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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의 Food in the City

드라이 에이징 부드러운 쇠고기 맛도 끝내준다

서울의 스테이크

  • 박정배 푸드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드라이 에이징 부드러운 쇠고기 맛도 끝내준다

드라이 에이징 부드러운 쇠고기 맛도 끝내준다

‘BLT 스테이크’의 드라이 에이징한 한우 채끝 등심.

쇠고기도 유행을 탄다. 지난 수십 년간은 마블링이 가득한, 그래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쇠고기가 대세였다. 최근엔 지방(脂肪)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과 소는 원래 풀을 먹고 자란 가축이란 점이 부각하면서 쇠고기 먹는 방식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근내(筋內) 지방이라 부르는 마블링은 소에게 곡물사료를 먹이고 운동을 억제시킨 결과물이다. 풀을 먹고 자란 소는 마블링은 적지만 쇠고기 본연의 감칠맛이 많고 질긴 편이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방식은 마블링 없는 부위를 활용해 쇠고기 풍미를 강하게 하면서도 육질은 부드럽게 만든다.

드라이 에이징은 원래 1960년대까지 고기를 숙성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고기를 포장해 냉장 보관하는 웨트 에이징(wet aging) 방식이 등장하면서 잊혔다가 다시 유행을 타고 있다. 드라이 에이징은 1도 정도 온도와 75~80%의 습도를 유지하는 공간에 쇠고기를 두고 환풍을 잘 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고기의 표면 수분이 빠져나가 겉은 마르고 속은 이노신 같은 감칠맛 성분이 증가한다. 쉽게 말해 쇠고기 조직은 느슨해지고 부드러움은 증대한다. 마른 고기의 표면 손실률은 20~40%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처음 선보인 곳은 ‘이사벨 더 부처’다. 감칠맛이 좋은 한우를 21일간 드라이 에이징해 스테이크로 구워준다.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붐을 이끈 서울 신사동 ‘구스테이크 538’에선 미국산 프라임급 쇠고기를 맛볼 수 있다. 미국 전통 스테이크로 유명한 ‘더반 프라임’과 뉴욕 스타일의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파는 ‘이트리’도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제대로 낸다.

그동안 서울 강남이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문화를 이끌어왔지만 최근 강북에서도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동대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안에 있는 ‘BLT 스테이크’는 드라이 에이징한 한우 채끝 등심과 미국 대표 육우 블랙 앵거스의 프라임 등급 채끝 등심(꽃등심 포함)을 비교하며 먹을 수 있는 곳이다. ‘BLT 스테이크’는 ‘피터 루가 스테이크’ ‘볼프강 스테이크 하우스’와 함께 뉴욕의 3대 스테이크 하우스로 꼽히는 집이다.



광화문 ‘오키친3’는 젖소 티본 부위를 이용한 티본스테이크를 판다. 티본스테이크는 T자형 뼈를 중심으로 한쪽은 안심, 다른 쪽은 등심이 붙어 있는 부위를 말한다. 한우나 미국산 프라임급을 이용한 드라이 에이징 고기는 30~40%에 이르는 고기 손실률과 숙성 기간에 따른 비용 때문에 값이 매우 비싸다. ‘오키친3’의 젖소 티본스테이크는 이런 고민이 낳은 결과물이다. 드라이 에이징 고기가 일반 쇠고기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풍미가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드라이 에이징이 미국 스테이크 식당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최근 한우 등심집에서도 드라이 에이징 한우를 판다. 드라이 에이징 1+ 등급 한우를 먹어보면 1++ 등급 쇠고기와는 또 다른 부드러움과 감칠맛을 경험할 수 있다.

1970년대 마블링이 유행하기 전 우리는 붉은살 쇠고기를 먹었다. 단단함이 가장 큰 단점이던 붉은살 쇠고기가 드라이 에이징 방식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마블링의 부드러움과 붉은살 쇠고기의 감칠맛을 모두 가진 드라이 에이징 쇠고기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

드라이 에이징 부드러운 쇠고기 맛도 끝내준다




주간동아 952호 (p70~70)

박정배 푸드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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