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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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 흙탕물 키우는 1% 미꾸라지

일본 소셜미디어 ‘넷우익’ 미미하지만 온라인 여론에 영향

  • 조너선 버크셔 밀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태평양포럼 한일실무그룹 소장 번역·강찬구 동아시아재단 간사 ckkang@keaf.org

    입력2014-07-14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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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는 극우 정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정적 계기는 올해 초 치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강력한 국수주의 성향의 후보가 선전을 벌인 사건. 그 가운데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은 흔히 ‘넷우익’(인터넷에서 인종주의 등 우익적 언행을 보이는 누리꾼)이라 부르는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사회 전체로 놓고 보자면 여전히 소수이긴 하지만, 이들 우익세력은 정교하면서도 노골적인 표현방식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초강경 국수주의자 타모가미 선전

    최근 일본의 행보를 두고 아베 신조 총리와 내각 주요 구성원의 본심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세계 주요 언론은 역사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발언이나 지난해 12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지목하면서 “(아베 정부가) 일본을 오른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 지역 내 주변 국가와의 관계에서 그가 보여준 외교적 실리주의를 거론하며 외교 문제에서는 자신의 개인적 의사를 억제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며 옹호하기도 한다.

    ‘진짜 아베’를 둘러싼 논쟁은 지난하기 짝이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 정계에서 우익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2월 있었던 도쿄도지사 선거다. 최종 승자는 아베의 지원을 등에 업은 마쓰조에 요이치 후보.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초강경 국수주의 진영 후보로 4위를 차지한 타모가미 토시오의 득표율이었다. 항공자위대 장성 출신으로 악명 높은 보수단체 ‘간바레 니폰’(힘내라 일본) 창립 멤버인 그가 얻은 득표율이 12%에 육박했다. 타모가미는 난징 대학살, 한반도 무단통치 등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까지 저지른 일련의 악행에 대해 다수가 받아들여온 시각을 뒤집는 이른바 ‘수정주의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우익 흙탕물 키우는 1% 미꾸라지

    2013년 8월 15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옛 일본군 복장을 한 채 욱일기를 들고 나타난 일본 우익 시위대(왼쪽). 올해 4월 27일 도쿄에서는 ‘JAPANESE ONLY’(일본인 외 사절)를 전면에 내건 데모가 처음 열렸다. 시위에는 28명이 참여하는 데 그쳤고 시민들은 이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타모가미의 선전은 사전에 이뤄진 선거 예측조사를 완전히 깬 결과였다. 집권 자민당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물론 이러한 극우 성향 정치인의 출현이나 그를 지지하는 세력을 과대평가할 이유는 없다. 이들이 대변하는 일본 유권자 비율은 아직 매우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정치적 합의를 중시해온 일본의 중도적 성향을 감안하면 당시의 선거 결과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 바로 일본 우익의 소셜미디어 활용이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소셜미디어 또한 급진적이거나 수정주의적 정치 이념을 가진 극단주의 단체들이 활용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해왔다. 일본 넷우익 역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전체에 걸쳐 활동 공간을 넓혀왔다. 아직은 국내 활동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들은 주로 일본 국민이 애용하는 ‘Ni채널’ 같은 인터넷 포럼이나 게시판에서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대부분 20, 30대 젊은 남성으로 이뤄진 넷우익이 타모가미 같은 정치인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음은 불문가지다.

    우익 흙탕물 키우는 1% 미꾸라지

    2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12% 지지를 받은 강경 우파 후보 타모가미 토시오.

    근래 들어서는 동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나 일본과 거리 두기에 나선 한국의 행보가 넷우익을 자극했고, 이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도 반중(反中), 반한(反韓) 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들은 과거 전범국으로서의 과오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주변국과의 영토 갈등에서 자주권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역사수정주의를 내세운 국가주의적 이념을 통해 지지자를 한데 모으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넷우익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온 츠지 다이스케 오사카대 교수는 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눈다. △반한, 반중 정서를 가진 사람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정치인이나 평화헌법 제9조 개정, 초중등학교 애국심 교육과 애국가 제창, 국기 게양 등을 지지하는 사람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이나 관련 게시물 작성 등 온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사람이다.

    정치인 온라인 여론 오인할 수도

    그렇다면 이들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온라인상에서 넷우익의 활동은 활발하지만, 이들의 극우적 이념이 대다수 일본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다. 니시다 료스케 리츠메이칸대 교수는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는 타모가미에 대한 지지 여론이 넷우익의 인터넷 활동에 따른 결과라는 점은 맞지만, 이들이 주류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츠지 교수 역시 심층연구를 통해 넷우익이 일본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1%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타모가미 지지층의 등장과 함께 등장한 우익의 목소리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문제는 그 영향력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츠지 교수는 “정치인이 온라인 여론을 주류로 오인하고 한층 더 우익으로 기우는 선택을 할 수 있고, 정치에 관심이 적은 일반 유권자가 결과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따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본 유권자 다수는 여전히 중도 성향에 머물러 있으며, 주변국과의 역사 및 외교관계에서도 균형감 있고 실용적인 견해를 유지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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