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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성공한다” 또다시 시작된 민주당發 매표 전략

[이종훈의 政說] 재보선 실패에도 교훈 얻지 못해… 2030 ‘푼돈으로 표 산다’ 생각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이번엔 성공한다” 또다시 시작된 민주당發 매표 전략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동아DB]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동아DB]

또다시 매표 전략의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월 4일 고졸 취업 지원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 간담회에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에게 세계 여행비 1000만 원을 지원해주는 아이디어를 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다음 날 유튜브 채널 ‘이낙연TV’를 통해 군 복무자에게 사회출발자금 3000만 원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4월 29일 광주대 강연에서 사회 초년생이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 원을 지원하는 ‘미래씨앗통장 제도’를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5월 11일 광화문포럼에서 국민이 금전적 어려움 없이 적성에 맞는 직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인당 평생 2000만 원, 연 최대 500만 원을 지급하는 ‘국민 직업능력개발 지원금 제도’를 약속하기도 했다.

민주당 정치인의 매표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4·7 재보궐선거 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박영선 당시 서울시장 후보는 반값 아파트, 반값 통신비, 반값 교통비 공약을 내놨다. 김영춘 당시 부산시장 후보는 반값 주택, 반값 택시 공약을 발표했다. 반값·무상 시리즈로 재미 본 정당다웠다. 바뀐 점이 있다면 지출 단위뿐이다. 기본이 ‘1000만 원’ 또는 ‘1억 원’으로 시작한다.

지출 단위↑, 대통령도 가세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5월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5월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가세했다. 문 대통령은 5월 6일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보고’ 행사에 참석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단지가) 울산의 조선·해양, 부산의 기자재, 경남의 풍력 터빈과 블레이드 등 해상풍력발전을 위한 초광역권 협력 사업으로 확대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함께 발전하는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며 부울경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6GW(기가와트)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해당 사업에 2030년까지 36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민관 합동으로 자금을 조성한다지만 4대강 사업보다 14조 원이 더 들어가는 메가 프로젝트여서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

문제는 사업 타당성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의 발전단가가 육상풍력 대비 4배 비싼 것으로 전해진다. 먼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설치하기 때문에 송전 단가가 크게 올라가서다. 울산의 경우 육지와 50㎞ 이상 떨어진 곳에 해상풍력단지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육지와 20㎞ 떨어진 곳에 해상풍력단지를 지은 영국, 포르투갈과 대비된다. 낮은 경제성에도 이 사업은 5월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문 대통령은 재보선 직전인 2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보고’ 행사에 참석한 뒤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고 메가시티 구상을 들으니 가슴이 뛴다”며 “특별법이 제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이튿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필요 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상태였다.

문 대통령은 2월 5일 전남 신안군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 투자협약식-바람이 분다’ 행사에도 참석했다. 3월 19일 충남 보령시를 찾아 ‘에너지 전환과 그린뉴딜 전략’을 보고받은 후 그린수소 생산 시설, 블루수소 플랜트 시설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전남과 충남, 부산을 모두 찾았고 지역사회 관심을 끌 만한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들 사업은 ‘조 단위’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로도 비슷한 행보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재보선에서 여권의 매표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내년 대선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지만 여권은 포기하지 않는다. 유권자에게 금전적 이익을 주면 표로 돌려받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듯하다. 여권이 국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 때면 여야 구분 없이 매표 전략을 펼친다지만 민주당은 도가 지나치다.

“국가 재정 퍼주기 경쟁에 국민 걱정해”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 채무가 역대급으로 증가했다. 매표 전략까지 난무하다 보니 민주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있을 정도다. 대권주자들 사이에서도 하나 둘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5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막연한 퍼주기 정책 경쟁에 우려를 보낸다”며 “제도를 개선하고 희망을 복원하기보다 돈을 얼마 주겠다는 방식으로 정책 노선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광재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재정 퍼주기 경쟁에 대한 국민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고기를 나눠주는 것과 함께 소는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2030세대를 겨냥하며 선심성 공약을 쏟아냈다. 재보선에서 표심 이탈이 가장 심했던 연령대다. 2030세대는 여권의 매표 전략을 어떻게 생각할까. ‘푼돈으로 표를 사려고 든다’고 생각할 개연성이 크다. 이미 재보선 표심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벼락거지가 된 그들이다. 평생 벌어 아파트 한 채 사기도 어려워졌다. 수억 원 피해를 당한 셈인데 수천만 원을 주겠다고 한다. 목돈 뺏고 푼돈 쥐여주는 격이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5월 6일 개최한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서 청년들이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도 민주당 내에서 논의 중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출 규제를 완화했을 때 “빚내서 집 사라는 말이냐”며 비판하더니 집값이 오를 대로 오르자 빚내서 집을 사라 한다. 차라리 그때 집을 샀다면 집값도 오르고 대출 부담도 절반에 불과했을 것이다.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선심성 공약에 청년층이 시큰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간동아 1289호 (p16~17)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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