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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7·30 재보선 관전법

이기면 김무성 덕, 지면 박근혜 탓?

선거 결과 따라 당청관계 급변 가능성…두 사람 긴장과 갈등 요인 잠복

  • 이종훈 정치평론가·정치학박사 rheehoon@naver.com

이기면 김무성 덕, 지면 박근혜 탓?

7·30 재·보궐선거(재보선)는 전국 15곳에서 치른다. 현재 147석인 새누리당이 선거 결과 과반 의석(151석) 확보에 실패한다면, 새누리당은 완패한 것이다. 텃밭인 부산과 울산에서 2곳을 지켜내도,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7석 가운데 절반도 지키지 못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책임론이 일어도 출범 보름 만에 재보선을 맞은 김무성 대표와 신임 지도부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결국 책임론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다. 막판 불거진 악재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과 관련해 그 원인 제공자 격인 경찰청장과 검찰총장도 사정권에 들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당청관계 변화에 대한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총 9석 가운데 과반 이상인 5석을 확보한다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다. 전체 의석수도 154석으로 안정적 과반이다. 새누리당은 국회 내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 당연히 박 대통령의 2기 내각 국정운영에도 동력이 생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부진을 씻을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9곳 모두에서 승리하거나 1~2석만 내준다면 압승이다. 이 경우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에 힘이 한껏 실릴 전망이다. 절대열세였던 판세를 반전한 역량을 높이 평가받으면서 김 대표 개인의 대권 행보에도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물론 당청관계에서도 당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재보선 초반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논란에 힘입어 새누리당이 우세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경찰과 검찰의 초동 대처 부실이 드러나면서 중반 판세는 박빙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정치는 생물이다. 생물이기에 늘 변화한다. 여론은 기후다. 더 변덕이 심하며, 적응하지 못한 생물을 죽음으로 몰아가곤 한다. 여전히 막판 변수, 누군가에게는 악재이고 누군가에게는 호재인 그것이 남아 있다.



이기면 김무성 덕, 지면 박근혜 탓?

7월 24일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7·30 재·보궐선거 충주시에 출마한 이종배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이인제 최고위원(왼쪽부터).

수도권과 충청권 5석 땐 선전

막판 악재 또는 호재가 불거지지 않는다고 전제할 때 중반 판세를 기준으로 새누리당 선전으로 끝날 개연성이 7월 24일 현재로는 높다. 앞서 간략하게 평가했듯 새누리당도 청와대도 윈윈(win-win)하는 상황이다. 서로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 테니 선거 이후 다툴 일도 뜸해질 것이다. 당청 밀월관계도 예상해볼 수 있다. 당장은 그렇다는 의미다. 이런 기조는 2016년 총선거 공천 전까지 이어질 개연성이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권주자로서 김 대표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면서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 재해·재난 사고가 터지고 정부의 대처가 또다시 미흡하면 그럴 수 있다. 정부의 특정 정책이 국민적 반발을 불러올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지뢰는 도처에 산재해 있다. 지난해 가을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가 8월 중 종식 선언을 준비하고 있지만, 종식 선언 직후 재발할 여지가 없지 않다. 최근 발생한 구제역도 초동 대처 미흡으로 AI 못지않게 역대 최대 규모로 번질 수 있다.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자연재해나 원자력발전소 또는 KTX 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2기 내각의 경제정책도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우왕좌왕하며 분란만 유발한 채 지지부진할 수 있다.

이러한 대형 재난·재해 사고나 대형 정책 실패가 발생하지 않는 한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려 들지 않을 것이다. 내각이나 청와대 참모진을 질타하는 선에서 끝내려들 것이란 얘기다. 오히려 유력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더 그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막아서면 대권주자로서 앞길이 순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기면 김무성 덕, 지면 박근혜 탓?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7월 15일 경기 수원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정책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 당청 갈등이 생길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2016년 총선거 공천을 앞둔 시점에는 달라질 것이다. 최근 공천은 상대 당의 눈치를 보다 거의 막바지에 이뤄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출마자가 움직이는 시점은 최소 1년 전이다. 이때부터 당내 각 계파는 세 불리기에 나선다.

총선은 차기 대통령선거 1년 반 전 치르게 된다. 따라서 대권주자에게도 세 확장 차원에서 2016년 총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계파가 새롭게 짜이고, 각 계파가 세 확장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 내 대권주자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인 김무성 대표,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 수호자를 자임하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재기를 노리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친이(친이명박)계, 충청권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인제 최고위원을 비롯한 구선진통일당계는 사활을 건 치열한 당내 투쟁을 벌일 전망이다.

‘여권발 정계개편설’ 고개

이 과정에서 당청관계는 자주 먹잇감이 되곤 한다. 대통령의 실정도 이때쯤이면 여당 내에서조차 노골적으로 제기될 시점이다. 2기 내각의 성과가 없다면 당연히 더할 것으로 봐야 한다. 김 대표가 그때도 여당 내 대권주자 지지율 1위라면 당연히 다른 대권주자들의 포화가 집중될 텐데, 박근혜-김무성 공동 책임론도 불거지는 것은 물론 당청관계에 근본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터져 나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혹시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공천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면, 정말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야당의 비판론까지 더해지면서 분당 위기로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여권발(發) 정계개편설이 그것이다.

좀 앞서 나가는 관측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 ‘보수 대개편’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일각에서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도 한데, 지난 보수 정권 10년을 되돌아보고 재집권에 필요한 동력을 재충전하는 차원의 움직임인 셈이다. 이런 보수 진영 민심의 흐름과 새누리당 계파 다툼이 맞물려 내년 가을부터는 범여권 내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주간동아 948호 (p26~27)

이종훈 정치평론가·정치학박사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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