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6

2014.09.29

입사 성공 자기소개서 쓰는 법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는 기본…회사 직무와 업무 적합도로 설득해야

  • 우민기 ‘자소서의 정석’ 저자

    입력2014-09-29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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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경영 환경이 점점 나빠지면서 기업들은 이런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조금이라도 더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려 고심한다. 스펙 초월, 오디션 형태의 채용 등 인재 선발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취업을 앞둔 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자기소개서 작성이다. 이제는 스펙만 보고 채용하는 시대가 아니다.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는 만큼 지원자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취업 강의를 시작한 지 6년째인 필자는 요즘 입사 지원자들을 위해 하루 60~70개의 자기소개서를 첨삭하고 있다. 지원자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자소서’(자기소개서)라기보다 ‘자소설’ 같은 느낌을 준다. 글의 방향이 잘못된 경우도 많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에 성공하려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도 남다른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인사담당자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자기소개서 평가 1순위 항목이 있다. 바로 입사 지원자가 그 회사와 직무에 과연 맞는지를 보는 업무 적합도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써서 수많은 회사에 지원해야 하는 지원자 처지에선 해당 회사마다 다를 수 있는 적합도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모든 기업을 철저히 분석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1. 대학생 때 경험을 정리하라

    입사 지원자가 고민하는 첫 번째 문제는 어떤 내용으로 자기소개서를 채워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먼저 대학교에서 강의시간에 한 프로젝트, 아르바이트, 인턴십, 수상 경력 등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다음 자기소개서 각 항목에 어떤 경험을 쓸지 결정하고 작성하기 시작한다. 입사 지원자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보면 대부분 그 내용이 지원한 회사, 직무와 별로 상관이 없다. 항목 하나하나를 놓고 고민하기 전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시작해야 자기소개서 작성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다 쓰고 나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2. 자기소개서의 생명은 가독성

    하반기 현대자동차그룹 공채에 입사 지원자 15만 명가량이 몰렸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만의 상황이 아니다. 웬만한 대기업이라면 300 대 1 경쟁률은 기본이다. 따라서 소수의 인사담당자가 입사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다 살펴보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자기소개서 반영 비중을 더 높이려는 기업 처지에선 이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다 보면 내용이 거기서 거기라는 인상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인사담당자도 눈에 잘 들어오는 자기소개서에 먼저 손이 가게 마련이다.

    가독성의 핵심은 눈에 띄는 제목을 작성하는 일이다. 좋은 제목은 지원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이 경험한 것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제목으로 뽑는 것이 가독성을 높이는 데 특히 좋은 전략이다. 예전엔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제목을 뽑으라고 충고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는 더는 통용되기 어려운 전략이다. 그런 제목은 충분히 읽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나 어울린다.

    3. 발로 뛰는 노력을 담아라

    자기소개서를 첨삭하다 보면 상당수 지원자가 입사 지원 동기를 비슷하게 작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비슷한 경로로 기업 정보를 얻고, 기업과 관련한 최신 기사 위주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에 널린 이야기는 차별화된 자기소개서 작성에 독이 된다. 예를 들어 금융권에 지원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지원하는 은행과 경쟁 은행에 직접 가본 뒤 상품 차이, 은행 내부 서비스 환경 등 실질적인 정보를 찾아내 자기소개서에 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입사원 퇴사율이 20%를 넘어서는 지금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와 입사 후 포부 등을 제대로 쓰는 일은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4. 문제 해결력을 보여라

    많은 지원자가 글자 수만 채우는 의미 없는 자기소개서를 많이 쓴다.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다는 백화점식 나열이나, 시장 트렌드는 어떻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영업이란 무엇이고 등 누구나 아는 이야기에 자기소개서 내용 대부분을 할당한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자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예컨대 경영학을 전공하고 마케팅을 배웠다고 한다면, 경영학을 전공한 다른 수많은 사람과 어떤 차별화도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경영학 강의 시간에 했던 프로젝트 경험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5. 지원한 직무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라

    취업 준비를 위해 현직자와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 이유는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원자는 대부분 기업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온 직무 설명 등을 읽고 대략 이럴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쓴다. 그러다 보니 다 작성한 후 자신이 왜 이런 말을 썼고, 자신의 경험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직무에 도움이 될지 잘 모르는 실정이다.

    6. 지원한 회사에서 하는 사업을 이해하라

    자기소개서를 추상적으로 작성한 지원자에게 지원한 회사의 경쟁사를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원한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벌고 있는지 모르는 지원자도 상당수다. 예를 들어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하려고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를 쓸 때 많은 지원자가 ‘시장을 선도하는 1등 기업’이라는 말을 쓴다. 그러나 문제점을 말해주기 전까지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지원자가 태반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사업도 하지만 생활용품 사업도 한다. 화장품 사업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1등이지만, 생활용품 사업에서는 LG생활건강이 1등이다. 이처럼 회사가 하는 여러 사업 가운데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 강점을 명확히 어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지원 동기, 입사 후 포부 등이 추상적인 내용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이 6가지 외에도 자기소개서를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지금 조금이라도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에 자기소개서를 한두 개만 갖고 있어선 안 된다. 하루에도 2~3개씩 원하는 분야에 맞게 꾸준히 작석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채용시장 트렌드에 발맞춰가야 한다. 먼저 입사한 선배들의 합격 사례에 사로잡혀 있어선 안 된다. 수동적인 지원자가 되지 말고 살아 있는 신입 지원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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