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9

2013.10.21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인문학은 밥이다’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3-10-21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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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김경집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640쪽/ 2만2000원

    “인문학은 잠깐의 열풍과 관심으로 적당한 지식을 얻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매일 밥을 먹어야 살 듯 언제나 꾸준히 공부하고 자신의 삶으로 내재화하는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은 평생의 공부이고 삶이다. 밥 먹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바야흐로 인문학이 대세다.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좌들이 꾸준히 개설되고, 기업은 직원의 인문학 소양을 비중 있게 평가하거나 인문학 전공자 채용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서는 인문학 없이도 사회적, 경제적 발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더는 복제 방식과 단편적 지식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철학을 배우고 가르치다 지금은 충남 해미에서 마음껏 책 읽고 글 쓰며 사는 저자는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철학은 물론 종교, 심리, 경제, 환경 등 12개 분야로 나눠 시간과 공간, 인물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낸다. 종횡무진 넘나드는 지식의 숲은 매우 넓다.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 다음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 등 무거운 주제는 물론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 성향과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개념까지 인식의 틀을 넓혀 나간다. 여기에 읽어볼 책을 소개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저자가 추천하는 최고의 인문학 교재는 뜻밖에도 ‘희곡’이다. 특히 저자는 기업에서 창의력, 상상력, 리더십, 팀워크에 대한 강의를 할 때 꼭 희곡을 다룬다고 한다. 이유는 한 가지다. 개인에게 주어진 조각조각의 업무에서 떨어져 나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려면 연출가가 희곡을 분석하듯 큰 그림을 그려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희곡을 무대에 올리는 작업 자체가 시각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

    인문학은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학문이다. “사람답게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많은 이에게 인문학은 등대가 되고 나침반이 된다. 그래서 인문학은 힘과 매력이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

    라종일 지음/ 창비/ 272쪽/ 1만3000원


    남한 대통령 암살을 목표로 한 ‘아웅산 국립묘소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30년이 흘렀다. 미얀마 군경이 생포한 강민철은 무기형을 선고받고 25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 숨졌다. 남북이 외면한 테러리스트의 비극적인 삶을 돌아본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부산은 넓다

    유승훈 지음/ 글항아리/ 442쪽/ 2만800원


    부산이 넓은 것은 자연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부산의 역사적 품이 넓다는 것이며, 문화적 너비가 광대하다는 것이다. 어머니 같은 바다의 해양문화와 내륙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충돌한, 오늘의 부산을 만든 역사의 힘 12가지를 추적한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자크 아탈리, 등대

    자크 아탈리 지음/ 이효숙 옮김/ 청림출판/ 768쪽/ 2만9800원


    인생은 언제 어디서 행운을 만날지, 불운을 만날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매순간 문제를 만나 고민하고 큰 타격을 입는다. 저자는 공자부터 아리스토텔레스까지 뚜렷한 삶을 살았던 23인의 지혜를 전한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파멸의 시대 저항의 시대

    크리스 헤지스 지음/ 한상연 옮김/ 조 사코 그림/ 씨앗을 뿌리는 사람/ 352쪽/ 2만 원


    지난 시절 미국의 자본가와 자본주의는 인디언, 흑인, 유색인종의 희생을 먹고 자랐다. 인간성이 매몰되고, 환경이 파괴되며, 가치관은 끝을 모르고 타락했다. 자본주의에 희생된 대중의 삶을 통해 미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직하학 연구

    바이시 지음/ 이임찬 옮김/ 소나무/ 578쪽/ 2만8000원


    직하학궁은 제자백가가 쟁명하고 논쟁하던 주된 장소였으며, 직하학은 제자백가 학술의 집약적 표현이다. 직하학궁은 진시황이 제나라를 멸망시키면서 끝을 맺었다. 학술의 중심, 창조적 사상을 생산했던 동양 최초의 싱크탱크를 만난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짜 공부란?
    아들의 아버지

    김원일 지음/ 문학과지성사/ 382쪽/ 1만3000원


    상업학교를 나온 아버지는 일본 유학을 다녀와 사상 공부에 열을 올리던 중 남로당 경남도당 책임지도원 자리에 앉게 된다. 아버지 당신은 대동 세상을 꿈꾼 혁명가였지만, 어머니에게는 사상에 미쳐 처자식을 버린 원망의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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