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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천정배냐 문재인이냐

4·29 광주 서을 재선거, 유권자 선택만 남았다

천정배냐 문재인이냐

천정배냐 문재인이냐

2월 20일 천정배 전 의원이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천재의 필승 전략이냐’ ‘불가피한 무소속 출마냐’.

천정배 전 의원이 최근 한 달간 재선거 출마를 두고 보인 행보에 대해 야권의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티저 광고처럼 ‘목포 천재의 필승 수순 밟기’란 애정 어린 해석이 있는가 하면,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써본 뒤 더는 선택지가 없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좌고우면 출마’란 혹평도 나온다.

천 전 의원은 설 다음 날인 2월 20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DJ)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에 ‘김대중 정신 이어받아 개혁정치 복원을 다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다짐 글은 DJ 사후 마땅한 대표 지도자가 없던 광주 · 전남에서 천 전 의원이 야권 혁신을 위한 기수로 나서 ‘천정배 정치’를 시작할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특히 야권 일각에서는 천 전 의원이 1월 일찌감치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을 선도 탈당, ‘국민모임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정동영 전 고문과 손잡고 야권 혁신을 견인할 신당 창당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천 전 의원은 한동안 잠행을 계속했다. 뚜렷한 정치 행보를 보이지 않던 그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대신, 공천 신청 마감 직전 새정연 문재인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4월 재선거 공천에 대해 “전략공천은 없다”며 경선 공천 원칙을 천명하자 그는 “새정연 후보로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같은 전후 과정이 알려지면서 천 전 의원의 ‘좌고우면 출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천 전 의원은 결국 3월 9일 광주 서구을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민모임 신당’ 합류 대신 시민후보 추대 형식으로 무소속 출마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 여론은 그에게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 지역 정치인은 “(새정연) 전당대회 이후 문 대표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국민모임 신당이나 천정배 출마 효과 모두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혁신 없는 기득권 공천 우려 팽배

실제로 문 대표는 차기 대통령선거(대선)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2·8전당대회 이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월 23~27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문 대표는 27% 지지율로 1위를 기록, 올 들어 리얼미터가 실시한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8주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새정연에 대한 지지율 역시 30%를 넘겨 새누리당을 오차 범위 내에서 바짝 뒤쫓고 있다. 지금 나온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의심할 여지없이 문 대표는 유력 차기주자, 새정연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호남에서 문 대표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정연은 전국적으로 야당이지만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는 여당이나 다를 바 없다. 4월 재선거 공천을 앞두고 문 대표가 ‘경선을 통한 공천’을 천명하자, 호남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새정연이 혁신 없이 기득권을 인정하는 쪽으로 공천할 개연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특히 내년 총선을 향해 뛰는 예비 정치인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 예비 정치인은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 임명에 이어 한병도 조직부총장 인선 해프닝에서 알 수 있듯 문 대표는 결국 친노(친노무현)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갈 공산이 크다”며 “호남에서 문 대표와 친노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커지면 4월 재선거에서 예상외로 천정배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주사위는 던져졌다. 천정배냐, 문재인이냐. 광주의 선택이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5.03.09 978호 (p12~12)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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