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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달구는 스텔스 전투기 大戰

美·中 제공권 경쟁 본격화…日 미쓰비시 앞세워 독자 개발, 러시아 내년 실전배치

동북아 달구는 스텔스 전투기 大戰

동북아 달구는 스텔스 전투기 大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제공권 확보를 위해 스텔스 전투기 개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레이더에 노출되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는 적의 핵심 목표를 은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유용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반도 주변 4강은 스텔스 전투기의 보유 여부와 성능에 따라 공군력의 우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가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이유다.

스텔스 전투기는 핵무기, 탄도미사일, 고성능 레이더, 군사위성과 함께 전략무기로 분류된다. 현재 한반도 주변 4강 중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서 가장 앞서가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이 보유한 스텔스 전투기는 F-22와 F-35. 미국은 당초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 F-22 750대를 실전배치하기로 했지만, 생산 단가가 대당 3억6100만 달러(약 4221억 원)에 달하는 등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187대만 도입했다.

더욱이 F-22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외국 수출도 금지됐다. 현재 F-22 생산라인은 모두 해체돼 밀봉 컨테이너에 담겨 미국 전역에 분산 배치된 상태. 그 대신 미국은 F-22보다 값이 훨씬 싼 F-35의 전력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3군 통합타격전투기(JSF)로 개발된 F-35는 공군용 F-35A, 해병대용 수직 이착륙기 F-35B, 해군용 F-35C 등 3종류가 있다. 미국 정부는 3911억 달러(약 457조5000억 원)를 들여 F-35 2443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북아 달구는 스텔스 전투기 大戰
F-35B가 이와쿠니로 가는 까닭은

F-35는 그동안 추진 장치와 엔진 등에 잇따라 결함이 발생하는 등 성능을 놓고 문제가 제기돼왔다. 4월에는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GAO)이 F-35의 엔진을 신뢰할 수 없다는 감사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병대가 7월 31일 F-35B의 실전배치를 선언했다. 미국 해병대는 애리조나 주 유마에 주둔한 제121 전투공격비행단에 배속된 F-35B 10대가 실전배치할 수 있는 초도작전능력(IOC)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F-35B는 2017년 1월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실전배치될 계획이다. 미국 해병대는 AV-8과 FA-18 대신 F-35B를 총 420대 구매할 예정이다. 공군용 F-35A는 내년 7월, 해군용 F-35C는 2018년 2월 각각 IOC를 획득할 전망이다.



F-35B의 이와쿠니 주일 미군기지 배치는 전략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이와쿠니 기지는 무엇보다 한반도에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군이 출동하기 가장 좋은 지역에 위치한다. 이와쿠니 기지에서 부산까지 300km, 평양까지 800km 떨어져 있다. 오키나와에서부터 평양까지 거리가 1500km임을 감안하면, 한반도에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이와쿠니에서 발진한 F-35B가 30분이면 평양을 강타할 수 있다. 실제로 6·25전쟁 당시 이와쿠니는 미군 전투기의 한반도 출격 기지였다.

이와쿠니는 중국과도 가깝다. 베이징까지 1500km 떨어져 있는데, 오키나와에서부터 베이징까지 거리가 1800km인 것과 비교하면 이와쿠니 기지에서 폭격기나 전투기가 이륙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이 때문에 이와쿠니는 전략적으로 볼 때 동북아 지역을 통틀어 미군 전초기지로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F-35B가 수직 이착륙기라는 점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F-35B를 탑재하고 이동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호를 건조 중인데, 2017년 말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트리폴리호는 F-35B 20대를 탑재할 수 있다. 강습상륙함은 상륙부대를 적이 방어하는 해안에 상륙시키고 이를 지원하는 임무와 소형 항공모함으로서 제해권을 장악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한반도는 물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F-35B가 탑재된 강습상륙함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미쓰비시의 ‘헤이세이 제로센’

일본도 2016년부터 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F-35A 4대를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일본은 항공자위대가 현재 보유한 F-4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F-35A 42대를 구매할 계획인데, 4대가 먼저 도입된다. 일본은 나머지 F-35A 38대를 미국으로부터 부품을 도입해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2017년까지 조립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와 함께 독자적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8월 하순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자국 기술로 만든 스텔스 전투기의 시범 제작기 ATD-X(心神·신신) 기체를 공개하고 9월 초 첫 시험비행을 실시한다. 이 시범 제작기를 만드는 데 들어간 총비용은 466억 엔(약 4387억 원). 기체 제작은 2009년부터 미쓰비시 중공업이 담당하고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의 주력 함재기였던 ‘제로센’을 제작한 곳이다. 이 때문에 이 스텔스 전투기는 ‘헤이세이 제로센’이라 부르기도 한다. 헤이세이(平成)는 일본 국왕 아키히토(明仁)의 연호. 일본 방위성은 이번 시범 제작기의 성능 수준을 테스트한 이후 2018년까지 스텔스 전투기 독자 생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은 미·일 양국의 스텔스 전투기에 맞서 젠(殲·J)-20과 젠-31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쓰촨성 청두에서 젠-20 4대의 시험비행을 실시 중이다. 인민해방군은 젠-20의 시험비행 주기를 단축해 2017년까지 모든 시험을 끝내고 2018년부터 소량 생산한 다음 2020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청두항공기공업그룹이 개발한 젠-20은 2011년 1월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이후 그동안 극비로 시험비행을 계속해왔다.

젠-20은 젠-10과 젠-11 등 주력 전투기를 대신할 미래 전투기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대부분 젠-20과 젠-31을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게 아니라 미국의 스텔스 기술을 해킹해 만들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젠-20과 젠-31에 적용된 스텔스 기술이 F-22, F-35 전투기의 스텔스 기술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젠-20의 특징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텔스 전투기라는 점이다. 기체 전장은 22m, 날개 길이는 12m에 달한다. 젠-31은 젠-20 중량의 80%이며, 기체 길이도 3m 정도 짧다. 또 최고 속도나 무장 등 모든 면에서 중형(重型)인 젠-20보다 한 수 아래인 중형(中型) 스텔스 전투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중전

중국은 2014년 11월 11~16일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제10회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젠-31을 공개하고 공중 기동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미국 F-35와 전체적으로 비슷하지만 더 날렵한 게 특징으로, 항공모함 함재기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젠-31은 아무리 늦어도 2018년에는 실전배치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이 젠-31을 해외 수출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젠-31 제작사인 선양항공기공업그룹의 모회사 중국항공그룹이 젠-31을 소개하는 홍보책자에서 영문명을 ‘FC-31’로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FC는 Fighter China의 약칭으로 해외 수출용이라는 의미다.

러시아도 스텔스 전투기 T-50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50의 개발사 수호이는 현재 5대의 시제기를 제작했고, 올해 안에 4대를 더 생산할 예정이다. ‘PAK-FA’라고도 부르는 T-50은 글라이더의 공기역학 구조를 채택한 전투기다. 기체의 70%가 복합재료로 만들어졌고,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고자 무기를 기체 안에 숨기는 스텔스 기술이 적용됐다.

러시아는 2016년 T-50 전투기를 첫 실전배치하고 2020년까지 55대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T-50을 극동지역에 우선적으로 배치한다는 방침까지 세워놓았다. 한반도 주변 4강의 스텔스 전투기 실전배치에 따라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비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텔스 전투기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중전이 시작됐다.



주간동아 2015.08.10 1000호 (p24~26)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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