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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객관적 정황이라면 비방 광고 아니다

경쟁 제품 유해 위험 지적

  •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객관적 정황이라면 비방 광고 아니다

객관적 정황이라면 비방 광고 아니다
제품제조 회사가 “플라스틱 용기 찜찜하셨죠? 이젠 강화유리 밀폐용기로 바꾸세요. 환경호르몬에 안전한 글라스락” 등의 문구를 광고에 이용했다면? 플라스틱 용기가 안전하지 못한 것처럼 표현하는 등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은 경쟁 제품의 유해성을 광고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 내용이 객관적 정황에 기인한 것이라면 비방 광고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특별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3월 14일 유리 밀폐용기 글라스락 제조사인 A사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상고심(2011두7991)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은 허위·과장 광고, 비방 광고를 금하고(제3조), 이를 위반하면 공정위는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제8, 9조)고 규정한다.

사실관계는 이렇다. 공정위는 A사가 2006년 1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환경호르몬에 안전한 글라스락’이라며 ‘특허 받은 내열강화유리’ 장점을 내세운 광고를 내보낸 데 대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식품 용기도 유해성분에 관한 식품의약품안전청 규정(식품공전)을 충족한다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서 “A사는 자기 제품 우수성을 밝히기보다 경쟁관계에 있는 플라스틱 제품을 근거 없이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쟁 제품인 플라스틱 용기의 환경호르몬 용출 가능성과 그로 인한 인체 유해성에 관한 우려를 자극하는 비방 또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며 2010년 과징금 1억4600만 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A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A사가 상고한 이 사건에서 “A사가 광고를 통해 플라스틱 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용출될 가능성 등에 의한 플라스틱 용기의 안전성에 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은연중에 부추김으로써 유리 재질인 자사의 글라스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높이려고 시도한 점은 알 수 있으나, 식품 또는 그와 직접 연관된 제품의 안전성, 인체에 대한 유해성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고도의 경각심을 갖고 그 위험을 미리 회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주어진 정당한 선택의 권리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유해성에 관해 어느 정도 객관적 근거를 갖춘 우려가 제기돼 현실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면 그 유해성이나 유해 수준이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경쟁 제품이 가지고 있는 유해 가능성 또는 위험을 언급하거나 지적하는 내용의 광고를 비방 광고로서 금지해야 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위 재판부는 “A사가 지적한 플라스틱 용기에서의 환경호르몬 용출 가능성과 인체 유해성에 관한 우려는 비록 논란 여지는 있으나, 우리 사회 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우려로 이를 뒷받침할 그 나름의 근거도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이를 근거로 자기 제품의 비교우위를 소비자에게 널리 인식시킴으로써 구매의욕을 고취하고자 한 것이 다른 한편으로 경쟁업체의 제품에 관해 다소 과장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A사 광고가 표시광고법에서 금지하는 비방 광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주간동아 881호 (p75~75)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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