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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실력만큼이나 팁도 척척 주는 필 미컬슨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실력만큼이나 팁도 척척 주는 필 미컬슨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돈을 번 선수는 필 미컬슨이다. 코스 안에서 상금으로 700만9156달러(약 73억9325만 원)를 받았고, 코스 밖에서 각종 계약금과 후원금 등으로 4500만 달러(약 474억6600만 원)를 긁어모았다. 부동의 1위 타이거 우즈가 번 8309만1508달러(약 876억4492만 원)에 비하면 적은 액수지만, 한 해에 548억5925만 원을 버는 건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골프대회가 열리면 선수들은 수많은 대회 관계자와 골프장 종사자를 만난다.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선수 가운데 팁을 가장 넉넉히 주고 인심이 후한 이가 바로 미컬슨이다. 2006년 미국 윙드풋에서 열린 US오픈에서 미컬슨은 마지막 홀 더블보기를 하면서 한 타 차로 우승을 놓치고 머리를 감싸 쥔 채 좌절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나자 골프장 직원들을 찾아가 노고에 감사하며 그들에게 1000달러(약 102만 원)~1500달러(약 153만 원)씩 지폐뭉치를 줬다.

미컬슨은 그해 US오픈을 준비하려고 윙드풋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미컬슨은 대회 기간 직원들에게 1만 달러(약 1024만 원) 정도의 팁을 줬다. 게다가 클럽을 떠난 직후 그가 다시 돌아왔는데, 깜빡 잊고 라커룸 직원들에게 팁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팁과 관련한 미컬슨의 일화는 투어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나쯤은 알고 있다. 2004년 일요일 밤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골프클럽 직원 3명이 미컬슨을 눈물로 배웅하고 있었다. 우승한 미컬슨이 다음 해부터 챔피언스 라커룸을 사용해 더는 팁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을 아쉬워하는 아래층 라커룸 직원들이었다.

PGA 투어에서 팁은 그 나름의 규칙이 있다. 팁은 대학을 갓 졸업한 골퍼로 가득한 2부 투어 격의 웹닷컴투어(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시작된다. 이 투어는 마치 코치처럼 큰 무대에 오를 선수들을 훈련시킨다. 오리엔테이션에서 팁에 대한 요령을 배운 후에도 선수들은 시즌 내내 팁에 대한 자세를 환기시키는 문자메시지와 메모를 받는다. 대회가 열리는 주에 선수 등록이 시작되면 웹닷컴투어 직원들은 각 선수로부터 20달러(약 2만 원)씩 걷었다가 일요일에 그 돈을 라커룸 직원들에게 준다. PGA 투어의 공식 토너먼트 행동요강에도 대회가 열리는 동안 라커룸 직원들에게 최소 50달러의 팁을 주라고 명시돼 있다.



199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스무 살의 타이거 우즈가 팁도 내지 않고 트로피를 챙겨 집으로 갔던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코치였던 부치 하먼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제자의 실수를 메웠다. 나중에 리무진에 올라탄 하먼은 우즈에게 말했다.

“너는 좀 전에 30만 달러(약 3억720만 원)에 달하는 상금을 탔잖니. 너는 그들에게 1000달러는 팁으로 줬어야 했어. 그리고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이기든 지든 그렇게 해야 해. 화요일 코스에 도착하면 라커룸 직원들에게 100달러씩 주면서 너를 위해 고생할 것에 미리 고마움을 표해야 하고.”

사람들이 두둑한 팁을 주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일단 PGA 투어 선수들은 엄청나게 많은 상금을 타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팁에 후하다. 골프코스 설계가 피트 다이는 아이스크림 가게 직원에게 두둑한 팁을 주는 걸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직원이 행복해하고 그러면 아이스크림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960호 (p62~62)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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