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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검사장, 공수처 1호 수사 대상 되나

공수처 출범 날 터진 직권남용 의혹… “반부패부, ‘이규원 비위’ 수사 못하게 해”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이성윤 검사장, 공수처 1호 수사 대상 되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동아DB]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동아DB]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한 날(1월 21일) 건곤일척의 사건이 터졌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하던 2019년, 대검 반부패부가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1일 공익신고를 바탕으로 이렇게 주장하며 이튿날 대검에 자료를 제출했다. 수원지검이 법무부를 압수수색하며 불법 출금을 수사하고 있는데, 대검 반부패부의 직권남용도 수사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 될 수도

이성윤 당시 반부패부장이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학의 출금 사건 내사번호 입력 추인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서울동부지검의 거부 이후 시작된 안양지청의 수사를 대검 반부패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원하는 결론이 나오도록 했다면 일은 더욱 꼬이게 된다. 거부당한 것은 실행이 없었으니 넘어갈 수도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성사시켰다면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있을 검사장 인사에서 이성윤 지검장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판검사 사건 등을 맡기로 한 공수처 수사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 이 지검장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2019년 ‘김학의 불법 출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씨 사건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한 지 나흘 뒤 벌어졌다. 그때의 김씨는 자유인이었으니 문 대통령이 지시한 재수사를 피하기 위해 출국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출국하려다 금지를 당했다.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의혹 사건이 일어난 것은 그 후였다. ‘공익법무관 두 명과 법무부 출입국 직원들이 김씨 측에게 출국을 금지시킨다는 정보를 제공했을 것’으로 본 법무부가 이를 밝히라는 수사를 대검 반부패부에 의뢰한 것이 발단이었다. 

출입국본부는 법무부 소속이다. 법무부는 이 의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인지 출입국 공무원 세 명이 김씨의 출국정보를 177회 조사한 기록을 첨부했다. 대검 반부패부로부터 이를 넘겨받은 안양지청은 출입국 공무원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내사에 들어갔다. 이규원 검사가 발행한 긴급 및 정식 출국금지요청서의 사건 번호가 허위인 것도 확인했다. 그의 이름으로 된 정식 출금요청서에는 동부지검의 관인(官印)이 없어 누가 봐도 허위임이 명백했다. 그런데도 출입국 공무원은 이 요청서를 정식으로 처리했기에 이들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했다. 

그러곤 요청서 발행자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계획, 이 요청서를 처리한 책임자인 출입국본부장 등에 대한 조사계획을 세워 보고하자, 대검 반부패부는 물론이고 법무부 검찰국도 왜 그쪽을 조사하느냐며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양지청) 수사팀은 파견된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 승인 요청서(정식 출국금지 요청서) 및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 내용 등을 다수 발견하고 수사하려고 했으나 법무부 수사의뢰 혐의만을 수사하고 나머지는 수사하지 말라는 대검 반부패부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안양지청은 2019년 7월 4일 대검 반부패부에 이 사건 수사결과 보고서를 보냈는데, 이 보고서에 “야간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긴급 출국금지요청서)의 작성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돼 더 이상의 진행 계획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이로써 공익법무관과 출입국 공무원들은 정보 유출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고, 관인 없는 요청서를 발행한 이규원 검사와 이를 처리한 출입국 공무원들도 무사히 넘어가게 됐다. 

이성윤 당시 반부패부장이 동부지검장에 전화를 건 것은 맞지만 사후보고 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후보고가 이뤄졌다면 최소한 관인은 찍혀야 한다. 안양지청은 수원고검에 이규원 검사의 불법 출금 요청서 작성을 보고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예규상 현직 검사를 수사하려면 관할 고검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검사에 대한 수사가 당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안양지청의 수사 개시 승인 요청이 없었기에 대검이 수사를 막은 게 아니다”라는 논리가 나올 수도 있다.

진짜 검찰개혁 단초 될 수도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1월 21일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인천공항, 대검찰청 등 이번 의혹과 관련 있는 다수의 장소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이 밝힌 공익제보에 이성윤 당시 반부패부장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내용은 없다. 반부패부에서 했다고 돼 있는데, 부장의 승인 없이 안양지청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성윤 지검장은 “지시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경과에 따라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검사장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 보고를 승인하지 않는 이성윤 지검장에게 이유를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하려고 할 때 차장검사들을 비롯한 서울중앙지검 상당수 검사들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성윤 지검장의 입지는 크게 좁아지고 있다. 그에게 이번 의혹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 대검 반부패부의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의혹 사건이 어디로 튈지 주목된다. 진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주간동아 1275호 (p8~9)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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