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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만에 116% 상승! 크레이지 미국주식 [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전체 9개 매수 종목 중 8개 수익 발생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4일 만에 116% 상승! 크레이지 미국주식 [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116.34%, 16.43%, 6.13%, 5.66%!!! 4월 말 잠결에 언뜻 본 주식 애플리케이션(앱)이 온통 빨간 물결이었다. 그중 한 종목은 수익률이 무려 116.34%! 미국주식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9개 매수 종목 중 8개에서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틀어막은 입 사이로 키득키득 웃음이 멈추지 않고 새어나왔다. 종목은 마이크로비전(MVIS), 차지포인트(CHPT),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 애플(AAPL),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 로블록스(RBLX), 뱅가드 S&P500 ETF(VOO). 물론 수소에너지 기업 플러그파워(PLUG)는 여전히 수익률 -30%대를 횡보 중이다.

12.22달러에 매수한 마이크로비전은 4월 21일부터 장 개장과 동시에 상승하기 시작해 종가 기준 전날 대비 20.32% 상승, 주말을 제외하고 나흘 연속 폭등 장세를 연출하며 26일 장중 수익률 116.34%까지 찍었다. 그 순간 ‘나의 안목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온몸에 희열이 감돌았다.

미국 뉴욕 월가에 있는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GETTYIMAGES]

미국 뉴욕 월가에 있는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GETTYIMAGES]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마이크로비전은 AR(증강현실)와 MR(혼합현실)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아직 뚜렷한 매출이나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는 것이 서학개미들의 평이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주가가 800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마이크로비전은 하루에 크게는 20~30% 등락을 거듭해 내림세일 때 4차례에 걸쳐 분할 매수했다. 매수하면서 언젠가는 수익이 날 것이라고 믿었지만, 100% 넘는 수익이 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날 밤 주식을 시작하고 처음 꿀잠에 빠졌다.

미국주식으로 얻은 자신감은 4월 28일 예정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으로 이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 당시 미리 계좌 개설을 하지 못해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만 청약을 넣은 쓰라린 경험이 있던 터. 이번에는 청약 일주일 전부터 공모 주관사 5곳 중 SK증권을 제외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농협투자증권, 삼성증권 계좌를 개설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4월 27일에는 3개월째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두산퓨얼셀1우, 대한항공우, LG전자우를 매도해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넣는 방식으로 예수금도 미리 마련했다. 드디어 청약 첫날 미래에셋과 삼성증권, NH농협에서 20주씩 차례로 청약 완료. 마지막으로 한국투자증권 앱에서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현금 부족? 어제 분명 여러 종목을 매도해 예수금을 만들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주식을 매도하면 계좌에 이틀 후 현금이 입금되는데, 이 부분까지 미처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하루 기다렸다 4월 29일 청약을 마쳤다.



그날 오후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언론매체에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공모주 청약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사상 최대 증거금이 모여 균등배분 방식이지만 1주도 못 받는 청약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함께 말이다.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진짜 한국투자증권과 NH농협, 삼성증권은 0주, 겨우 미래에셋에서 1주만 건질 수 있었다. 지인 중 한 명은 운이 없어 7주를 배정 받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그는 이번 청약에 ‘영끌’로 1억3100만 원어치 2500주를 청약했다고 한다. 80주 중 1주가 된 건 행운이라며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아쉬운 청약 결과지만, 나에겐 든든한 미국주식이 있다. 며칠 전부터 주가가 빠지고 있었지만 조정 단계일 뿐, 오늘은 빨간불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설레는 마음으로 장이 개시되기를 기다렸다. 딩동, 미국 주식시장이 열렸다. 그런데, 뭥미? 나의 희망 마이크로비전이 장 시작과 함께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이러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질 태세였다.

116%에서 쭉쭉 녹아내린다

9개 매수 종목 중 8개에 빨간불이 들어온 미국주식. 마이크로비전은 수익률 116.34%를 찍었다.

9개 매수 종목 중 8개에 빨간불이 들어온 미국주식. 마이크로비전은 수익률 116.34%를 찍었다.

뉴스를 찾아보니 마이크로비전이 제2의 게임스톱에 등극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주가가 급등하는 ‘제2의 테슬라’를 찾아 나선 서학개미들이 앞다퉈 마이크로비전을 매수하면서 게임스톱에 비견된 것이다. 한 매체는 이런 투자가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 콘텐츠 요소)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며칠 동안 자료를 찾고 차트를 분석해 투자했는데, 제2의 게임스톱이라니. 한국주식에 물먹은 뒤 미국주식은 나름 기업 공부를 하고 차트 분석도 하며 최저가에 매수했다고 자부했는데 말이다.

기다리자. 언젠가는 또 오르지 않겠는가. 하지만 5월 5일(현지 시각) 마이크로비전은 116.23%에서 18.48%까지 수익률이 떨어졌다. 이날 다른 종목도 일제히 하락해 차지포인트 수익률은 1.85%, 애플은 0.47%, 뱅가드 S&P500 ETF는 0.04%,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식은 매도 타이밍을 잘 잡는 이가 고수라더니 그 말이 새삼 실감났다. 이제까지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에만 혈안이 됐지 한 번도 제대로 매도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나는 왜 116%일 때 마이크로비전 매도 버튼을 누르지 못했을까. 지금이라도 매도해야 할까. 오늘밤도 나의 미련함에 밤잠을 설치며 주식창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고 있다. 다음에 기회가 또 온다면 놓치지 않으리라. 그나저나 손절 중인 한국주식은 이 와중에 공매도 바람에 또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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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88호 (p44~45)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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