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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본 대지진 여파 한반도 주변 지진 급증”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일본 대지진 여파 한반도 주변 지진 급증”

“일본 대지진 여파 한반도 주변 지진 급증”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도 대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네팔 대지진 발생 나흘째. 사망자 5000여 명, 부상자 1만1000여 명, 이재민 45만여 명.

4월 25일 규모 7.8 강진이 네팔 중앙부에서 발생한 이후 100여 차례 여진이 계속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규모는 커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1934년 규모 8.1의 네팔 대지진으로 1만700여 명이 사망했던 때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네팔 대지진을 예측한 연구팀이 있어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 원자력연구기관 CEA 소속 로랑 볼랭저와 동료들이 네팔에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지진이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역사적 패턴을 발견한 것. 이 연구팀이 논문을 발표한 지 2주 뒤 실제로 네팔 대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현재까지 곳곳에서 규모 2~5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진학계에서는 우리나라도 언제 어느 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 기록물에 나온 지진 발생 기록을 토대로 한반도 강진,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를 해온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를 만나 네팔 대지진의 원인과 우리나라 대지진 발생 가능성, 대비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네팔 대지진이 일어난 궁극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곳은 매년 4cm 속도로 충돌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판은 모두 대륙판이다. 보통 해양판과 대륙판이 충돌하면 밀도가 높은 해양판이 대륙판 밑으로 파고들게 된다. 그런데 대륙판은 성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한쪽이 들어가지 않고 떠오르려는 성질이 있다. 현재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떠오르는 성질 때문에 이 지역에 에너지가 축적됐고 그것이 이번에 터진 것이다.”



▼ 이번 지진을 프랑스 연구팀이 예측해 더욱 화제다. 그러나 지진 발생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왜 불가능했나.

“프랑스 연구팀이 네팔 중남부에서 동서로 약 1000km에 걸쳐 주요 지진 단층을 트렌치(땅을 깊게 파내)해 샘플을 꺼낸 뒤 탄소 연대를 측정했다. 그 결과 11, 12세기에 발생한 각각의 지진이 80~90년 간격을 두고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19, 20세기에도 80~90년 주기로 발생한 지진 한 쌍을 찾아냈다. 논문에서 이번 대지진을 예측한 것은 아니지만, 이 패턴대로라면 네팔에서 1934년 규모 8.1의 대지진 이후 2014~2024년쯤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사실 지진학자들은 ‘어떤 지역에서 규모 몇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은 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쌓인 힘을 보면 된다.

문제는 시기다. 지질학적으로 지구 나이가 46억 년이기 때문에 오차범위 10년 이내는 근사치라고 본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1~2년 오차도 크게 느껴진다. 2010년 3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 때도 미국지질조사소(USGS) 소속 학자들이 아이티 지역에서의 지진 발생을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시기를 특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할 수 없었다.”

▼ 우리나라에서도 규모 6.0 이상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나.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1978년부터 지진 관측을 시작했는데, 가장 큰 것이 그해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규모 5.3 지진이다. 홍성 지진 이후로도 규모 5.0 이상 지진이 다섯 차례 있었다. 일본에서 다반사로 발생하는 규모 5~7 지진과 비교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 한반도 지진에 대해 기록해둔 자료를 살펴보면 52년 평양 근처에서 규모 6.3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온다. 이 때문에 37년간 기록해온 공식 지진 관측 자료만 살펴보고 우리나라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하기에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역사기록물에 지진 관련 내용이 잘 기록돼 있어 참고할 수 있는데, 기록된 피해 규모를 토대로 지진 규모를 계산해보면 규모 7.0에 육박하는 지진이 조선시대에만 수차례 있었다. 다시 이 같은 강진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 없다.”

▼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규모가 9.0이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안전한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동일본 대지진 진앙지에서 1500km 떨어져 있지만 지진 이후 동해와 남해에서 지진이 급증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2013년에는 서해 보령 앞바다에서 규모 2.0 안팎의 지진이 40여 회 일직선으로 쭉 이어져 발생했다. 이는 대지진 여파라 볼 수 있다. 대지진 당시 한반도가 일본 쪽으로 끌려가 울릉도는 5cm, 서해는 2cm 정도 이동해 땅이 늘어났는데, 이론적으로는 지진 활동도가 줄어야 하지만 오히려 늘어났다. 연구해보니 땅이 늘어나면서 지표면 10km 아래 지각 내 물입자들이 빈 공간으로 한꺼번에 모였고, 이후 태평양판의 미는 힘을 받아 땅이 압축되면서 물입자들이 갇힌 것이다. 물은 자기 입자를 줄일 수 없어 미는 힘을 받으면 반대로 밖으로 미는 힘을 내는데 이 때문에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 지진학자들은 지진 발생 지역과 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예측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지진 연구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지진학자 수가 너무 적다 보니 외국에서는 나눠서 연구하는 세부 분야들을 우리는 한 사람이 다 건드려야 한다. 학과 개설도 전국에 서울대, 연세대, 지방국립대 몇 곳 정도라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불행 중 다행은 우리나라 전역에 지진계가 매우 잘 깔려 있다는 점이다. 지진학을 연구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이다. 단층에 대한 조사라든지, 잠재적인 지진 규모에 대한 조사 같은 추가적인 연구만 좀 더 이뤄진다면 지진 발생 지역과 강도 예측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이 풀리지 않을까 싶다.”

▼ 강진 발생에 대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정부는 내진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해 건물을 튼튼하게 짓자고 한다. 그러나 지진이 어디서 발생할지, 규모가 얼마일지 기초조사가 안 된 상태에서는 이것도 소용이 없다. 일례로 동해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되고, 이로 인한 지진해일, 즉 쓰나미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해 지진은 역단층 지진들이기 때문에 움직이면서 바닷물을 걷어 올려 쓰나미가 발생한다. 1983년 일본 서해안에서 규모 7.7 지진이 발생했는데 강원 삼척시 임원항에 최대 파고 7m가 넘는 쓰나미가 왔다. 당시 쓰나미가 도달하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인근 동해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10~20분 안에 쓰나미가 해안가를 덮칠 것이다.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동해 해안가 마을에 별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기초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른 지진 대비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 2015.05.04 986호 (p30~31)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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