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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농심, 28세 신상렬에게 쏠린 눈

父 신동원 회장 족적 밟으며 권력 구심점 부상… 계열사 분리 대비 포석?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세대교체 농심, 28세 신상렬에게 쏠린 눈

서울 동작구에 있는 농심 본사. 원 안은 신상렬 농심 부장. [동아DB]

서울 동작구에 있는 농심 본사. 원 안은 신상렬 농심 부장. [동아DB]

한국 주요 대기업의 3·4세 경영이 가시화되고 있다. 농심그룹은 7월 1일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에 올랐다. 신 회장의 아들이자 신춘호 명예회장의 맏손자인 신상렬(28) 농심 부장의 ‘3세 경영 데뷔’에도 이목이 쏠린다. 3월 30일 신 명예 회장 영결식장에서도 고인의 장손인 신상렬 부장이 맨 앞에서 영정사진을 들었다.

1993년생인 신 부장은 현재 농심 경영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신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뒤 임원급 인사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심은 지난해 말 박준 농심 부회장 유임 인사 이후 6개월째 인사가 없었다. 통상 회장이 별세하면 다음 세대 승계를 위해 임원진을 대거 바꾸는 게 재계 관례이지만, 농심은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오래전부터 신동원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상황이었던 터라 이른바 ‘물갈이’ 대신 승급, 승진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신 부장의 임원 승진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그룹 정기 인사는 3월에 한 번 있고, 임원 등 경영진 인사는 이사회 통과 여부에 따라 상시적으로 있다”며 “올해 하반기 다른 인사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입사 3년, 초고속 승진가도

1980년대 시작된 신춘호·신동원 ‘부자경영’의 고리가 2021년 신동원·신상렬 부자에게로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신 부장의 입사 시기나 과정도 아버지 신 회장과 매우 닮았다. 더욱이 신 부장은 5월 말 신춘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농심 주식까지 상속받으며 권력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후 외국계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뒤 2019년 초 일찌감치 농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입사 이듬해인 지난해 대리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 초 부장으로 승진했다. 경영기획팀 소속으로 입사 3년 만에 회사 경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섭렵했다는 평가다.



신동원 회장 역시 경영수업 데뷔가 빨랐다. 1958년생인 신 회장은 고려대 화학공학과와 경영대학원 무역학 석사를 졸업한 뒤 1979년 20대 초반에 농심 해외사업부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농심 미국사무소, 자재부를 거쳐 30대 젊은 나이에 일본 도쿄지사장에 올랐다. 이후 정책조정실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을 거쳐 1997년 30대 후반에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0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향후 신 부장 역시 아버지 못지않게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계열사 분리 이슈도 3세 경영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는 농심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기 전 서둘러 계열사 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회사 자산 규모가 5조 원이 넘으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돼 내부거래 등 규제 대상이 된다. 이를 피하려면 계열 분리가 최선이다.

농심은 원료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단계를 수직계열화한 상태다. 주력 상품인 라면은 농심, 포장지는 율촌화학, 라면스프는 태경농산이 담당하는 등 계열사들이 밀접한 내부거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5월 자산 규모가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넘지 않으면서 내년까지 시간을 벌었다.

계열사 분리 앞서 그룹 내 입지 다지는 중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 제공 ·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 제공 · 농심]

신상렬 부장은 작고한 신춘호 명예회장으로부터 5월 말 농심 주식 20만 주(600억 원 상당)를 상속받으며 지분 3.29%를 확보했다. 농심 지분 보유는 이번이 처음으로 상속세로만 350억 원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 부장은 농심홀딩스 지분도 1.41% 보유하고 있다.

농심은 일찌감치 장남 신동원 농심 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짰다. 3형제가 각각 식품사업, 포장재사업, 유통사업을 이끄는 것. 신동원 회장은 농심의 최대 주주인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신동윤 부회장(13.18%)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그래서인지 신춘호 명예회장의 농심 지분은 아들인 신동원 회장이 아닌 손자인 신상렬 부장에게로 넘어갔다. 신 부장과 함께 농심 지분을 상속받은 이는 신동익 부회장(5만 주)과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신 명예회장의 장녀·5만 주), 신승렬 씨(신동익 부회장의 아들·5만 주) 등이다.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율촌화학 지분을 여동생 신윤경, 아들 신시열 씨와 나눠 받았다. 신 부회장은 율촌화학 지분 134만 7890주를 상속받아 지분율이 기존 13.93%에서 19.36%로 높아졌다. 신윤경 씨와 신시열 씨는 각각 100만 주씩 받았다. 신윤경 씨는 신 명예회장의 차녀이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3형제 가운데 막내 신동익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소유한 농심캐피탈 지분 53만 주 전량을 상속받았다.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중심으로 엔디에스, 호텔농심, 농심캐피탈 등을 이끌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상속이 오너 2세 체계로 구성된 ‘농심·율촌화학·메가마트’ 경영체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3세들, 특히 신상렬 부장이 지분 상속을 통해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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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97호 (p16~17)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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