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58

2018.10.05

와인 for you

과일향과 꽃향이 어우러진 ‘청수’

대부도 해풍이 빚어낸 와이너리 ‘그랑꼬또’

  • 입력2018-10-09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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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를 수확하는 김지원 대표. [사진 제공 · 그랑꼬또 와이너리]

    포도를 수확하는 김지원 대표. [사진 제공 · 그랑꼬또 와이너리]

    벌써 대하철이 왔구나 싶어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된다. 맛있는 대하구이를 먹으러 올해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로 가볼까. 그곳에는 국내 와이너리 그랑꼬또(Grand Coteau)도 있다. 그랑꼬또는 프랑스어로 ‘큰 언덕’이라는 뜻이다.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 이름 붙은 ‘대부(大阜)’를 프랑스어로 표현한 것이다. 

    그랑꼬또 김지원(53) 대표가 와인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9년이 됐다. 1999년 안산시가 대부도 특산물인 포도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고자 그린영농조합을 만들었고, 김 대표가 조합의 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운 것이 인연이 됐다. 김 대표는 조합원이 아니었지만 사업이 채택되자 모두가 그를 대표로 추대하면서 와인 생산의 길을 걷게 됐다. 

    “전 세계 유명 와인 생산지는 모두 강이나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강과 바다가 실어 온 미네랄이 토양에 풍부하기 때문이죠. 대부도도 그런 곳입니다. 대부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포도 산지입니다. 같은 품종을 심어도 맛이 달라요.” 

    화이트 와인 청수. (왼쪽) 로제 와인 M5610. [사진 제공 · 그랑꼬또 와이너리]

    화이트 와인 청수. (왼쪽) 로제 와인 M5610. [사진 제공 · 그랑꼬또 와이너리]

    그랑꼬또의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은 아시아 최대 와인 품평회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2015년부터 3년 연속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화이트 와인 청수는 1993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백포도 ‘청수’로 만들었다. 청수는 원래 식용 포도였지만 향이 풍부하고 산도가 좋아 양조용으로 더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 청수 와인은 레몬, 흰 복숭아, 포도 등 과일향이 상큼하고 향긋한 꽃향이 느껴진다. 경쾌한 신맛과 함께 단맛이 약간 있어 매콤하고 짭짤한 우리 음식과 잘 어울린다. 특히 생선구이나 조림과 잘 맞고 뒷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로제 와인 M56과 M5610은 모두 캠벨얼리로 만든다. 캠벨얼리는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적포도 품종이다. 그래선지 M56과 M5610에서 나는 향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잘 익은 체리와 자두 등 과일향이 달콤하고 장미향도 느껴져 우아하다. 로제 와인이지만 구조감이 탄탄해 고기 요리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M56은 달지 않고 드라이해 갈비찜이나 바비큐에 곁들이기 좋고, 단맛이 있는 M5610은 차게 식혀 양념이 강한 음식이나 달콤한 디저트와 즐기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그랑꼬또를 찾는 사람이 매해 늘어 이제 한 해 방문자 수가 2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와인 생산량은 아직 6만~7만 병 수준이다. 청수 와인은 와이너리 방문자에 한해 인당 2병 한정 판매하고 있다. 다른 와인은 그랑꼬또 인터넷 사이트와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대하 소금구이에는 청수를, 양념장을 듬뿍 바른 대하에는 M5610을 곁들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셀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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