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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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예술의 옷 갈아입었다

다이내믹 스트럭처 앤드 플루이드展

  •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4-03-17 1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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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 예술의 옷 갈아입었다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보여주는 ‘다이내믹 스트럭처 앤드 플루이드’ 전시장 전경.

    예술과 과학의 융합.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3월 6일 시작한 ‘다이내믹 스트럭처 앤드 플루이드’전의 기획 취지다. 전혀 다를 것 같은 두 분야가 한자리에서 만난다니, 결과물에 호기심이 생길 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술이라는 ‘당의(糖衣)’로 감싼 과학 ‘알약’은 꽤 달콤하다. 난해한 이론을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신비한 세계의 일면을 접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스트럭처(구조)’를 주제로 꾸민 1전시장에 들어서면 네온관과 아크릴파이프로 만든 푸른빛 다면체가 먼저 눈길을 끈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이 개념화한 ‘플라톤 입체’를 구현한 작품이다. 기하학을 통해 우주 원리를 설명하려 한 플라톤은 우주를 구성하는 4원소로 불, 흙, 공기, 물을 꼽았다. 또 각각의 물질은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 형태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전상언 작가는 네온 조명 발광을 통해 이 정다면체들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낸다. 우주의 생성과 순환을 표현한 셈이다.

    ‘플루이드(흐름)’를 키워드로 삼은 2전시장에서는 이상민 작가의 ‘숨겨진 공간’이 시선을 붙든다. 우주를 이루는 최소단위가 소립자나 쿼크보다 더 작고 가는 끈이라는 물리학의 ‘초끈(superstring)이론’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차원과 할 수 없는 ‘여분차원(extra dimensions)’으로 나뉜다. 이상민 작가는 수많은 거울이 빛을 반사하는 다면체를 통해 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형상화했다. 빛이 쏟아지는 공간 안에 들어서면 생생히 다가오는 우주의 신비가 황홀하고 아름답다.

    이번 전시는 김경미 뉴미디어아트연구회 대표와 홍성욱 서울대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 교수가 함께 기획했다. 이들의 뜻에 공감한 미디어 아티스트 10명이 수리과학, 물리학, 화학 등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작품을 완성했다. 새로운 실험에 도전한 작가들은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마다 일반인 대상 워크숍도 연다. 전시, 워크숍 모두 무료다. 5월 9일까지, 문의 02-760-4611.

    과학이 예술의 옷 갈아입었다

    네온 조명이 ‘플라톤 입체’의 다양한 형태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전상언 작가의 ‘플라토닉 괘(Platonic Trigrams)’(왼쪽), ‘초끈이론’을 형상화한 이상민 작가의 ‘숨겨진 공간(Hidden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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