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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 송화선 기자의 미술 여행

경쾌한 워킹에 발랄한 色 입히다

국제갤러리 줄리언 오피 개인展

  •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경쾌한 워킹에 발랄한 色 입히다

경쾌한 워킹에 발랄한 色 입히다
“아무 거리에서나 잠시 멈춰 서서 지나가는 군중을 바라보라. 이 걸어가는 인물들에게서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각 인물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차림을 연출하면서도, 낯선 이들과 뒤섞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작위적인 춤을 창조해낸다.”

영국 출신 팝아티스트 줄리언 오피(56)가 한 말이다. 그는 이런 ‘춤’을 캔버스에 구현하는 작가다. 붓이나 물감 대신 컬러 비닐조각을 이용해서다. 걷는 사람 모습을 몇 개의 선으로 단순화한 뒤 선명한 컬러 비닐을 입혀 채색한 그의 작품은 산뜻하고 역동적이다.

경쾌한 워킹에 발랄한 色 입히다
그가 한국 거리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는 ‘신사동 연작’은 더욱 그렇다. 늘씬한 옆선의 사람들이 세련되고 장식적인 옷을 입은 채 ‘캣 워크’(패션쇼 무대)를 걷 듯 유려한 움직임을 뽐낸다. 오피 자신도 이 거리 풍경을 보고 ‘의상의 화려함과 다채로운 색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행인 대부분이 20, 30대 여성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이곳이 서울에서도 옷 잘 입는 사람들만 모이는 거리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오피는 “런던 거리를 작업할 때는 채색이 거의 필요 없지만, 한국은 표현해야 할 요소가 무척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 작품은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오피가 이런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독특하다. 컴퓨터에 사진을 입력해 포토샵으로 처리한 뒤 색깔별 비닐을 출력해 옮겨 붙인다. 지극히 기술적인 이 스타일 때문에 오피에게는 ‘앤디 워홀 이후 최고의 팝아티스트’란 찬사와 ‘최악의 상업작가’라는 혹평이 동시에 따라다닌다.

하지만 사람 형상에서 눈, 코, 입 등 ‘디테일’을 지우고 걷는 동작의 리드미컬한 힘만 강조한 그의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무표정과 경쾌함의 조화가 묘하게 시선을 붙든다. 봄날을 떠올리게 하는 다채로운 색상도 즐거움을 준다. 오피는 이런 형상을 만드는 데 18세기 목판화 등을 참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사람 두상을 3D(3차원)프린터로 구현한 대형 레진 조각과 발광다이오드(LED) 패널로 움직임을 표현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3월 23일까지, 02-735-8449



주간동아 927호 (p69~69)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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