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6

2017.12.06

골프홀릭

고급 제품 불티나게 팔려

미국 골프채 시장

  • 입력2017-12-05 16: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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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명장이 직접 제작한 1억8000만 원짜리 골프클럽 풀세트인 마루망의 ‘마제스티 프레스티지오 우루시’. 클럽 표면에 일본의 전통 옻칠 기법인 ‘우루시’로 산수화를 새겼고, 24K 순금으로 도금했다.[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일본 명장이 직접 제작한 1억8000만 원짜리 골프클럽 풀세트인 마루망의 ‘마제스티 프레스티지오 우루시’. 클럽 표면에 일본의 전통 옻칠 기법인 ‘우루시’로 산수화를 새겼고, 24K 순금으로 도금했다.[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미국 골프클럽 시장이 울트라 프리미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웬만한 미국 골프숍에선 1000달러(약 108만 원) 넘는 아이언 세트나 500달러 넘는 드라이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미국에서 골프는 저렴하고 대중적인 운동이라 최신형 장비를 구비한 채 라운드를 하는 골퍼는 정말 드물다. 고가 제품을 시장에 내놔봤자 팔리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미국 골프용품 시장은 저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상황이 달랐다. 골프가 비싼 운동이라는 인식 탓에 용품 가격도 항상 고가였다. 미국에서 싼 제품이 한국이나 일본으로 넘어오면 고가로 변하는 시절도 있었다. 인터넷 발달로 세계가 좁아지자 미국 유명 브랜드 회사들은 아시아 전용 모델을 만들어 팔았다. 5년 전쯤 한국에서 300만 원가량 하던 C사 제품을 미국에서 찾아봤지만 구할 수 없었다. 회사에 문의하니 그 제품은 일본에서 제작해 한국과 일본에서만 판매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제품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요즘 미국 골프용품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2~3년 전부터 대형골프숍에 고가 제품이 전시되기 시작했고, 판매량도 상당하다. 

    C사는 아시아에서만 팔던 아이언 세트를 살짝 변형해 미국 시장에 1200달러로 내놓아 히트를 치자 올여름에는 2000달러가 넘는 제품을 선보였다. 드라이버도 최고급 샤프트를 장착해 700달러(약 76만 원)에 팔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일본 X사는 850달러짜리 프라임 드라이버를 미국 시장에 내놓으며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한국 자본이 투입된 T사는 예전에 출시했던 초고가 아이언 세트를 2700달러에 다시 팔기 시작했고, 한 개에 500달러짜리 주문 제작 웨지도 론칭했다.

     미국 전국 규모의 초대형 골프숍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일본의 초고가 브랜드가 모두 들어와 있을 정도다. 



    최근 한 골프 전문 언론은 이와 관련해 P사의 등장이 미국 시장에서 울트라 프리미엄용품 시장이 확대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최근 미국 고가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P사가 바로 그 회사다. 2014년 이 회사가 설립돼 골프용품 초고가 판매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었다. 드라이버는 최소 500달러고 아이언 세트는 2000달러가 넘는다. 퍼터도 가장 싼 것이 500달러며 이 회사 로고가 붙은 모자나 셔츠, 가방 등은 타사 제품 가격의 2배가 넘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3800만 달러(약 412억 원)를 찍었고, 올해는 1억 달러(약 1084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부자가 많은 대도시에서만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코네티컷주에서 중소 규모 골프숍 4개를 10년 동안 운영해오고 있다는 한 주인은 지난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P사 아이언만 70세트가량 팔았다면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실 미국 골프 산업은 최근 수년 동안 하향세를 걷고 있다. 골프장은 점점 없어지고, 골프 인구는 좀체 늘지 않는 것. 과연 이런 상황에서 울트라 프리미엄 용품 시장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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