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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직 경찰관 로스쿨 재학 권장할 일?

감사원 9월 집중 감사…복무규정 위반자는 징계 처리될 듯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현직 경찰관 로스쿨 재학 권장할 일?

감사원이 9월 한 달 동안 현직 경찰관들의 로스쿨 재학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국립대 로스쿨 관계자에 따르면 “9월 말쯤 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소속 직원들이 학교로 찾아와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재학 현황과 개인별 수강신청 상황 등에 대한 자료를 모두 챙겨 갔다. 수업 참석 현황 등도 꼼꼼히 알아보고 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9월 1~25일 경찰청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벌였으며,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재학 실태에 대한 감사는 그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감사원이 경찰청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통해 밝혀낸 로스쿨 재학 경찰관은 30여 명 선으로, 그 절반은 휴직자고 나머지는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전국 국립대 로스쿨을 직접 방문하고 재학 경찰관의 수강신청 자료와 출결 상황까지 점검한 것으로 미뤄, 감사의 쟁점은 현직 경찰관이 로스쿨을 다니면서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연수휴직’ 규정과 경찰공무원 복무규정(직무 이탈)을 위반했는지, 이와 관련한 경찰청의 적절한 대처가 있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 재학 경찰관 30여 명 선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경찰을 포함한 국가공무원의 경우 업무 연관성이 증명되는 연수에 한해 2년간 연수휴직을 허용하고 있다. 로스쿨이 3년제고 야간대학원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관을 비롯한 국가공무원은 2년간 연수휴직을 받는다 해도 나머지 1년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비번 날(교대 근무 후 쉬는 날)이나 휴가를 이용해 틈틈이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한 국가공무원법상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시간만 일하고 월급을 그만큼 적게 받는 유연근무제를 이용하면 법을 어기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다.

국립대 로스쿨 한 관계자는 “우리 로스쿨에 재학 중인 현직 경찰관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안다. 사립대보다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싸서 그런 것 같다. 전국적으로는 40명이 훨씬 넘을 가능성이 크다. 로스쿨은 전문대학원이지만 수강과목이 많아 수업과 학업 강도는 학부 수준 이상이다. 재학생의 20%는 변호사시험에 떨어지기 때문에 공무원이 휴직하지 않고 비번이나 짬을 내서 수업을 듣고 시험공부를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적으로 학업에 매진해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청 인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를 차치하고 경찰관이 로스쿨을 다니는 것은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경찰 업무가 법을 집행하는 것인데 로스쿨에서 배운 법 지식은 업무 효율과 전문성을 높여 결국 치안과 범죄 척결에 도움을 준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로스쿨을 다니는 경찰관 대부분은 휴직이나 비번, 유연근무제 등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으로 안다. 만약 근무일에 아무런 보고조치 없이 직무를 이탈해 로스쿨을 다닌 직원이 있다면 징계 대상이 맞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실제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을 용이하게 하고 법적으로 뒷받침하고자 국가공무원의 연수휴직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로스쿨 제도가 2009년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1년 전인 2008년에도 이 같은 개정안을 준비했지만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안행부) 실무진의 문제제기로 무산된 바 있다.

현직 경찰관 로스쿨 재학 권장할 일?

감사원은 최근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재학에 대한 위법성 여부와 관련해 감사를 벌였다.

당시 안행부는 경찰 업무 특성상 변호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로스쿨 진학을 목적으로 한 연수휴직을 3년으로 늘릴 경우 일반 기업의 휴직 제도와 비교해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과 공무원의 로펌 취업으로 인력난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개정안에 반대했다. 지금도 안행부의 연수휴직 연장 불허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대형 로펌 소속의 한 원로 변호사는 “우리로선 국가공무원 출신 변호사가 늘어나면 나쁠 게 하나도 없다. 경찰에서 법 집행 실무를 익히고 넓은 법조계 네트워크를 가진 변호사라면 당연히 영입 1순위 대상이다.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변호사도 대환영이다. 현재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가장 큰 단점은 실무 경험이 약하다는 것인데, 근무 연차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는 합당한 보수를 지불하고 경찰 등 정부 내 사정기관의 근무 경력이 많은 변호사를 영입할 의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 안행부가 여러 이유로 국가공무원 연수휴직 연장을 반대하지만, 제일 큰 고민은 경찰과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 종사자뿐 아니라 정부 부처에 퍼져 있는 고시 출신 고급 인력이 로스쿨 졸업 후 로펌으로 대량 이직함으로써 벌어질 조직 안전성 저해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송민헌 경찰청 인사담당관(총경)은 “예전에는 그랬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해도 로펌으로 옮길 경찰관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현재 경찰이 변호사 출신을 특별채용(경위, 경감급)하고 있지만 그 수도 모자란다. 변호사가 되면 내부 승진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 변호사 수가 크게 늘어 경찰관 출신 변호사를 굳이 영입할 로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중 다닌 얌체 적발하나

이번 감사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근무 중 자기 직무를 보지 않고 로스쿨에 다닌 ‘얌체 경찰관’이 얼마나 적발될지 하는 점이지만, 육아휴직 등 비연수 목적 휴직 상태에서, 또는 비번, 휴가 상태에서 로스쿨에 재학 중인 경찰관에 대해 감사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실제 비번 날이나 휴가를 이용해 3년 동안 다니기엔 로스쿨 수업 강도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을 퇴직한 한 변호사는 “휴직 목적도 중요하다. 내가 알기론 연수휴직이 아닌 육아휴직 등 다른 목적의 휴직을 신청하고 로스쿨을 다니는 현직 경찰관도 많다. 이런 사람도 감사원의 시정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감사원은 국가공무원의 비번 날이나 일반 의무휴가는 다음 업무를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송민헌 경찰청 인사담당관은 “설령 연수휴직이 아닌 육아휴직 등 다른 목적의 휴직을 한 상태에서 로스쿨을 다니는 것이 문제되더라도 개인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어 일괄 시정 조치하기는 어렵다. 육아휴직의 경우 하루 종일 육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짬을 내 로스쿨을 다니는 것에 대해 뭐라고 탓할 수 없다. 그리고 비번 날이나 휴가에 로스쿨을 다니는 건 법상이나 복무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감사원 관계자는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재학 실태 감사와 관련해 감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감사 내용에 대해선 “감사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일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959호 (p34~35)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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