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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프런티어 시장에 ‘글로벌 뭉칫돈’

작지만 성장가능성 높은 아르헨티나 등 34개국 투자 급증

  •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jininij@woorifg.com

프런티어 시장에 ‘글로벌 뭉칫돈’

프런티어 시장에 ‘글로벌 뭉칫돈’
신흥국발(發) 금융 불안 우려가 증가하는 와중에도 눈에 띄는 흐름이 있다. 바로 프런티어 시장(Frontier Market)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각종 지수를 개발하는 기관에서 국가를 분류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프런티어 시장은 이머징(신흥) 시장보다 경제 규모는 작지만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말한다. 이를테면 차기 이머징 시장이 될 국가라는 뜻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머징 시장과 반대 방향성

기관마다 분류 척도가 다른 까닭에 프런티어 시장에 포함되는 국가 역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컨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MSCI)은 경제 발전 정도, 주식시장 시가총액과 유동성 조건, 시장 접근성을 기준으로 세계 각 나라를 프런티어, 이머징, 선진 시장으로 분류한다. MSCI가 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등 총 34개국이고 이 가운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는 2014년 5월부터 이머징 시장에 편입될 예정이다(표 참조).

따지고 보면 프런티어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2014년 들어 갑자기 발생한 것은 아니다. 그간의 자료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혹은 축소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2013년 상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조기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바 있다. 이 기간 MSCI 이머징 시장 지수를 추적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116.8억 달러가 순유출된 반면, MSCI 프런티어 시장 100 지수를 추적하는 ETF로는 1.8억 달러 자금이 순유입되며 대비를 이뤘다(그래프 참조).

2013년 11월부터 2월 사이 양적완화 축소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도 2월 24일 기준으로 앞에서 언급한 이머징 시장 ETF에서는 97.1억 달러가 순유출됐지만 프런티어 시장 ETF로는 1.7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급격한 자금 유출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데 비해 프런티어 시장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수익률이 상승한 것. 2014년 2월 24일 현재 MSCI 프런티어 시장 지수의 1년 수익률은 16.2%인 반면, 이머징 시장 지수는 -9.0%다. 요컨대 두 시장이 정반대의 방향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듯 프런티어 시장이 이머징 시장과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프런티어 시장이 이머징 시장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도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미국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고, 그 결과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은 성장성이 높은 이머징 시장으로 대거 유입돼 증시 상승을 부추겼다. 그러나 프런티어 시장은 양적완화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MSCI 이머징 시장 지수는 2009년부터 2년 동안 104.8% 상승했지만, 프런티어 시장 지수는 28.0% 상승하는 데 그쳤다. 거꾸로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는 국면에 이르자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이 빠르게 회수된 반면, 프런티어 시장은 충격을 덜 받을뿐더러 오히려 투자처가 부족해지면서 생긴 반사이익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차이점은 차이나 리스크가 끼치는 영향이다. 2월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양적완화 추가 축소 결정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리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작아 차이나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프런티어 시장의 특성이 오히려 투자 매력을 높인 것이다. 이들 나라와 중국의 무역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중국 전체 무역의 8.7%를 차지해 이머징 시장의 33.4%에 비해 매우 낮다.

프런티어 시장에 ‘글로벌 뭉칫돈’
소극적 성향 장기투자자에 적합

요컨대 프런티어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G2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 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이들 나라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금융시장 발전도가 낮아 시장 규모가 작고 유동성 제약으로 투자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이들 프런티어 시장에서는 이머징 시장에서 벌어진 투자 회수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향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지속되면 글로벌 투자자금은 경기가 개선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입될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프런티어 시장에는 소극적 성향의 장기투자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의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높은 에너지 자원 보유량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일부 프런티어 국가는 경제성장률이 7%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런티어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반면 이들 국가의 시가총액은 이머징 시장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시장 규모가 매우 작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보듯 정정 불안 같은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프런티어 시장이 단기보다 장기, 적극적 투자보다 소극적 투자에 더 적합해 보이는 이유다.

한편 신흥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출이 계속될 경우, 이들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견해가 주를 이뤄 유출 현상이 곧 종료될 수 있다. 이 경우 프런티어 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드는 추세도 함께 둔화될 개연성이 있다. 예를 들어 MSCI 이머징 시장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월 24일 현재 11.3배로 선진 시장 19.1배, 프런티어 시장 12.4배보다 낮다. PER가 낮다는 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향후 상승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본 것처럼 최근 프런티어 시장으로 몰려드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이머징 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투자처 부족 해소를 위해 움직인 돈이다. 뒤집어 말해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해소되면 이러한 현상은 진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간동아 928호 (p34~35)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jininij@woorif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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