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4

2013.02.04

우린 살롱 같은 미디어 꿈꿔요

팟캐스트 ‘ㅍㅍㅅㅅ’ 유쾌 통쾌하게 이슈 터치

  • 이응수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졸업 yieungsoo@gmail.com

    입력2013-02-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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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살롱 같은 미디어 꿈꿔요

    ‘ㅍㅍㅅㅅ’ 편집진인 이승환, 김정우, 임신혁(왼쪽부터) 씨.

    ‘살롱(salon)’은 17~18세기 작가, 시인, 예술 애호가가 모여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장소를 일컫는 프랑스어다. 18~19세기에 이르러서는 일반 애호가와 예술가를 직접 연결하는 구실도 하면서 시민층에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21세기 한국에도 당시 유럽 살롱과 비슷한 구실을 하는 공간이 있다. 너나없이 이슈를 접할 수 있고 그에 대해 한마디씩 할 수 있는 열린 곳, 바로 각종 온라인 미디어다.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이슈를 접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1인 1인터넷’ 시대가 된 덕택이다. 온라인 기반의 신규 웹진 ‘ㅍㅍㅅㅅ’(ppss.kr)도 ‘살롱’ 같은 미디어를 표방한다. 이들은 발간 후 한 달 평균 1만5000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비유하자면 골목을 벗어나 광장에 진입한 셈인데, 이는 그들 글이 누리꾼에게 주목받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이승환(32·회사원) ‘ㅍㅍㅅㅅ’ 대표는 19대 대통령선거(대선)를 열흘 앞두고 ‘ㅍㅍㅅㅅ’를 창간했다. 김정우(32·회사원) 주필, 임신혁(29·한의사) 편집장이 편집진으로 함께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미디어에 불만족스러워 시작했어요. 과도한 정파성에 빠지는 게 싫었죠. 진영논리라고도 하는데, 좌우 모두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의적 판단을 해버리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죠. ‘Don’t hate the media, To be a media(미디어를 싫어하지 말고, 직접 미디어가 돼라).’ 어디선가 봤는데 이 문구가 와 닿았어요.”(이승환)

    편집진은 일종의 큐레이터



    그들이 생각하는 ‘ㅍㅍㅅㅅ’ 모토는 전문성, 객관성, 그리고 유머다. 전문성을 위해 의사, 수의사, 심리학자, 통계학자, 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 등 각 분야 전문가 60여 명을 필진으로 섭외했다. 이들의 전문 분야를 활용해 대선후보들을 분석한 대선특집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 글에 객관성과 유머를 버무리려면 편집진 3명의 ‘에디터십(editorship)’이 필수다.

    “전문가 글과 생각이 원재료라면, 그걸 요리해 독자가 읽기 편하게 편집해야 한다는 거죠.”(김정우)

    사실 지금은 온라인 매체가 그리 새롭지 않다. 과거 ‘딴지일보’ ‘오마이뉴스’ 등 많은 온라인 매체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ㅍㅍㅅㅅ’는 그들과 차별화를 추구한다.

    “그들은 지사(志士)정신, 신파조가 너무 강해요. 과장된 정의감이 앞선다는 거죠. 무거운 주제를 다루더라도 밝고 유쾌하게 하고 싶어요. 화법이 가벼워도 메시지는 무거울 수 있는 거니까요.”(임신혁)

    매체 이름에서부터 그런 의도가 읽힌다. 인터넷 은어인 ‘ㅍㅍㅅㅅ’라니.

    “중의적이죠. 사람들이 자기만의 온갖 해석을 덧붙이면서 우리를 해석해주는 게 재미있어요.”(이승환)

    그들은 많은 사람이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미디어가 되고 싶다고 했다.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던 살롱처럼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미술관’을 언급했다.

    “작품 복원, 의미 부여, 조명 활용, 배치, 설명 등 일련의 과정을 제대로 큐레이팅하는 미술관처럼, 전문가 글을 끄집어내고 거기에 의미 부여를 하면서 편집하는 거예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어떤 글이라는 설명까지 함으로써 우리 편집진은 일종의 큐레이터가 되는 거죠. 큐레이팅 작업은 절대 자동화될 수 없잖아요. 이처럼 제대로 된 미술관 같은 매체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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