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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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

  • 이성선

    입력2013-08-02 1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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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사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을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산에 걸린 달도



    빗자루 끝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아나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요즘엔 내 마음이 쓰레기통이 돼버렸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이런 일 저런 일이 가난한 동네 골목길 집 앞에 쓰레기처럼 방치돼 있다. 가만히 생각하니 너무 욕심을 내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걸 쓸어버려야 되는데…. 이 시가 떠올랐다. 오늘은 조용히 절 마당을 쓴다. 마당 쓰는 스님은 익숙한 모습이니까. ─ 원재훈 시인



    詩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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