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0

2014.03.24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4-03-24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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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무레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블루엘리펀트/ 232쪽/ 1만2000원

    여기 술술 읽히는 소설이 있다. 평범한 사람에게 벌어지는 일상과 심리가 투명한 수채화처럼 머릿속에 펼쳐진다. ‘맞아, 맞아’ 몇 번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가슴도 따뜻해진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아키코는 어렸을 때도 “왜 아버지가 없느냐”고 묻지 않았다. 식당을 운영하던 엄마 가요코는 어느 날 가게 문을 닫은 후 쓰러져 세상을 떠난다. 출판사를 그만두고 학원에 다녀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아키코는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을 리모델링한다. 메뉴는 달랑 샌드위치와 수프, 그리고 샐러드 과일 디저트다. 엄마의 단골손님들은 이 식당에 불만이 많다. 메뉴가 너무 적고 술을 먹을 수 없으며 떠들 수도 없는 곳이라며 발길을 끊는다.

    우연히 입양한 길고양이 타로는 아키코의 유일한 가족이다. 타로는 하루 종일 아키코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 타로는 기쁨이 절정에 이르면 콧구멍을 발름거린다. 아키코가 잠자리에 들 때까지 줄곧 따라다니다 같이 잠자리에 든 뒤 팔베개를 해주면 가장 행복해한다.

    어느 날 70대 할머니 다나카가 식당으로 들어와 엄마의 안부를 묻는다. 그는 아키코에게 아버지가 스님이었고 아키코 이복오빠와 그의 부인이 절에 산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주방장 시마가 발목을 삐어 출근을 못해 가게 문을 닫은 셋째 날, 기분 전환을 하려고 외출한 아키코는 이복오빠가 사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불쑥 찾아간 절에서 오빠 부부를 만나 차를 얻어 마시고 돌아섰지만 ‘내가 당신 여동생이에요’라는 말은 속으로 삼킨다. 그래도 오빠 부부의 인간성을 접하고 마음이 푸근해진다.

    일주일에 한 번 정기휴일을 가질 만큼 가게가 잘 돌아가던 어느 화요일, 타로가 중병에 걸러 동물병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늦었다. 동물묘원에서 타로를 화장해 떠나보낸다.



    누구나 힘든 상황이 닥치면 초조하고 불안해진다. 소설 주인공 아키코는 외로움과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사소한 일에도 같이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말한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사는 주인공은 수프를 닮았다.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포트노이의 불평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408쪽/ 1만4800원


    주인공 포트노이는 부모 바람에 엇나가려고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 소녀들을 쫓아다닌다. 이 작품은 전통과 사회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원하는 개인의 욕망을 그린다. 필립 로스의 대표작.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스마트폰 마이스터 되기

    안종배 외 지음/ 진한엠앤비/ 244쪽/ 2만 원


    첨단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지만 대부분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 이 책은 누구나 e메일과 무료 영상통화, 녹음 등 유용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자세히 일러준다. 스마트폰을 아는 만큼 디지털 경쟁력도 높아진다.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미래 경제

    손성원 지음/ 황숙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84쪽/ 1만5000원


    세계 경제는 돌발 악재에 쉽게 휘둘린다. 그만큼 위험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글로벌 경제가 스태그네이션(장기 경기침체)에 가까운 저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세계 경제 이슈부터 개인의 성장전략까지 다룬다.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자연미술관을 걷다

    이은화 지음/ 아트북스/ 400쪽/ 2만2000원


    유명 미술관 코스에 싫증난 사람과 한가로운 미술관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저자는 독일과 네덜란드 국경에 자리한, 라인강 주변 자연미술관 12곳을 찾아간다. 예술과 자연, 건축이 하나 된 그곳에 아름다움이 있다.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일본 탐독

    김원우 지음/ 글항아리/ 352쪽/ 1만5000원


    단단한 껍질에 싸인 듯 웅크린 사람들이 일본인이다. 저자는 “일본인들이 하나같이 흐르지도 않고, 나아가지도 않으며, 제자리에서 팔다리를 열심히 흔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일상을 통해 일본을 읽는다.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은 것
    새로운 서양 문명의 역사 상, 하

    주디스 코핀·로버트 스테이시 지음/ 1권 박상익, 2권 손세호 옮김/ 소나무/ 상권 772쪽, 하권 802쪽/ 각 권 2만8000원


    영어권에서 손꼽히는 서양 문명사 개설서. 서양 문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식수준 확장에 부응해 서유럽 바깥세계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였다. 사회사, 문화사는 물론 군사 분야에도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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