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44

2014.06.30

얼굴 흉터 때문에 진짜 쫓겨났나

만 3세 빅토리아 윌처 식당 사건 2주간 떠들썩

  • 케빈 경 ECG에듀케이션 대표 kevinkyung@yahoo.com

    입력2014-06-30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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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흉터 때문에 진짜 쫓겨났나
    미국 Mississippi 주에 사는 만 3세 Victoria Wilcher(빅토리아 윌처)의 애처로운 사정은 국내에서도 여러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4월 맹견인 pit bull(핏불)에 얼굴을 물려 오른쪽 eyesight(시력)를 잃은 Victoria가 6월엔 할머니와 함께 Jackson 시의 한 KFC 매장을 찾았다가 흉터투성이인 face가 다른 guest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쫓겨났다는 뉴스였다. 거의 2주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세상뿐 아니라 offline까지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 그러나 가족의 자작극이라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페이스북에 뜬 포스트

    ‘Victoria’s Victories’(빅토리아의 승리들)라는 Facebook 계정에 오른 6월 12일(현지시간)자 post는 eye patch(안대)를 한 Victoria의 사진을 내세우며 짤막하지만 attention-getting(주목을 끄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Does this face look scary to you?

    당신은 이 얼굴이 무섭게 보입니까?




    바로 뒤따른 문장에는 누가 봐도 황당한 배경이 담겨 있었다.

    Last week at KFC in Jackson MS this precious face was asked to leave because her face scared the other diners.

    지난주 미시시피 주 잭슨에 있는 한 KFC에서 이 ‘소중한 얼굴’은 그의 얼굴이 다른 손님들을 놀라게 한다고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MS는 Mississippi의 준말)


    이 내용을 접한 user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순식간에 SNS 세상은 분노로 불탔다. 가뜩이나 의기소침한 소녀에게 해도 너무했다는 거였다. brand 자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user가 대부분이었지만, 그 사이엔 voice of reason(이성의 목소리)도 끼어 있었다.

    That store does not dictate how all KFC’s are.

    그 매장이 모든 KFC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KFC 본사가 동의할 만한 글귀였다. 회사 측은 이 post가 올라온 지 24시간 안에 재빠르고 인상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어적인 태세 없이 무조건 사과문부터 올렸다.

    Please accept our sincere apologies while we try to investigate this incident…. We have zero tolerance for any kind of disrespectful behavior by our team members.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 당사의 진심 어린 사과를 부디 받아주십시오. (중략) 당사는 저희 팀원의 어떤 종류의 무례한 행위에 대해서라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는 욕설이 담긴 글이 Facebook 페이지를 도배했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이도 있었다.

    take the franchise away from this outlet. i think you have enough outlets!!

    그 대리점의 프랜차이즈 사용권을 뺏으세요. 대리점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측은 해당 가맹점에 대한 investi gation(수사)에 착수했으며 Victoria에게 가해졌다던 hurtful and disrespectful action(마음을 아프게 하는 무례한 행위)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press release(보도자료)를 냈다. cash(현찰)까지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도움의 손길과 뜻밖의 조사 결과

    We are making a $30,000 donation to help with her medical bills.

    그의 병원비를 돕기 위해 3만 달러를 기부하겠습니다.


    또 fundraising(모금운동)까지 시작되면서 금세 14만 달러 가까이 모였다. 여기에 Mississippi에서 꽤 멀리 떨어진 Nevada 주 Las Vegas에 있는 Frank Stile라는 plastic surgeon(성형외과 의사)이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으며 직접 Mississippi로 날아와 Victoria를 만났다.

    I know this will not erase the memories of the horrific experiences Victoria has had to endure, but we can at least hope to make her future care more pleasant while trying to restore her back to a beautiful well-adjusted little girl.

    이것으로 빅토리아가 감내해야만 했을 끔찍한 경험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최소한 향후 그녀의 치료가 더 쾌적해지기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예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어린 소녀로 회복시키는 노력을 하면서요.


    이 세상에는 참으로 이타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느낄 만한 heartwarming(흐뭇한) story이지만, 갑작스러운 반전이 찾아왔다. KFC의 내부 investigation에서 아무리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고 영수증을 뒤져봐도 Victoria와 그녀의 할머니가 해당 KFC 매장을 방문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가족의 변명이 적힌 post가 잠깐 올라왔다가 Victoria’s Victories라는 Facebook 계정은 cyber 세상에서 이내 사라졌고, 이러한 뉴스가 뜨자 Twitter user들은 일제히 혀를 찼다. TMZ.com의 tweet에 달린 댓글들이다.

    This is one sick family if they lied to the public and KFC about everything. Using a child like that is despicable. Shame on them.

    만약 대중과 KFC에게 말한 게 다 거짓말이었다면 이들은 정말 역겨운 가족이네요. 아이를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는 건 비열합니다. 그들은 창피할 줄 알아야 해요.


    Just hope nobody takes it out on the little girl it’s not her fault she is around some misguided adults :( So So Sad :(

    그 어린 소녀에게 아무도 분풀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릇된 어른들 주변에 있는 거죠. 너무너무 슬퍼요.


    이렇듯 Victoria의 처지를 걱정하는 이도 많았다. ABC 15 뉴스 tweet를 보고 한 user가 던진 질문이다.

    but @kfc will help with medical expenses anyway??

    하지만 그래도 KFC는 의료비를 지원할 거죠??


    KFC 본사의 대답은 ‘yes’였다. Dr. Stile 역시 Victoria를 돕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가족 자작극이든 아니든, Victoria가 지닌 신체적, 심적 상처만은 진짜다. 타인들의 따뜻한 손길로 수술받고 회복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이 일은 어린 Victoria 처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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