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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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들의 골프 열정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nhy@golfdigest.co.kr

    입력2015-01-19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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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전 세계 1만6000여 개 골프 코스의 절반을 가진 골프 대국이다. 골퍼 수 역시 전 세계 절반 정도인 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다 보니 역대 대통령은 골프를 부담 없이 즐겼고 어떤 이는 업무 중에도 골프채를 놓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The Hill)’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한 해 총 54번의 골프 라운드를 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매주 골프를 쳤고 그중 2주는 라운드를 두 번 돌았다. 2009년 취임 이후에는 총 214번의 라운드를 했다.

    일거수일투족이 여론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대통령의 여가 활동은 종종 시선 곱지 않은 보도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탄절 전날인 지난해 12월 24일 하와이를 방문한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라운드를 했는데, 라작 총리는 귀국 후 ‘폭우로 10만 명 이상이 대피한 상황에서 한가하게 골프를 쳤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오바마 역시 지난해 8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참수된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를 애도하는 성명을 낸 직후 골프장으로 향했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에 비하면 과한 편은 아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36홀을 친 것으로 유명하다. 애칭 ‘아이크’로 불린 아이젠하워는 8년의 재임 기간에 800번 이상 라운드를 즐겼다.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통상 골프장에 있었다. 심장발작으로 쓰러지고 세 달 후 백악관에서 골프 연습을 재개했을 정도다. 당시 대통령의 골프 사랑 때문인지는 몰라도 국회의사당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골프 장비 판매와 강습, 프라이빗 클럽 회원권 신청 접수 등이 이어졌고 전국에 골프 붐이 일었다.

    아이젠하워만큼은 아니어도 미국 대통령들의 골프 열정은 대단했다. 현대사에 나오는 미국 대통령 18명 중 15명이 골프를 쳤다. 1980년 이후로 보면 9번 연속, 골프를 즐긴 후보자가 당선했다. 반면 재선에 도전했다 빌 클린턴에게 패한 41대 조지 H. W. 부시를 뺀 8명의 대통령 탈락자는 모두 골프를 하지 않았다.

    골프를 즐겼던 대통령들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더욱 적극적인 골프 후원자가 됐다.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아버지 부시 뒤를 이어 골프계의 대표적 자선단체인 퍼스트티프로그램의 명예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단체는 청소년에게 골프강습과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미국과 국제연합팀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원래 부시 가문 자체가 골프와 인연이 깊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외할아버지인 조지 허버트 워커는 1920년 미국골프협회(USGA) 회장을 지냈고, 국제 팀대항전의 원조인 워커컵을 기증했다. 할아버지 프레스콧 부시 전 상원의원 역시 1935년 USGA 회장을 지냈을 정도다.

    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도 소문난 골프광이다. 대통령 재임 기간 꾸준히 골프를 즐겼다. 공이 오비(OB·Out of Bounds) 지역으로 날아가면 벌타 없이 다시 치는 멀리건(mulligan)을 남용해 ‘빌리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클린턴은 퇴임 후 자신이 만든 재단을 통해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인 휴매나 챌린지를 후원하고 있다. 매년 1월 22일 열리는 이 대회는 여성·소녀의 건강복지 증진 단체인 클린턴파운데이션이 후원한다.

    2012년 시작한 휴매나 챌린지는 밥호프클래식의 후신으로 캘리포니아 PGA 웨스트에서 열리며 종전 밥호프클래식이 해오던 방식을 유지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들이 함께 출전하는 프로암 스타일은 유지하면서도 닷새의 대회 기간을 나흘로 줄여 치른다. 유명 인사와 기업인, 정치인이 출전하는데 클린턴 역시 매년 참가한다. 지난해 우승자는 패트릭 리드로 28언더 260타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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