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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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만보

나와 타자들 外

  • 입력2019-04-10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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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와 타자들
    이졸데 카림 지음/ 이승희 옮김/ 민음사/ 308쪽/ 1만6000원 


    인종차별적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미국의 논란, 신자유주의로 무장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프랑스의 반발, 브렉시트를 선택한 이후 표류하는 영국의 혼란…. 오스트리아 철학자인 저자는 그 공통의 이유를 19세기 국민국가 성립 과정에서 신성동맹을 맺었던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이혼이 가져온 혼란으로 진단한다. 민주주의에서 1인 1표의 산술적이고 추상적 존재인 국민에게 구체적이고 동질한 정체성을 부여한 게 민족주의였다. 하지만 베네딕트 앤더슨이 ‘상상의 공동체’에서 갈파했듯 ‘하나의 민족’은 환상이고 허구다. 따라서 현 위기는 민족주의 분출이 아니라 민족주의 침식으로 봐야 하며, 그로 인해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의 착란에 가깝다. 해답은 다원주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정체성 확립이다. 2018년 하노버 철학도서상과 ‘미래의 책’ 10선에 선정됐다.

    파리의 클로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윤진 옮김/ 민음사/ 320쪽/ 1만3500원 


    최근 개봉한 키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 ‘콜레트’는 20세기 전반기에 가장 독보적인 프랑스 작가로 평가받는 콜레트(1873~1954)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콜레트는 남편 이름으로 소설을 출간하는 ‘그림자’ 작가였다. 그러나 남편과 이혼한 뒤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 진짜 자신의 이름으로 사랑받는 작가로 거듭났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했고,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다. 콜레트가 남편 이름으로 출간한 소설은 3편의 ‘클로딘’ 연작. 이 책은 그중 하나다. 열일곱 살 소녀 클로딘이 시골 고향을 떠나 파리로 이사 온 뒤 겪는 일들을 다룬 성장소설로, 콜레트의 진취적 삶과 닮은 듯하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지음/ 해냄/ 448쪽/ 1만7800원 


    ‘나는 무능한 이혼 여성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나마 겨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때, 라는 것을 믿고 왕년에, 라는 것을 믿고 글에 매달려보는 것이었다.’ 올해로 등단 30년이 되는 작가 공지영은 스스로를 낮고 작게 표현한다. 그러나 그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독자라면 그가 얼마나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며 공들여 문장을 빚어내는지 잘 알 것이다. 스쳐 지나갔던 그의 책, 그의 문장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문집이 출간됐다. 이 책은 2012년 나왔던 같은 제목의 문집을 개정한 것이다. 말이 개정이지, 새로운 글귀와 32컷의 사진이 추가돼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연필로 쓰기
    김훈 지음/ 문학동네/ 468쪽/ 1만5500원 


    글을 읽는 사람이 사라지는 시대에 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원고를 쓰는 저자가 스스로의 무기이자 악기, 밥벌이 도구인 연필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 소설가 김훈의 신작 산문집. 작가가 3년 반 동안 써내려간 1156매의 200자 원고지를 책으로 묶었다. 칠순이 넘은 작가는 자신의 삶과 기억을 재료로 자신만의 에세이를 완성했다. 사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부터 소설 ‘칼의 노래’에 미처 담지 못한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 2018년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진도에 머무르며 취재한 내용까지 작가가 연필로 붙들어둔 문장을 만나볼 수 있다.

    고객가치
    김종훈 지음/ 클라우드나인/ 200쪽/ 1만5000원 


    고급 냉장고의 상징인 양문형 대형냉장고는 매년 터키에서 고작 2만 대가 팔린다. 그런데 터키보다 국민소득이 절반인 인접 국가 이란에선 30만 대가 팔릴 정도로 대인기다. 터키 고객과 이란 고객이 추구하는 ‘고객가치’는 왜 차이가 나는 것일까. 기업은 늘 ‘고객가치’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민한다. 하지만 대기업인 노키아도 고객가치 창출에 실패해 문을 닫을 정도로 이는 어려운 문제다. 30년간 LG전자에서 제품개발 · 기획, 영업, 마케팅 등 고객 접점 부서에서 일한 저자가 고객가치에 대한 모든 것을 들려준다. 특히 영국, 터키, 이란, 멕시코에서 13년간 근무하면서 차별화된 현지 마케팅을 구사해 성공한 경험도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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