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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구간 없는 ‘드론’ 택시, 바람엔 취약하다

  •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정체구간 없는 ‘드론’ 택시, 바람엔 취약하다

  • ● 3시간 정체구간을 8분에 돌파한 교통수단
    ● 가볍게 제작돼 바람 부는 날의 비행은 위험
얼마 전 서울 여의도 상공에서 드론택시가 7분 간 비행했다. 비록 사람 대신 쌀 포대를 태웠지만, 첫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부는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드론택시 운영을 확대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드론택시가 시행된다면 모범택시 비용으로 편리하고 신속하게 시내 곳곳을 이동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직까지는 SF영화 속 이야기만 같은 드론택시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eVTOL, 자율항공기…드론택시의 또 다른 이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드론택시는 승객용 드론(Passenger drone), 날아다니는 택시(flaying taxi)라고도 불린다. 기술적으로는 전기 동력 수직이착륙(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항공기를 말한다. 휘발유 같은 화석연료 대신에 하이브리드(발전기나 배터리 이용)나 연료전지(수소연료전지 등)의 전기 동력원을 활용해 50~100km 정도의 거리를 오가는 비행체를 말한다. 현재 개발 중인 드론택시는 개인 소유가 아닌, 승객을 수송하는 상업적인 용도에 맞춘 항공기다. 비행구급차, 공항 셔틀과 같이 드론택시의 용도가 세분화된다면 그에 따라 더 많은 명칭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드론택시는 조종사를 포함해 최대 5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규격으로 개발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연료나 비행 효율 면에서 조종사가 필요 없는 무인 비행을 목표로 한다. 해외에서는 자율비행 항공기(Autonomous Aerial Vehicle, AAV)로 칭하는데, 이는 원격조종이 가능하며 궁극적으로 자동화된 지능형 드론을 말한다. 항공 표준에 따라 인증을 받은 지능형 자율비행 시스템을 탑재한다면, 승객용 드론은 인간의 개입 없이 비행할 수 있다. 대형화물 운송이나 도심의 드론택시 운행을 위해 자율주행 기술은 뒷받침되어야 할 과제다.

서울에서 첫 시범보인 보인 중국산 드론택시

11일 국내에서 첫 시범을 보인 드론택시는 중국 이항(eHang)사의 ‘이항216’이다. 이항은 중국 광저우에 기반을 둔 드론 및 항공기 제조업체다. 드론택시 양산을 위해 오스트리아에 기반을 둔 항공 시스템 개발사인 FACC와 파트너십을 맺고, 2025년까지 최대 3000대의 드론택시를 생산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드론택시로 시범 비행한 이항216. [이항]

국내에서 드론택시로 시범 비행한 이항216. [이항]

이항216은 도심의 교통 불편을 해결하도록 설계된 eVTOL 자율항공기다. 2019년에 대중교통, 관광, 의료, 구조 활동, 근거리 물류 배송을 위한 항공기로 대중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지금까지 이항216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카타르를 포함한 20여 개 도시에서 수천 건의 시험 및 데모 비행을 완료했다. 



이항216은 길이 5.61m에 높이 1.76m이며, 탄소 복합 재료와 금속으로 만들어져 기체의 무게는 360kg이다. 순항 속도는 시속 130km, 최고 속도는 시속 160km에 달한다. 220Kg 이하 최대 2명까지 승객이 탑승할 수 있으며,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35km까지 이동할 수 있다. 상단에는 경첩이 달린 2개의 걸윙도어(위쪽으로 열리는 문)를 채택해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공기 역학적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항216의 내부에서는 에어컨과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지능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해 조종사 없이 무인 자율비행을 수행한다. 수직 이착륙, 오류 방지, 장애물 감지 등의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으며 비행 통제 센터에서 각종 자율시스템의 작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때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비행 시 발생하는 각종 상황들은 승객에게 태블릿으로 표시되며, 비상시 승객이 직접 제어할 수 있다. 이항216 한 대의 가격은 20만~30만 달러(약 2억2000만~3억3000만 원)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 우주업체부터 자동차 제조사까지 뛰어든 경쟁

이미 전 세계 100여 개 국가는 이미 크고 작은 드론택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보잉과 우버, 한국의 현대자동차, 일본의 도요타 등 드론 제조업체, 항공 우주 회사, 차량 서비스 회사, 자동차 제조업체가 모두 드론택시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럽의 항공기회사 에어버스는 이항216 이전 모델인 이항184를 개발하던 2016년도에 바하나(Vahana)라는 드론택시를 선보였다. ‘바하나’는 산스크리트어로 ‘신의 탈 것’을 뜻한다. 바하나의 개발자 자크 러버링는 어느 날 냅킨에 자율비행 항공기의 개념도를 스케치했고, 이 개념도를 바탕으로 2년 만에 실제 항공기를 만들어 첫 번째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바하나는 53초 간 호버링(제자리 비행)에 성공하며 전기 모터와 배터리로 구동하는 비행에 큰 돌파구를 만들었다.

획기적인 드론택시를 선보였으나 지난해 말 프로젝트를 종료한 에어버스. [에어버스]

획기적인 드론택시를 선보였으나 지난해 말 프로젝트를 종료한 에어버스. [에어버스]

바하나는 교통 체증이 종종 발생하는 밀집된 도시에서 빌딩 옥상에서 옥상으로 비행하는 자율비행 항공기로 설계된 모델이다. 아쉽게도 바하나 프로젝트는 2019년 말 종료됐지만, 전기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출발점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기업 항공사인 보잉 또한 에어버스와 같은 목적으로 전기 추진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드론택시의 프로토타입(원형)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길이 9.14m, 폭 8.53m로, 최대 약 80km 거리를 자율 비행할 수 있다. 보잉은 이에 앞서 약 220kg의 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대형 화물 드론의 첫 비행 테스트를 수행한 바 있다. 보잉은 2017년 항공 연구회사인 오로라(Aurora Flight Sciences)사를 인수했는데, 이 업체는 우버와도 제휴를 맺고 드론 택시를 개발한 업체 중 하나다.

드론택시 개발 이슈는 비행 기술과 배터리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와 미국의 조비 항공(Joby Aviation)도 대표적인 드론택시 개발업체다. 볼로콥터가 개발한 드론택시 ‘볼로시티(VoloCity)’는 18개의 프로펠러를 가동하는 드론으로 2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최대 27km까지 30분 간 운행이 가능하다. 독특한 점은, 배터리의 한계를 감안해 배터리팩을 총 9개 장착했다는 점이다, 1~2개의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다른 배터리로 비행을 지속할 수 있다. 현재 볼로콥터는 2022년 시행될 볼로시티의 첫 상용 비행의 티켓 1000장을 사전 판매 중이다. 티켓의 가격은 355달러다.

현대차도 드론택시 개발을 시작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항공기 개발을 시작한 이유는 미래 교통수단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드론택시의 양산과 보급을 위한 생산 능력이 앞서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전자제품박회인 ‘CES 2020’에서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eVTOL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을 공개했다. S-A1은 꼬리 부분에 2개의 틸트 로터(헬리콥터 회전익 부분)가 있고 선실 주변에 10개의 로터가 추가로 분산되어 있는 형태다. 제조사에 따르면 S-A1의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290km이며, 한번 충전으로 최대 100km를 비행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의 ‘S-A1’.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의 ‘S-A1’. [현대자동차]

땅 위에 우버가 있다면, 하늘에는 ‘에어 우버’가 있다

우버가 2023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드론택시는 ‘에어 우버(Air Uber)’다. 에어 우버는 비행기와 헬리콥터가 합쳐진 형태로 4개의 로터(회전체)로 비행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꼬리에 다섯 번째 로터가 있다. 하나의 로터가 고장 나도 다른 로터들은 안전한 착륙을 위해 계속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우버 측은 이러한 설계가 기존의 쌍을 이루는 로터보다 소음을 줄이고 성능은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에어 우버는 300~600m 고도에서 비행하며 뜨고 내릴 수 있는 정거장, 즉 ‘스카이 포트’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사람이 조종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인 자율비행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우버는 NASA와 협정을 체결해 자율주행 항공기를 관리하는 새로운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에어 우버가 현실화된다면 비용은 얼마나 할까? 우버 측은 안전하면서도 비싸지 않고 친환경적인 비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버가 운행 중인 ‘우버 콥터(Uber Copter)’ 서비스의 운임은 승객당 편도 약 200달러(약 22만 원)다. 우버는 지난해 7월 미국 뉴욕 시내와 JFK국제공항을 잇는 운송 서비스인 우버 콥터를 시작했다. 우버 콥터를 이용하면 최대 3시간까지 소요되는 정체 구간을 단 8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2019년 시작된 우버 콥터 서비스.   [우버]

2019년 시작된 우버 콥터 서비스. [우버]

해킹 방어할 인증 및 보안 절차가 필수

드론택시 사업에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드론택시가 보급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뛰어난 성능의 기체만이 아니다. 드론택시에 필요한 인프라가 확보되어야 한다. 드론택시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이착륙장과 충전 시설이 필요하다. 이착륙장은 적당한 규모의 높이와 면적을 확보한 빌딩과 아파트 옥상 등에 마련될 수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 롯데월드타워(높이 555m)를 기준으로 드론택시의 비행 고도를 예상할 수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은 안보상 드론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있다. 드론택시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수천 대의 항공기가 운행될 수 있는 새로운 영공 관리 시스템을 구상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안전성의 문제다.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학의 항공전자공학박사인 스티브 라이트는 영국 BBC 보도를 통해 “드론택시는 일반 항공기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적다”며 “다만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매우 가볍게 제작하기 때문에 바람이 많이 불 때의 비행은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론택시 개발사들은 자율주행 비행을 위한 인공지능과 충돌 감지 및 회피 시스템과 같은 첨단 기술을 고안하고 있다. 항공기 교통을 통제하는 중앙 집중식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비행 정보를 모니터링하며 원격조종을 지원할 수 있다. 이때 자율주행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해킹이나 외부 네트워크 차단을 방어할 인증 및 보안 절차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이런 기술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못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여러 가지 제약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론택시는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없고, 소음이 적은 친환경 항공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F드론(F-drones)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라스 앙은 미국 드론라이프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운송 수단에 비해 드론택시는 노동력과 비용, 시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적인 교통수단”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1268호 (p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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