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86

2021.04.23

경제적 자유 위한 ‘월 2000만 원 소득 포트폴리오’

부동산 펀드매니저 출신 박상태… 상가, 원룸 신축, 태양광발전으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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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1-04-2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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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어차피 안 할 거잖아요.”

    2016년 어느 날 출근 준비를 하던 박상태(필명 생각실현가·사진) 씨는 아이들에게 신나게 사업 구상을 늘어놓았다. 기대에 차 말하던 그가 “우리 한번 해볼까”라고 묻자 심드렁하게 듣고 있던 아이들로부터 돌아온 답이다.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만 머무르다 사라지기를 수십 차례. 아이들 앞에서는 웃으며 호기롭게 “할 거야, 할 거라고”를 외쳤지만, 막상 회사에 출근하면 당장 어떻게 실적을 올려야 하나라는 고민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었다.

    최근 출판된 ‘마흔 살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는 ‘말만 많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던 그가 ‘더는 싫어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 3년에 걸쳐 경제적 자유를 획득한 과정을 담은 기록서다. 30대까지 그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서울 소재 괜찮은 대학을 다녔고, 졸업 후에는 이름만 들으면 다 알 만한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 사원 때부터 “너 일 좀 하는구나” 소리를 듣던 그는 승진도 빨랐다. 하지만 40대에 들어서 팀장 3년 차가 됐을 무렵 그런 자신감이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보다 직급이 아래인 사람이 위로 올라서기 시작했고, 다른 팀장들보다 높았던 연봉은 어느새 그들과 비슷해져 있었다.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더는 싫은 일을 안 할 자유

    그는 50대에는 적어도 돈 때문에 일하고 싶지 않다는 목표를 정하고 세부 계획을 세웠다. 계획에 따라 행동하기를 수십 차례. 마침내 2019년 12월 부동산 투자, 태양광발전산업, 강의 등을 통해 월 2000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고 회사를 나왔다. 부동산 펀드매니저 출신인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 IBM을 거쳐 코람코자산신탁(리츠 부문), 삼성생명(부동산금융부), 이지스자산운용(투자팀) 등에서 근무했다.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퇴사 전 다양한 도전을 했다. ‘나를 움직인 원동력’은 무엇인가.

    “간절함이다. 지금도 매일 투덜거리면서 출근하고 회사에 가서도 ‘일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데 1년 후, 3년 후에는 뭐가 다를까 싶었다. 실행에 옮겼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는 것과는 다르리라고 생각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완성 과정이 궁금하다.

    “2010년 여유자금을 주식형 펀드에 넣어놨다. 2016년 확인해보니 누적 수익률이 6%에 불과했다. 직접 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나와 잘 맞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월세 받을 생각에 상가를 하나씩 사들여 3개까지 늘렸는데, 이 포트폴리오는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가는 공실이 나면 임대료를 조금 깎아준다고 해서 채울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오랜 기간 공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상권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부분 상가 소유주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20~30년 지속될 포트폴리오를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판단해 상가 3개 중 2개를 팔아 각각의 자금으로 원룸 신축과 태양광발전사업을 하게 됐다. 이렇게 포트폴리오가 완성되기까지 3년이 걸렸고 이 3가지 투자로 월 1500만 원, 내 경험을 담은 원룸 신축 및 수익형 부동산 투자 강의 등으로 월 500만 원 수익을 거두고 있다.”

    태양광발전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상가 공실의 위험을 알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다 발견했다. 처음 설비를 설치하기까지는 각종 인허가 등 많은 노력이 들어가지만, 한번 설치하면 한 달에 두 번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매년 6월 초 제초를 하는 정도의 수고로움만 겪으면 된다. 기본적으로 시설자금대출이라 대출이 높은 비율로 나오고 PF대출이라는 프로젝트 기반의 대출도 가능하다. 태양광의 단점은 ‘발전량×발전단가’로 수입이 계산돼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전력과 20년 장기고정계약을 해 월수입을 1000만 원으로 고정해놓았다.”

    투자 순서를 정하고 실행에 옮겼나.

    “전혀 아니다. 책은 결과적으로 그런 바탕 위에서 썼으나 인생은 계획대로 절대 굴러가지 않았다. 전직 부동산 펀드매니저였다 보니 상가가 가장 접근하기 편해 사들였지만, 뒤늦게 발견한 여러 이유로 다른 투자를 해야겠다 생각했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럼 지금 과거에 했던 투자를 복제하느냐고 물으면 절대 아니다. 시장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상가, 원룸, 태양광은 계속 갖고 가지만 그밖에도 새로운 투자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원룸 신축 투자 10억~25억 소요

    원룸 신축이 어렵다고 알고 있다.

    “토지 구입, 건물 설계, 시공, 임대라는 과정을 해나가야 해 진입 장벽이 높은데,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이 주로 해오던 아파트 투자가 대출 규제나 세금 부담 등으로 어려움이 큰 반면, 건설임대사업자는 대출이 잘 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같은 혜택이 있어서다. 원룸 신축에 나섰을 때 가장 힘든 부분은 토지를 구하는 일이었다. 빈 토지는 사실상 거의 없고 말하자면 허물고 다시 지을 낡은 주택을 구해야 하는데, 그 일만 해결되면 어려움의 70%는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원룸 신축 투자비용은 얼마나 드나.

    “서울에서는 10억 원에서 25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사실 전체 비용은 토지 비용이 좌우한다. 땅 크기를 약 99㎡(30평)로 잡고 서울 강남이면 3.3㎡당 4000만 원이니 땅값만 10억 원이 넘는다. 은평구나 도봉구는 싸지만 원룸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이라 권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만 얘기하면 감을 못 잡을 테니, 내 경우를 말하면 광진구에 원룸 건물을 지었고 18억 원 정도 들었다. 물론 다 내 돈은 아니다.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에 개인 돈이 많이 들지만 임대를 놓을 때 일부 전세로 하고 대출금을 조금 남기면 많은 돈이 회수된다.”

    지금부터 3년 후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첫 투자로 권하고 싶은 것은?

    “요즘 관심 깊게 보고 있는 것이 지식산업센터다. 우리가 흔히 아는 수익형 부동산 중에는 오피스빌딩이 있는데 강남, 을지로에 위치한 이런 건물은 보통 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성수동이나 문정동 등에도 비슷한 빌딩이 있는데, 여기는 호마다 주인이 다르다. 원래 이런 건물은 2000년대 초반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것으로, 제조업을 하는 분들이 입주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라고 지은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제조업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정보통신업이 대치하면서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이 사용하고 있고 수요도 많다. 그런 건물이 현재는 지식산업센터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3.3㎡당 800만 원 정도였다. 지금은 매매가가 2배로 오르고 수익률이 3%가량으로 높지 않다. 그럼에도 첫 투자로 권하는 이유는 실패하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가를 추천하지 않는 것은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과 달리 같은 지역에 있어도 입지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커서다. 상가는 어느 정도 공부해 보는 눈이 생겼을 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지식산업센터 투자금은 얼마나 드나.

    “나도 1월에 분양을 하나 받았는데 준공은 2년 뒤라 계약금 10%만 들어간 상태다. 일단은 계약금만 필요한데 적게는 3000만 원이면 되고, 내 경우에는 7억 원짜리를 계약해 7000만 원이 들어갔다. 지식산업센터는 자금이 제법 들어가는 투자상품이지만 대출이 80%까지 되고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내 경우 얼마 전 7000만 원을 더 줄 테니 분양권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

    퇴사 전 2년은 준비해야

    중수익-중위험 투자처는?

    “원룸 건물 신축이다.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수익률이 3~4%라면 원룸 신축은 6~10% 수익이 발생한다. 다만 앞서 설명한 대로 토지를 찾아다녀야 하고 설계, 시공, 임대라는 번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대신 일단 세팅만 되면 월 몇백만 원 수익이 나오니 고정 소득을 높일 수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계획하고 있나.

    “부동산을 제외한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아 최근 들어 암호화폐 채굴, 무위험 차익 거래를 시작했다. 또 아무래도 부동산은 유동성이 작다 보니 유동성 확대를 위해 주식투자를 해보려 준비하고 있다. 시작은 역시 내가 잘 아는 분야인 리츠(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로 하고 인프라 주식, 그다음은 해외 이런 식으로 확장해가려 한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준비 기간은 얼마나 필요할까.

    “최소 2년은 필요하다. 누구나 익숙한 직장생활을 하다 새롭게 투자를 시작하면 1년간은 엄청 힘들다. 남들은 수익률이 팡팡 난다는데 나는 수익은커녕 원금도 잃을 것 같고 제대로 못하는 것 같고…. 하지만 그런 시간이 있어야만 부동산 계약하는 법, 대출받는 법 등 기본적인 부분을 배우고, 그런 게 갖춰져야만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

    ※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인터뷰 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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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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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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