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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골칫덩이 변액보험 효자 되나

적어도 7년 지나야 수익…단기 주식시장 변동 큰 의미 없어

골칫덩이 변액보험 효자 되나

골칫덩이 변액보험 효자 되나

최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식투자형 보험상품인 변액보험의 수익률도 덩달아 올라 재조명 되고 있다.

입사 8년 차인 이모 씨는 취업 이듬해 부모 지인의 권유로 한 생명보험사의 변액종신보험과 변액연금에 가입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실적에 따라 수익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투자형 보험 상품으로, 국내에는 2001년부터 각 보험사를 통해 도입됐다. 이씨에게 상품을 소개해준 보험설계사는 “물가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하는 은행 예·적금보다 납부액의 일부를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변액보험 상품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씨는 미래 가치에 기대를 걸고 보험설계사의 조언에 따라 월급의 6~7% 선에서 부담되지 않게 납부금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씨는 가입 후 7년 동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변액보험의 계약 내용을 조회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다. 납부액의 10% 이상이 사업비로 나가는 데다 주식시장 악화로 수익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 심지어 가입 기간 내 한 번도 해약환급금이 납부액보다 높은 적이 없었다. 지난 연말 확인한 예상 해약환급금은 납부액의 9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입을 유지하던 이씨는 최근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3월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4월 초부터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더니 코스닥과 코스피 지수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변액보험 상품의 가치도 상승한 것.

국내주식업종 위주로 투자되던 이씨의 변액보험 상품들은 투자액 대비 15~17%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사업비를 제외한 투자액 대비 수익률일 뿐 실제 납부액 대비 수익률은 0.5~2%로 미미했다. 액수로 따지면 10만~30만 원이라고. 이씨는 “최근 주식시장이 호황이라 변액보험 상품들의 가치가 오르는 것 같아 기분 좋다. 변액보험의 경우 최소 7~10년은 유지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를 누누이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이 분기점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3년 동안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유지할 생각”이라며 수익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주가 상승 맞물려 몸값 오른 변액보험

실제로 최근 생명보험사 변액보험 상품들의 수익률이 대부분 상승지표를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4월 20일 공시에 따르면 18개 생명보험사의 전체 80개 국내주식형 변액보험 상품 가운데 2004~2007년 설정된 변액보험 상품들의 5년 수익률은 최소 5.68%에서 최대 46.92%로 나타났다(표 참조). 통상적으로 수익률이 낮게 기록되는 6~12개월 수익률도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보험사마다 변액보험 상품 가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보험사별 3월 가입자 수는 전달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신한생명 홍보실 과장은 “변액종신보험 상품의 경우 2월 신규 가입이 174건에 불과했는데 3월에는 2배가량 늘어난 351건이었다. 4월 신규 가입의 경우 월말 통계를 합산해봐야 알 수 있지만 3월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현상은 수익률이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자사 국내주식투자형 안정성장형 변액보험 상품의 경우 3월 31일 기준으로 1년 수익률 13.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2~3%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p가량 수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액보험 상품의 수익률 상승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생명보험협회 한 관계자는 “공시 수익률은 상품 자체의 대표 수익률이기 때문에 개인 수익률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대체로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형이라 일시적인 시장 변동 상황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 30~40%를 기록한 고수익 상품이 많아진 데 대해서는 “변액보험 상품은 실적 배당형이라 주식시장과 연동해 움직이기 때문에 최근 주식 활황 현상이 반영된 수치라 볼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전에도 요즘같이 전체적으로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전 세계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하면서 수익률도 덩달아 낮아졌다. 따라서 지금의 현상이 어느 정도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매일같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는 보험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변액보험 가입자들로부터 수익률과 해약 관련 문의가 빗발쳤다. 당시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 생명보험사의 주식형 변액보험 상품 수익률이 -15%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납부액을 지급하던 가입자들은 더 큰 손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줄줄이 해약을 신청했다. 보험회사들은 이를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다.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최근의 주식 호황도 뜻하지 않은 금융위기로 급반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골칫덩이 변액보험 효자 되나
가입 시기는 주식시장 분위기와 관계없어

그렇다면 현재 변액보험 상품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주가가 내려갈 때 사고 오를 때 팔라는 주식시장의 조언처럼 주가가 내려가기만 기다려야 할까. 이에 대해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은 장기 상품이므로 주식처럼 단기 수익 창출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액보험 상품도 보험의 일종으로 10년 이상 장기형으로 가져간다고 생각하면 가입 시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수익률이 신경 쓰인다면 변액보험 상품의 경우 가입자가 알아서 펀드 포트폴리오를 바꿀 수 있으므로 조정하면 된다. 예를 들면 주식시장 호황기에는 자신이 상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고위험·고수익 펀드 형태를 선택하고, 주가지수 하락세가 이어질 때는 절반 정도 채권형으로 전환한 뒤 주가지수 반등에 따라 주식 비중을 늘리는 쪽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가 단기 수익률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사업비 등 수수료를 얼마나 제하는지, 실제 투자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하는 것이다. 가입자는 대부분 변액보험 상품의 수익률만 살필 뿐 수수료가 얼마인지 꼼꼼하게 챙기지 않고, 보험설계사도 이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계약서에 서명한 뒤에야 가입자는 계약 명세서에 찍힌 납부액을 확인하고 투자액이 납부액보다 적은 것에 불만을 제기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적립금이 늘어날수록 수수료가 커지는 펀드와 달리 초기 수수료가 많이 발생하는 변액보험 상품은 가입 후 1~2년 사이 해약할 경우 납부액의 절반도 돌려받지 못한다. 납부액의 10% 안팎에 이르는 초기 수수료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장기자금 마련 차원에서 7~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며 납부해야 비로소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간동아 2015.04.27 985호 (p44~45)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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