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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공노련이 중심 돼 노동운동 개혁하겠다”

김주영 2대 공공노련 위원장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공공노련이 중심 돼 노동운동 개혁하겠다”

“공공노련이 중심 돼 노동운동 개혁하겠다”
“공공부문 노동자가 앞장서 질 좋은 일자리 수를 늘리고 비정규, 여성,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펼쳐나가겠습니다.”

9월 11일 서울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주영(52·사진) 전국전력노조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공공노련은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도로공사, LH공사 등 18개 공기업 노동조합(노조)의 연합체로, 지난해 출범했다. 2002년부터 12년째 전력노조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공공노련 결성에 앞장섰고, 지난 1년간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그동안 박해철 공동위원장과 함께 연맹의 기초를 다졌다. 이젠 공기업 공공성 강화를 위해 힘 있게 나아갈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 당선을 축하한다. 전력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2002, 2005, 2008, 2012년 연거푸 당선됐고, 공공노련 위원장도 연달아 맡게 됐다. 비결이 뭔가.

“지난 20여 년 동안 노조 활동을 하며 늘 최선을 다해온 걸 동지들이 좋게 봐준 게 아닌가 싶다. 이번엔 단독후보로 출마해 선거전이 어렵지 않았다. 전력노조에서는 매번 경선을 치렀다. 우스갯소리로 ‘사선(死線)을 넘어 사선(四選)이 됐다’고 한다. 힘든 때도 많았지만 전력노조 위원장으로 일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등을 이뤄내 다른 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공공부문 부채 거론 울화통 터져”



▼ 향후 공공노련 활동 목표로 ‘공공성 강화’를 내세웠다. 어떤 뜻인가.

“국민에게 질 좋은 공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미다.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통해 공공부문을 황폐화시켰다.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일자리 3만6000개가 없어졌고, 부채는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공기업 노동자들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철밥통’을 놓지 않으려는 세력으로 매도당했다. 공기업 노조들이 지난해 공공노련을 만든 건 이러한 정부 정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 박근혜 정부도 7월 ‘공기업 합리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의 상시적 구조조정과 부채관리 등을 강조했는데.

“깊이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 ‘합리화’가 지난 정부의 ‘선진화’처럼 이름만 좋은 정책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 위원장은 역대 정부 모두 새로 들어설 때마다 공공부문을 개혁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기업은 그렇게 부패하고 방만하며 비효율적이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2008년 기획재정부 용역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공기업의 효율성은 대기업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노동자들도 공공서비스의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한전의 경우 1962년 설립 당시부터 지난해까지 488명이 현장에서 순직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부채 문제를 얘기하면 울화통이 치민다”고 했다. “만약 두부공장에서 두부를 콩 값보다 싸게 팔면 곧 빚투성이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현재 공기업 부채가 불가피한 것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전기요금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매우 낮다.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 덕분에 30대 대기업이 사실상 수조 원대 지원을 받는 셈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농사용 전기요금도 원가의 50%가 채 안 된다. 한전으로서는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LH공사도 그렇다. 임대주택을 한 채 지을 때마다 1억 원씩 손해가 난다고 한다. 이런 정책을 누가 만들었나. 그 책임을 공기업이 지는 게 정당한가.”

김 위원장은 “이런 사업을 국가에서 맡아 할 경우 국가 부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며 “현재 공공부문 부채의 상당액은 정부가 국가 부채를 낮추려고 공기업 뒤에 숨겨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일단 정부는 ‘공기업 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만 한 상태다. 그게 세금을 투입하겠다는 뜻인지, 요금을 인상하겠다는 뜻인지 정확지 않다. 만약 정책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빌미 삼아 공기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뜻이라면 사활을 걸고 막을 것이다. 이미 공공부문에서 많은 분야가 외주화됐다. 많은 사람의 삶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졌다. 경기침체기에는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지 거꾸로 가면 안 된다.”

“공공노련이 중심 돼 노동운동 개혁하겠다”

앞으로 3년간 공공노련을 이끌게 된 김주영 신임 공공노련 위원장(왼쪽 사진 오른쪽)과 권재석 수석부위원장. 김주영 위원장이 9월 11일 공공노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힘 없고, 빽 없는 이와 함께할 것

▼ 최근 정치권에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한전 부채 해결에 도움이 될까.

“전력노조는 오래전부터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요구해왔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아직 구체적인 개편 내용을 모르지만, 반드시 이 내용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한전 적자 감축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서도 필요한 정책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전력소비량에서 주택용의 비중은 15% 안팎”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일반 가정에만 희생을 강요해왔다”고 비판했다. 전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11배까지 높아지는 6단계 누진제가 가정용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다 보니 기업은 전기를 펑펑 쓴다. 전기요금이 현실화하면 가스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거나 고효율 설비를 설치해 사용량을 줄일 거다. 이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 등 생활 밀착형 이슈 제안부터 사회 전반의 방향성 모색에 이르기까지 공공노련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경우 공공부문이 노동운동을 주도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공공노련이 보편적 연대를 지향함으로써 ‘힘 없고, 빽 없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그가 공공노련의 활동 목표로 내세운 ‘공공성 강화’의 중심 내용이기도 하다.

“그동안 노동운동이 이기주의에 빠져 사회 양극화를 외면하고 스스로 혁신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합니다. 앞으로 전체 노동자의 70%에 이르는 비정규 노동자의 아픔을 어떻게 같이 나눌 것인지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노동운동 개혁의 견인차 구실을 하겠습니다.”

김 위원장의 포부다.



주간동아 905호 (p88~89)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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