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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문재인 보호할까” 尹·李 양강 구도 ‘셈법 복잡해진’ 親文

“우려되나 정권 재창출해야” vs “당선 후 돌발행동 벌일지도”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이재명이 문재인 보호할까” 尹·李 양강 구도 ‘셈법 복잡해진’ 親文

이재명 경기도지사,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 [뉴스1]

21대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친문재인(친문)계 후보를 아직 띄우지 못한 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범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비견할 만한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문재인 대통령 퇴임 이후를 맡기기에는 불안하다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내 우려도 있다. 친문 지지자들도 차기 대선후보를 두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길 수 있는 후보 vs 믿을 수 있는 후보

대선 국면이 2강(윤석열·이재명) 1중(이낙연) 체제로 흘러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3월 6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검찰총장은 29.0% 지지율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4.6%)와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3.9%)가 뒤를 따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가 여당 대표선수 격이 돼버린 형국에 친문 지지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정동영계로 정치에 입문했고 19대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운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퇴임한 문 대통령을 정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성의껏 보호해주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특히 친문 지지자들은 이 지사가 그간 보인 여러 번의 파격 행보 탓에 “당선 후 어떻게 행동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 탈당 요구 목소리가 나오자 이 지사는 3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탈당에 의한 4자 구도가 펼쳐지면 필승이라는 허망한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도 시작됐다”며 “진짜 민주당원은 원 팀 정신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윤 전 총장과 지지율을 다투는 후보가 여권에서 이 지사를 제외하고는 보이지 않는다. ‘이길 수 있는 후보’와 ‘믿을 수 있는 후보’ 중 한 명을 택할 때가 온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대통령이 현실을 인정하고 차기 권력을 받아들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다만 문 대통령의 경우 이 부분에서 의구심이 든다. 좀 더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친문 지지자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 친문계 재선의원은 3월 10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지사에 관한 우려가 있지만 친문 핵심 권리당원 입장에서는 정권 재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월에 있을 당대표 선거에서 친문 지지자들이 누구를 당대표로 선택하는지 보면 대선후보에 대한 당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민주당에 반(反)문이 없다지만 나눠 보면 다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비문), 홍영표(친문), 우원식(민주평화국민연대) 세 의원이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이 당대표를 맡느냐 여부가 핵심 친문 지지자가 이 지사에게 문 대통령을 맡길지 아닐지를 미리 알려주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수 있다. 이 지사는 최근 세 의원을 만나 당의 단결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권력의 속성

친문을 ‘강경 친문’과 ‘일반 친문’으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지지자 다수는 이 지사가 여당 후보가 될 경우 지지하겠지만, ‘일반 친문’ 중 일부는 돌발행동을 보일 수 있는 이 지사보다 윤 전 검찰총장에게 정권을 넘기는 편이 문 대통령 퇴임 이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민 대표는 “친문 지지자 중에서도 윤석열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강경파의 행태가 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윤 전 총장이 전임 정권 비리를 파고들지는 예측이 어렵다. 노태우와 전두환, 김영삼과 노태우, 노무현과 김대중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 것처럼 권력 속성은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친문의 가장 큰 우려는 검찰총장직을 수행할 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권력형 비리에 칼날을 겨누다 박해를 받았다는 점이다. 권력형 비리 척결에 대한 소신을 반복적으로 밝혀온 만큼, 대통령 당선 이후 전임 정권 비리를 적극적으로 파헤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차기 대선에서 중도층  ·  상대 진영 지지자에 대한 확장성이 중요한 만큼 윤 전 총장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밟는 중에 확장성을 늘릴 방편으로 전임 대통령을 향한 ‘정치보복 역사’를 청산하겠다고 약속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출신’이기에 전임 정권 비리 수사에 더 온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검찰 출신이라는 사실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임 대통령이 같은 당 전임자를 공격할 경우에는 국민이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으나, 상대 당 전임자를 공격하면 정치 보복으로 느낄 공산이 크다. 변수는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다. 권력형 비리 의혹이 추가로 터지거나 기존 사건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면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퇴임 후 어려운 상황을 겪을 것이다.”





주간동아 1280호 (p4~5)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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