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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폰’ 얕보다 큰코다칠라

중국 스마트폰, 하이엔드 시장 진입…브랜드 경쟁력 키워 NO.1에 도전장

‘짝퉁폰’ 얕보다 큰코다칠라

‘짝퉁폰’ 얕보다 큰코다칠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공개한 가장 얇은 스마트폰 ‘어센드 P6’.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만든 기업은 어디일까. 삼성전자도 애플도 아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다. 화웨이는 지난달 두께 6.18mm의 스마트폰 ‘어센드 P6’를 공개했다. 어센드 P6가 나오기 전 ‘가장 얇은 스마트폰’역시 중국 업체 ZTE가 만든 6.7mm 폰이었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애플은 치열하게 스마트폰 ‘두께 경쟁’을 벌였다. 두 회사가 두께가 얇은 디자인을 경쟁적으로 구현해내면서 12mm대였던 스마트폰 두께는 8mm대까지 줄었다. 그런데 중국 업체가 갑자기 6mm대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것이다. 중국에 밀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충격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 최고, 세계 최초 제품도 출시

그뿐인가.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회장은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키아 인수 가능성을 시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노키아와 통합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화웨이는 열려 있으며 노키아의 의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2년 전만 해도 일명 ‘짝퉁폰’으로 통하던 중국 휴대전화는 이제 세계를 호령하는 위치에 섰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중국발(發) 폭풍이 몰아칠 태세다.



중국 스마트폰이 고가품을 뜻하는 하이엔드(high-end)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더는 짝퉁폰을 만들며 시장을 뒤쫓아오던 중국 모습이 아니다. 이제는 ‘세계 최고,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제품도 내놓고 있다. 디자인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뭔가 어설프고 조악한 느낌이 아니다. ZTE ‘그랜드S’, 레노버 ‘K900’, 화웨이 ‘어센드 P6’가 대표적이다. 6mm대 초슬림 디자인에 절제된 윤곽과 세련된 질감을 자랑한다. 최고 수준의 부품을 채택하고 디자이너들도 적극 영입했다. 화웨이는 유럽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우고 현지 디자이너까지 고용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 공식 판매가는 500~600달러 수준. 800달러 정도에서 시작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4’나 애플 ‘아이폰5’보다 평균 30% 이상 저렴하다.

중국 업체가 자국 시장이나 남미 저가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도 옛말이다. ZTE는 유럽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5000만 대 판매가 목표다. 허스요우(何士友) ZTE 모바일기기부문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매업체를 통한 직접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ZTE는 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국 시장 매출이 올해 1분기 85% 성장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 4위를 기록했다. 1분기 선불폰(무약정) 시장에서 약진한 결과다. 지난해 스마트폰 3500만 대를 팔아치운 ZTE는 올해 유럽과 미국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4500만~5000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ZTE의 1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2%로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화웨이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화웨이와 레노버는 말할 것도 없다. 화웨이와 레노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스마트폰 600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카메라나 오디오 등 하드웨어 수준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들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다. 소니, 돌비 등 글로벌 업체로부터 기술을 조달한다. 소프트웨어는 구글 안드로이드로 인해 기존 하이엔드 스마트폰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화웨이가 노키아의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업고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면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노키아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2011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했을 때보다 더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짝퉁폰’ 얕보다 큰코다칠라

2012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 참가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전시관.

핵심 부품 자국 내에서 조달

중국 제조사들을 키운 원동력은 뭐니 뭐니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연평균 86%로 성장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1390만 대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일본(24%), 미국(19%)을 훨씬 웃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중국에서만 스마트폰 7800만 대가 팔려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17%나 올랐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모바일기기의 73.2%가 스마트폰이다.

3세대(3G) 이동통신 가입자 수도 중국 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준다. ‘테크인아시아’와 ‘파이낸셜 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3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이 공개한 5월 3G 가입자 수가 3억 명을 돌파했다. 5월 기준 중국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11억7000만 명이다. 3G 가입자 비중이 25%를 넘어선 것으로, 올해 안에 3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을 키운 두 번째 원동력은 소재·부품이다. 얇은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초정밀 금형·사출 등 기초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핵심 부품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을 중국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것도 저렴한 중국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중국의 소재·부품 산업 발전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소재·부품 산업을 키우려고 저금리 대출과 세금 우대 등 혜택을 제공했다. 해외 업체에는 관세 등 불이익을 줘 자국 내 첨단설비 투자나 합작사 설립을 유도했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관세를 5%로 올려 한국 업체도 중국 현지에 디스플레이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는 소재·부품 업체들이 연구개발비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명문대 출신 인력이 자국 소재·부품 기업에 취직하도록 다양한 혜택도 내걸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기술 역량도 향상됐다. 화웨이와 ZTE, 레노버 등은 직접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까지 개발한다. 화웨이는 어센드 P6에 자체 개발한 쿼드코어 AP를 썼다. ZTE도 자체 AP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중국은 자국 내 모바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직 체계를 더 강화해 핵심 부품의 조달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메모리를 제외하곤 카메라 모듈과 터치스크린 패널을 포함한 모바일 핵심 부품 대부분을 이미 자국 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부품 기업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좌지우지될 정도로 그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생산량이 늘면서 임베디드멀티칩패키지(eMCP),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 등 국내 반도체 수요도 촉진하는 상황이다. 현지 업체와 거래하려는 국내 부품 업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의 선전은 국내 스마트폰 기업의 전략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판매가 예상에 못 미치자 4.6인치, 5.8인치, 6.3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박래정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자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제조 생태계가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간동아 2013.07.08 895호 (p26~27)

  • 문보경 전자신문 통신방송사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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