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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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부인 ‘청훙 여사’ 눈에 띄네

중국 언론 세컨드레이디 띄우기 통해 ‘내조 외교’ 강화

  • 구자룡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bonhong@donga.com

    입력2014-05-12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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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커창 부인 ‘청훙 여사’ 눈에 띄네

    아프리카 4개국 순방에 나선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와 부인 청훙 여사가 5월 4일 전용기 편으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해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부인인 청훙(程虹)이 리 총리의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하고 있다. 그동안 공식 자리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청 여사는 리 총리가 5월 4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내릴 때 함께 나와 손을 흔들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부인인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앞으로 ‘세컨드레이디’로서 공개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리 총리는 4월 4일부터 11일까지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앙골라, 케냐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청 여사의 동행 사실과 함께 그의 사진, 그리고 간단한 인적사항을 소개했다. 과거에도 리펑(李鵬)이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해외 순방을 할 때 부인이 동행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관영 언론이 총리 부인의 순방 동행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청 여사는 5월 5일 아디스아바바대를 찾아 중국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만나 교류하는 등 리 총리와는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

    청 여사가 공개 무대에 나선 것은 펑 여사의 ‘소프트 외교’가 중국 이미지를 바꾸는 데 큰 구실을 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체제 10년’간 두 부인의 ‘내조 외교’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펑 여사가 군 장교이자 가수로서 활달한 성격을 가진 반면, 자연문학을 전공한 청 여사는 전형적인 학자형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 여사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통역 없이도 마중 나온 에티오피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중국 언론은 청 여사의 개인 장점을 널리 보도하며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신징(新京)보는 청 여사가 집안의 한 어른이 암으로 5년 동안 투병할 때 그가 운명하는 순간까지 돌보는 등 진정한 현모양처라는 주위 사람의 말을 소개했다.

    신징報 “진정한 현모양처”



    청 여사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중국에서 ‘미국 자연문학 연구의 1인자’라는 말도 듣고 있다. 청 여사는 1995년 방문교수로 갔을 때 미국 자연문학에 관심을 갖게 돼 중국에서 이 분야의 연구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 번역한 저작들은 총서 형태로 출판돼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1957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출생한 청 여사는 리 총리보다 두 살 적다. 청 여사는 허난성 뤄양(洛陽)해방군외국어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베이징 서우두(首都)경제무역대 영어과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 중이다. 하지만 리 총리가 2008년 부총리에 취임한 뒤부터 강의는 맡지 않는 등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 여사는 칭화(淸華)대 연수 시절 당시 베이징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리 총리를 만나 결혼했으며, 베이징대 출신의 딸이 한 명 있다. 청 여사의 부친 청진루이(程金瑞)는 허난성에서 공산주의청년단 간부에 이어 국무원 빈민구제판공실의 고문(차관급)까지 지낸 공직자다. 모친 류이칭(劉益淸)은 신화통신의 허난성 지사 기자로 활동했으며 퇴직 후에는 중국빈민구제개발협회 이사 등 사회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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