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1

2013.08.19

종교를 넘어 사회공헌에 앞장선다

통일교 원모평애재단, 나눔과 봉사 통해 평화 문화 확산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입력2013-08-19 09:35: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종교를 넘어 사회공헌에 앞장선다

    통일교 사회공헌 재단인 원모평애재단이 2월 출범했다. 고(故) 문선명 전 총재와 한학자 총재(상자 안).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사회공헌 재단을 만들어 가동에 들어갔다. 그 배경이 흥미롭다. 복잡한 통일교 내부 문제가 이 재단을 통해 정리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공헌 재단인 원모평애재단(圓母平愛財團·설립자 한학자 총재, 이사장 김민하)은 문선명 전 총재가 타계 1년 전부터 설립을 발의하고 준비해왔던 단체다. 문 전 총재는 2011년 8월 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교내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모평애재단 설립을 지시하고 이후 여러 차례 재단 설립을 강조해왔다. 발의 1년 후인 2012년 9월 문 전 총재가 갑작스럽게 타계하자 통일교 측은 그의 뜻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재단 설립을 서둘렀고 올해 2월 20일 출범식을 가졌다. 이후 이 재단은 통일교 내 주요 사회공헌 사업을 한데 모으고 체계화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미래를 위한 1% 선한 나눔운동

    통일교 내부 지도자 중에는 문 전 총재가 자신의 생애 마감을 예감하고 사후를 위해 재단 설립을 지시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다른 한편으론 문 전 총재의 타계로 큰 타격을 입은 통일교 측이 자구책의 한 방편으로 원모평애재단의 설립을 추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교단 설립자이자 중심축이던 문 전 총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혼란을 막고, 논란의 중심이 됐던 후계구도 다툼에 의한 분열을 막을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로서 더할 나위없는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현재 통일교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한학자 총재가 가장 공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원모평애재단은 발기인 총회를 통해 김민하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이사장으로 위촉했다. 이사는 김효율(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선교회재단 부이사장), 양창식(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총회장), 박노희(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재단이사장), 박상권(평화자동차 사장), 김병수(세계일보 사장), 김석병(역사편찬위원회 원장) 등이며 상임이사는 김만호 선문대 교수가 맡았다.



    대외적 의미에서도 원모평애재단 설립은 주목할 만하다. 재단 측이 계획하는 사업 내용 대부분이 교단의 선교나 부흥보다 사회 전반의 공익사업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통일교 측은 종교의 사회적책임을 넘어 더 폭넓은 의미의 사회적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전에 종교의 현실 참여, 사회변화 주도를 강조해온 문 전 총재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총체적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통일교는 문 전 총재 생전에도 ‘국제과학자회의’ ‘세계평화정상회의’ ‘세계평화교수협의회’ 등 비종교 분야에서 각종 협의체를 만들고, 합의와 협의를 통한 공동 평화개념을 설파하며, 종교의 벽을 넘어선 공동선 개념을 확립할 것을 강조해왔다. 또 사단법인 자원봉사애원의 문화예술복지사업을 비롯한 사회봉사활동과 유니버설발레단 등 통일교가 보유한 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소외계층 대상 공연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해왔다. 또한 통일교 내 인적자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다문화가정을 수혜자가 아닌 지역사회 봉사활동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데도 힘써왔다.

    한 총재는 2월 20일 경기 가평의 천정궁박물관에서 진행한 출범식에서 “원모평애재단은 미래인재 양성에서 큰 구실을 하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장을 열어가는 공익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교 사회공헌 사업이 앞으로는 이 재단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 총재는 원모평애재단의 출범과 더불어 문 전 총재를 추모하는 뜻으로 전 세계에서 답지한 500억 원과 문 전 총재가 사용하던 헬기 판매대금 등 총 1100억 원을 재단의 모기금으로 출연했다. 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뜻있는 사람들의 기부금을 모아 기금 규모를 확충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원모평애재단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위대한 약속 미래를 위한 1% 선한 나눔운동’을 전개한다. 또한 신도들의 기부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그간 문 전 총재와 뜻을 같이하며 평화운동을 펼쳐온 각국 지도자들과 재단 비전에 동의하는 일반인들의 참여도 이끌어낼 방침이다.

    노벨상 버금가는 선학평화상 추진

    원모평애재단의 사업은 크게 교단의 평화 비전과 사상을 알리는 기념사업과 교단 내 인재를 육성하는 장학교육 사업, 그리고 나눔과 봉사를 통해 평화 문화를 확산해가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사업 초기에는 장학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면서 평화 비전과 사상을 선양하는 기념사업을 기획해 3년 내에 ‘선학평화상’ 시상 등의 사업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선학평화상은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쓴 개인이나 단체, 지역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공로상으로, 그 대상이 교단 내에 한정되지 않고 범세계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문 전 총재가 생전에 “노벨상보다 더 귀한 상이 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 통일교 측 설명이다.

    장학교육 사업은 통일교가 추구하는 평화세계를 이끌어나갈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다. 단순히 장학금을 전달하는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장학생들이 가진 평화에 대한 비전을 스스로 이루려고 노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장학금 신청자들은 평화 비전을 중심으로 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원모평애재단에서 마련한 방학 중 꿈캠프, 학습 멘토링, 선배들과의 드림토크 사업 등에 참여해야 한다. 미래인재 양성의 핵심 과정으로 설립된 천주평화사관학교에서는 9개국에서 온 청년지도자 41명이 5년 과정의 지도자 연수교육을 받고 있다.

    2월 출범식에서는 원모평애재단 사업의 큰 축인 사회공헌 사업을 위해 국내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모범적으로 전개해온 봉사단체와 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봉사상’ 시상을 진행했다. 이 봉사상 시상은 매년 계속할 예정이다. 원모평애재단은 또 종교 분야의 비영리재단이지만 내외부 감사에 대비해 회계준칙을 엄격히 적용해 재단을 투명하게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Ⅰ김민하 원모평애재단 이사장

    “초인류적 평화운동의 초석이 될 것”


    종교를 넘어 사회공헌에 앞장선다
    통일교 신도가 아님에도 원모평애재단 이사장직을 수락한 이유는 무엇인가.

    “종교와 사상을 초월한 범세계적 평화운동을 펼쳐온 문 전 총재의 행적에 크게 감명받았다. 일각에서는 통일교에 대한 왜곡된 생각들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것은 문 전 총재의 기본 철학인 참사랑과 평화, ‘one family under god(하나님 아래 한 가족)’이라는 사상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까지 문 전 총재가 펼쳐온 교육 사업과 통일 사업은 종교를 넘어선 초인류적, 범세계적인 것이었다. 비록 통일교 신도는 아니지만 종교, 인종, 국가, 민족의 높은 벽을 허물고 장학 사업과 사회봉사활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원모평애재단의 사업은 가히 종교를 초월한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기꺼이 동참하고 싶었다.”

    원모평애재단의 설립 의의는?

    “지금까지 조용히 진행돼온 통일교의 사회공헌 사업을 하나로 모아 총정리하고 재점검하면서 더 크고 폭넓은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선언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모평애재단은 문 전 총재의 평화사상을 설파하고 세계평화를 실현할 지도자를 양성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특히 선학평화상은 노벨평화상에 버금가는 범인류적이고 범세계적인 평화운동의 지도자를 발굴함으로써 세계평화운동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