로 채우기 위해 시간을 나누는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저자에게 집은 온 가족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역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지만 단순히 낡고 필요 없어진 물건을 버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그에게 비움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남기고 오래도록 잘 볼 수 있도록 여백을 만드는 일이다. 또한 공간을 비울수록 소중한 물건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여긴다. 저자는 자신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아이가 처음 신었던 운동화와 40년 넘은 친정엄마의 탁상시계를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이른바 ‘청소하기 쉬운 집, 최대한 사람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집, 눈이 시원하고 마음이 편안한 집’을 만들기 위해 저자가 정한 기본 원칙은 물건을 바닥에 두지 않고 공중부양하기, 그리고 가족 누구라도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청소도구를 손닿는 곳에 배치하기다. 집 안 전체를 주방, 욕실, 세탁 공간, 현관, 침실, 아이 방 등 공간별로 나눠 다용도걸이, 케이블타이, 빨래집게, S자 고리 같은 기본적인 정리도구만으로도 청소와 정리가 간편해지는 법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한다.

정리·정돈, 수납, 청소, 요리, 레스 웨이스트 실천법까지 살림에 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된 책에는 심플한 살림, 홀가분한 생활을 위한 180가지 신박한 살림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5분 완성 간단 빙수, 식탁 아래 티슈 케이스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며, 안 쓰는 에코백과 버리는 우유통 활용법은 재사용의 신세계를 보여준다. ‘수납용품도 결국 짐’이라고 결론 내린 저자가 깨끗이 씻은 우유팩을 연결해 만든 텀블러 수납함을 볼 때면 “이거 괜찮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간동아 1300호 (p64~6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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