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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려견도 골골 늙어간다

‘애견 고령화시대’ 의료서비스도 변화

  • 이윤진 객원기자 nestra@naver.com

반려견도 골골 늙어간다

반려견도 골골 늙어간다

강아지 요가인 ‘도가’의 한 동작.

애견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의무화된 반려동물등록제 배경에도 키웠다가 쉽게 버릴 수 있는 ‘애완동물’ 개념이 아니라, 주인이 끝까지 반려동물의 삶을 책임지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담겨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나이든 개, 즉 노령견에 대한 대우도 달라졌다. 통상 7세 이상을 노령견으로 분류하는데, 사람으로 따지면 40대 중년에 해당한다. 2000년대 초반 반려동물 입양 열풍에 힘입어 반려견 개체수가 급증했는데, 이때 입양된 개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반려견 사회도 자연스럽게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반려견의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의료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노령견 클리닉’을 운영하는 이리온 동물병원의 문재봉 대표원장은 “노령견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10세 이상 노령견의 50%는 암으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라면서 “암이라고 하면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수술과 지속적인 항암치료를 병행하면 완치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령견 클리닉’ 등장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 관절이 약해지면서 디스크나 관절염 등 근·골격 질환을 앓는다. 키우던 반려견이 나이가 들어 근·골격 질환에 걸리면 대다수 주인은 어쩔 수 없는 노화현상으로 인식하고 내버려둔다. 생명에 지장 없는 근·골격 질환을 치료하려고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과 수술 후 관리라는 부담을 지고 싶지 않아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고 노령견 클리닉에선 다양한 의료기를 이용해 통증치료에 나서고 있다.



초음파와 근저주파 치료로 만성 근·골격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덜어주고, 레이저와 근저주파를 이용해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돕기도 한다. 또한 관절 부담을 덜어주는 수중 운동기구인 아쿠아로빅을 통해 디스크나 관절염을 앓는 노령견의 재활치료를 돕는다.

‘투약’과 ‘수술’이 동물병원 진료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동물병원에서는 양·한방 협진이 이뤄지고 있다. 한방치료의 핵심은 침과 뜸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침구치료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일본, 중국에선 노령견 치료나 근·골격 질환의 치료 및 통증 완화에 활용하고 있다.

이리온 동물병원의 신사경 한방의학과 과장은 “양방으로 진단이 어렵거나, 양방치료가 더는 효과가 없고 수술도 어려울 경우 한방치료를 권한다”면서 “대부분 침치료를 하면 상당히 편안해하는데, 어떤 환견은 치료하는 동안 잠을 자기도 한다”고 말했다.

암과 함께 노령견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매를 들 수 있다. 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치매에 걸리는 것이다. 노령견 치매는 뇌 기능에 이상이 오면서 사고능력과 인지능력, 기억력, 학습능력이 떨어지면서 발병한다. 주인을 못 알아보고 짖거나, 아무 의미 없이 제자리를 빙빙 돌거나, 계속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이상식욕을 보이거나, 배변 통제능력이 사라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아직까지 치매에 걸린 노령견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주인이 잘 보살피면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해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산책을 통해 반려견의 행동반경을 늘려주는 것이다. 자주 산책을 시켜 자연의 변화를 직접 접하게 하고, 더 많은 사람과 동물을 만나게 해 사회성을 길러주면 뇌 기능이 활성화하면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산책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량을 늘리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치매 예방법이다.

강아지 요가로 주인과 교감

반려견도 골골 늙어간다

노령견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 위쪽부터 노령견용 사료, 약용 샴푸, 치석제거용 간식, 항산화제.

더 적극적인 치매 예방을 원하는 견주 사이에서는 노령견용 항산화제가 인기다. 영국 다국적기업 벳플러스사에서 출시한 ‘액티베이트’는 DHA와 코엔자임Q10, 셀레늄 등 뇌기능 저하와 노화를 막는 성분을 함유해 견주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액티베이트의 국내 총판을 맡은 포베츠의 정설령 대표는 “영양제를 먹이는 것도 좋지만 식이요법을 통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주고, 6개월 단위로 정기검진을 받게 해 반려견에게 일어난 변화를 주인이 빨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령견 식이요법에서 가장 기본은 최적화된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연령대별로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노령견을 위한 시판사료에는 ‘시니어용’이라는 연령 표시가 돼 있어 사료 선택은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반려견의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노령견용 사료도 더욱 세분화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로얄캐닌 코리아의 ‘인도어 에이징 +12’다. 로얄캐닌 코리아 측은 “소화기, 신장, 심장, 구강 위생 등 나이가 듦에 따라 저하되는 기능들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라면서 “노령견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강아지요가협회 대표이자 수의사인 노나미 씨는 “노령견에게는 건강관리 못지않게 정서적 안정도 필요하다”면서 ‘도가(DOGA)’를 추천했다. ‘Dog’와 ‘Yoga’의 합성어인 도가는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 하는 요가로 미국, 홍콩 등지에선 이미 널리 알려진 운동 요법이다. 도가는 주인과 반려견이 함께 하는 요가 동작과 반려견을 위한 마사지, 명상 등으로 이뤄진다. 노 대표는 “근·골격 질환을 앓는 노령견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고, 주인과의 스킨십과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며 도가의 장점을 설명했다.

노령견의 건강을 지켜주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노령견 처지에서 생각했을 때 최고 보약은 주인과 함께하는 시간일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의지가 되고 기쁨이 되는 것은 가족의 사랑과 관심이다. 나와 내 가족의 ‘반려’가 생의 마지막을 편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손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반려견’이라는 생명을 떠맡은 견주가 지켜야 할 마지막 책임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주간동아 874호 (p50~51)

이윤진 객원기자 nest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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