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6

2014.12.08

“터키인 유생 너마저도?”

에네스 카야 총각 행세 스캔들로 ‘비정상회담’등 프로그램 하차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4-12-08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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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인 유생 너마저도?”

    피해 여성이 에네스 카야와 주고받았다고 주장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터키 유생’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끈 터키 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30)가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12월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불거진 스캔들 때문이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완벽한 이해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던 그는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외에도 티캐스트 영화채널 스크린의 ‘위클리 매거진 : 영화의 발견’에도 출연 중이었다. 그가 출연한 채널CGV ‘로케이션 in 아메리카’는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대체 어떤 스캔들이기에 카야가 프로그램 전격 하차까지 결정한 걸까. 특히 ‘비정상회담’의 인기가 있기까지는 첫 방송부터 활약한 그의 구실도 상당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여성은 카야가 자신과 교제했고, 교제 당시 결혼 사실을 속이고 총각 행세를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교제 당시 유부남인지 몰랐으나 아내 이야기를 한 방송을 보고 결혼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궁디 때려줘’ ‘뽀뽀 천번 하기로 했잖아’ ‘벗고 있을 때만 걸리는 훨씬 좋은 인연’ 등 다소 민망한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음성 녹음 파일, 사진도 공개했다. 이 글이 퍼져나가자 “나도 당했다”는 피해자가 속속 나타났고, 일부는 관련 내용으로 12월 3일 SBS ‘한밤의 TV연예’와 인터뷰를 했다.

    2002년 한국에 온 카야는 한양대 정보기술경영학과를 나와 프로축구팀 FC서울의 통역을 맡는 등 동시통역사로 활동했다. 2012년 동갑내기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국내 거주 중이다. 세월호 사고 당시 실종자 가족을 위해 전남 진도에 내려가 케밥 무료 나눔 봉사를 주도하며 ‘호감’ 이미지를 얻었고, 방송에서 “터키 남자들은 여자에게 잘해준다. 절대 한눈팔지 않는다. 바람피우는 남자가 우리나라에는 없다”고 말해왔기에 팬들의 실망은 더했다.

    “가족과 함께 국내 거주 중”

    “터키인 유생 너마저도?”

    온라인상에서 ‘불륜설’에 휩싸인 터키 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

    논란 이후 카카오톡에서 탈퇴하고 ‘잠수’를 탔던 카야는 12월 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정건을 통해 “인터넷의 글 또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 본인에 관한 옳지 않은 표현조차 수용하고 침묵하고자 했으나, 일방적으로 왜곡 또는 과장된 주장에 대한 침묵은 무한한 억측을 낳을 수 있어 고민 끝에 모든 사실 여부를 법에 따라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보도된 터키 출국설에 대해서는 “가족과 함께 국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를 회피하고자 홀로 출국할 의사는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사건이 기존 유명인의 SNS 루머 사건과 다른 점이 있다면 누리꾼의 행보가 다소 조심스러워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일단 온라인에서 루머가 돌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당사자를 ‘까고 보는’ 분위기였지만, 수차례 허위 루머와 조작된 증거에 속아본 경험이 약이 된 것인지, 이번만큼은 ‘본인이 직접 해명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성숙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제 카야는 침묵의 미덕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해야 한다. 그게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위한 길이자 기다려주는 팬들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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