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가 지난해 21대 총선 때와 180도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여야 모두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먼저 선거 전략이 달라졌다. 1년 전만 해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안정적인 과반 의석 확보”를 강조했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도 위태롭다”며 읍소 전략을 펼쳤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고 국민의힘은 “무능과 위선을 끝내야 한다”며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사전투표를 대하는 모습도 역대 선거와는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선거 당일 투표에 힘을 싣는 분위기였지만 이번에는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다. 사전투표 활성화는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진보성향의 정당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는 2030세대의 표심이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재보궐선거 사전 투표율은 20.54%로 역대 재보선 최고치였다. 특히 서울 지역 사전 투표율이 21.95%로 높게 집계됐다. 민주당은 “지지층이 결집했다”고 해석했고 국민의힘은 “국민 분노의 표출”이라고 풀이했다.

‘샤이(shy) 진보’ 표현도 등장

숨어 있는 진보 지지층인 ‘샤이(shy) 진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사태 등으로 민주당에 관망적 자세를 취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민주당이 선거 전략을 펼친 것이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계기로 보수 성향을 표출하지 않는 ‘샤이 보수’가 투표장에서 결집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민주당에 총선 압승을 안겨준 중도층도 이번에는 다른 모습으로 움직였다는 분석이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대한 불만이 재보선을 앞두고 폭발했다는 평가다. LH 사태 등이 중도층의 움직임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의 공세도 치열했다. 민주당은 서울 내곡동 땅 특혜 보상 의혹을 TV토론회와 성명서 등을 통해 집중 부각했지만 여권발(發) 부동산 관련 악재가 나오면서 오히려 ‘내로남불’ 비판에 갇혔다는 분석도 나왔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단일화 협상을 성사하며 야권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