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44

2020.06.19

“정의연 수사 지켜볼 일 아니라, 재발 방지책 준비하겠다”

〈당돌한 초선〉 미래통합당 황보승희 의원

  • 박세준 기자

    sejoonkr@naver.com

    입력2020-06-1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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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21대 국회는 신인의 장이다. 전체 의원 중 초선의원이 50.3%로 절반을 넘는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새로이 국회에 진입한 것. 저마다 전문성과 비전을 품고 국회에 입성한 신인들을 만나 어떤 정치로 한국을 바꿔나갈 예정인지 들어봤다. 

    의원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보이는 것은 부산 중구·영도구의 지도였다. 미래통합당 황보승희(44) 의원은 이곳을 비롯한 부산지역에서 15년간 기초 의원 및 지역 정당인으로 기반을 닦아왔다. 국회 입성은 처음이지만, 정치 경력은 15년의 베테랑. 본인을 의회주의자라고 소개한 황보 의원은 국회와 지방의회는 규모 및 감시 대상이 다를 뿐, 그 기능은 같다며 상임위원회 활동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말 그대로 ‘경력자급 신인’인 그에게 지난 총선에서 보수 참패 원인과 여성 정치인으로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건에 대한 시각을 물었다. 다음은 황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보수당에도 노무현 정신 같은 화두 필요

    -초선의원이지만 정당인 경력 15년의 베테랑이다. 이번 총선을 두고 보수 참패라고 하는데, 그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나. 

    “총선이 끝나고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종합하자면 국민은 여당이 좋아서 선택했다기보다 보수 야당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여당에 표를 던진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각 조사 결과를 보면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국민은 당내 지도부 등 당을 대표하는 중심인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미래통합당은 소통과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민들을 위한 정책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인식도 컸다.”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 

    “여기에 답이 있다고 본다. 국민이 원하는 당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인물, 정파 중심의 보수 정당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물을 따라가다 보니 계파 갈등 이미지가 강하다. 당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이것이 여당과 가장 큰 차이라고 본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 정신 등 모일 만한 화두가 있다. 하지만 보수 야당에는 아직 관련 화두가 없는 듯하다. 보수도 특정 가치를 내걸고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가지고 모여야 한다.” 

    -구체적인 정책이라면. 

    “일례로 보수 정당에는 가진 자와 기득권을 대변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를 바꾸려면 서민 정책에도 신경 써야 한다.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관련 정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가 기본소득 등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외부에서 인사를 모셔왔다는 것 자체가 외연 확대의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당 내외부 이미지 변화를 위한 좋은 계기라고 본다. 일례로 비대위가 기본소득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하자 외려 여당이 당황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정책 검토와 그에 따른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좋은 정책이라면 진보 진영에서 논의되던 것이라도 선점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 정체성을 해친다는 의견도 있다. 

    “보수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자유 등 지켜야 할 가치는 유지하되 그 속에서 사회 변화에 발맞춰 천천히 변하는 것이 보수다. 지금은 비대위가 화두를 던졌을 때 ‘안 된다’며 대안 없는 반대를 하기보다 정책에 대해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방향을 조정해가야 하는 시기다. 김종인 위원장이 6월 8일 언급한 전일보육제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아이를 키워본 엄마 처지에서는 호감 가는 내용이다. 이 같은 정책에 대해 먼저 고민해보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여야 막론하고 윤미향 검증 나서야

    -여성의 정치 참여 등 여성 권익 관련 활동도 줄곧 해왔다. 일부 여성단체가 위안부 할머니 대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현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이 사안의 본질을 보기보다 진영 논리에 의해 자기 편 감싸기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피해자는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할머니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더불어민주당은 윤미향 의원을 피해자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운동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 그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어떤 시민단체라도 후원금으로 운용된다면 운동의 정당성을 떠나 회계 부분은 투명해야 한다. 이 부분에 의혹이 생겼으니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도리다.”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국회의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검찰에서 수사하고 관련 기관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의원들은 지켜보면 된다’는 식으로 볼 일은 아니다. 전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국회의원으로서 검증에 나서야 한다. 현재 당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도 TF 의원들이 검토 중이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였다. 지역구에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어떻게 보고 있나. 

    “영남권, 특히 부산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을 잘했다기보다. 애초에 초동대응을 못 해 확산됐다는 심리가 강하다. 외려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이 크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대기업 수가 적다. 그래서 화이트칼라 근로자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많다. 부산은 45%가 자영업자일 정도다. 여기에 주52시간 근무제나 최저임금 인상 같은 정책 시행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닥치다 보니 불황이 더 심해졌다. 인건비 내기도 벅찬데 매출 자체가 없어져버리니 경제심판론이 더 크게 불었다.” 

    -자영업자 관련 정책에 전문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겠다. 또 관심 있는 분야가 있나. 

    “시 의회에서도 경제문화위원장을 했다. 전문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 선거운동 첫날 만난 노부부가 내 손을 붙잡고 제발 경제를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지원, 지역 발전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청년층의 당내 진입에 관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당내 활동을 하는 청년이 있어야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층에게 당내 역할을 주고, 이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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