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0

2014.03.24

반갑다, 꽃보다 야구!

3월 29일 개막 2014 프로야구 7대 관전 포인트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4-03-24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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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다, 꽃보다 야구!
    2014년 한국 프로야구가 3월 29일 LG-두산(서울 잠실), 넥센-SK(인천 문학), KIA-삼성(대구), 한화-롯데(부산 사직) 등 전국 4개 구장에서 페넌트레이스 개막전을 갖고 7개월이 넘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NC의 가세로 처음 9구단 체제로 진행한 프로야구는 내년에 10구단 KT가 합류할 예정이라 올 시즌은 9구단 체제로 치르는 2년째이자 마지막 해가 된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00만 관중 이상을 동원하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 2014년 프로야구는 또 어떤 감동과 환희를 선사할까. 새 시즌에 지켜봐야 할 7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 전력 평준화

    삼성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과거 ‘타이거즈 왕조’로 불리며 프로야구 초창기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해태(현 KIA)도 이루지 못한 신기원이다. 류중일 감독은 사령탑 첫해부터 3년간 줄곧 우승하며 통합 3연패를 달성해 명장으로 우뚝 섰다. 두산과 맞붙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접전 끝에 간신히 챔피언에 오른 삼성은 최근 3년간 페넌트레이스 승률 변화(2011년 0.612, 2012년 0.611, 2013년 0.595)에서 보듯 조금씩 성적이 하락했다. 그만큼 다른 구단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다. 올해는 판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져 뜨거운 순위 싸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볼 수 있다.

    # ‘타자 시대’ 올까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기존 팀당 2명(NC 3명)에서 1명씩 더 늘었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동일 포지션에서 뽑을 수 없다’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2011시즌을 끝으로 사라졌던 타자 용병이 팀당 1명씩 수입됐다. 각 팀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획기적 변화다. 특히 빼어난 경력을 가진 타자가 대거 등장했다. SK는 역대 최정상급 커리어를 자랑하는 루크 스콧을 데려왔다. 스콧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889경기에 출전해 135홈런을 기록한 현역 빅리거. 두산도 빅리그 경력 8년의 강타자 호르헤 칸투를 영입했다. 한화 펠릭스 피에, KIA 브렛 필도 지난해 빅리그 무대를 누볐던 실력파 타자다.



    반갑다, 꽃보다 야구!

    SK 와이번스 김광현.

    2012년 프로야구 전체 평균 타율은 0.258로, 1997년(0.258) 이후 최저였다. 특히 2009년 0.275 이후 2010년(0.270)과 2011년(0.265)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수의 힘이 국내 타자를 압도한 결과다. 2013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는 대부분 ‘투고타저’를 예측했지만, 지난해 전체 평균 타율은 0.268로 상승했다. 방어율은 2년 만에 4점대(4.32)로 복귀했다. ‘투고타저’를 벗어나 ‘타고투저’로 돌아선 양상이다. 올해는 외국인 타자가 전면에 다시 등장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강해질 공산이 농후하다.

    # ‘파이어볼러’ 김광현 부활할까

    지난해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올해는 윤석민(볼티모어), 오승환(한신)이 해외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 프로야구를 쥐락펴락했던 국가대표 투수가 연이어 빠져나간 것도 ‘타자 시대’ 도래를 이끌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류현진, 윤석민, 오승환의 빈자리를 채울 투수는 누구일까. 프로 2년 차였던 2008년 16승4패, 방어율 2.39로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SK 김광현이 1순위로 꼽힌다.

    김광현은 2010년에도 17승7패, 방어율 2.37로 맹활약했지만 이듬해부터 2012년까지 어깨부상으로 각각 4승, 8승에 그치며 부진했다. 지난해 10승(9패·방어율 4.47)으로 재기 신호탄을 쏜 김광현은 올 스프링캠프에서 150km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지며 파이어볼러 부활을 예고했다.

    # 박병호의 MVP 3연패 가능할까

    2011시즌 중반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2012~201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MVP를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타율 0.290에서 지난해 0.318을 기록하며 정확성까지 보완한 박병호는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에도 홈런 수를 31개에서 37개로 늘렸다. 올 시즌 전면에 등장한 용병 타자와 삼성 최형우, SK 최정이 그의 ‘타자 지존’ 자리에 도전한다.

    2010년 이대호(소프트뱅크·당시 롯데 소속으로 홈런 44개) 이후 끊긴 40홈런 타자의 명맥을 이을 1순위는 누가 뭐래도 박병호다. 지난 2년간 넥센 4번 타자로 전 경기에 선발 출장한 그는 빼어난 기량과 함께 철저한 자기 관리 능력도 갖췄다. 그가 MVP 3연패에 성공한다면 국민타자 이승엽(삼성·2001~2003년) 이후 두 번째로 MVP 3연패 영광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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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

    # 자유계약선수(FA) 몸값 할까

    지난겨울 FA 시장에선 사상 최대 금액인 532억5000만 원의 돈다발이 풀렸다. FA 권리를 행사한 16명 가운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윤석민을 제외한 15명이 계약에 성공했고, 강민호(롯데·총액 75억 원), 정근우(한화·70억 원), 이용규(한화·67억 원), 장원삼(삼성·60억 원), 이종욱(NC·50억 원) 등 ‘빅5’에게만 322억 원이 돌아갔다. 이들은 제 몸값을 할 수 있을까.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대 계약금액으로 롯데에 잔류한 강민호는 4강을 넘어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절대명제를 안고 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한화의 탈꼴찌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과당경쟁에 의한 시장 과열로 최근 수년간 FA는 기량 이상의 돈을 챙긴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용병 타자까지 수입한 상황이라 몸값을 못 하는 FA가 속출할 경우 올 연말 FA 시장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 KIA 선동열 감독, 명예 회복하나

    반갑다, 꽃보다 야구!

    SK 와이번스 루크 스콧.

    막내구단 KT 조범현 감독 등 현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인 이는 SK 이만수, KIA 선동열, 한화 김응용, LG 김기태 감독 등 4명이다. 이들은 올해가 2년 또는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따라서 올 시즌 사령탑의 유례없는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중 단연 관심을 끄는 이는 KIA 선 감독이다.

    삼성 사령탑으로 2005 ~2006년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 영광을 맛봤던 선 감독은 고향 팀 지휘봉을 잡은 2012년 이후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픔을 맛봤다. 특히 지난해는 5월 초까지 1위를 질주하다 결국 신생팀 NC에도 밀려 8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선수 생활까지 통틀어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선 감독은 올 시즌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선 감독 재계약의 바로미터는 성적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 700만 관중 시대 다시 열까

    2008년 13년 만에 다시 페넌트레이스 5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는 매년 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2년 사상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700만 시대를 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거둔 호성적이 밑바탕이 됐다. 그런데 지난해 9구단 NC의 가세로 전체 경기 수(532→576경기)는 늘었지만 644만여 관중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 등 외부 변수도 있다. 시범경기에서 확인된 인기가 식지 않는다면 700만 관중 재돌파가 가능할 듯하지만, 외부 변수를 견디지 못한다면 야구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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