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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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만족하는 일터, 박스터

‘박스터 패밀리 프라이데이’ 등 운영으로 가족친화인증 기업 선정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12-12-17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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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도 만족하는 일터, 박스터

    ‘박스터 가족의 날’ 행사 모습.

    #1 ㈜박스터 신장사업부 임상 매니저 이경아 부장의 자리는 두 군데다. 두 자리의 거리 차는 무려 232km. 2011년 그를 큰 고민에 빠지게 한 것도 바로 먼 거리에 각기 위치한 자리였다. 대구에서 임상 코디네이터로 신장 복막투석 환자를 돌보고 투석 교육 등을 진행하던 그가 임상 매니저로 승진함과 동시에 서울에서도 근무해야 했던 것. 커리어를 인정받아 승진 꿈은 이뤘지만, 이미 대구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던 그로선 주말부부의 기로에 서야 했다.

    가정과 일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이 부장의 사정을 안 회사 측은 그에게 남편과 함께 대구에서 근무하고, 일이 있을 때만 서울로 올라와 업무를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 아이가 어려 거주지를 옮길 수도, 승진을 포기하기도 힘든 그를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일주일에 1~2일 서울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그는 회사 오는 일이 ‘여행’처럼 기쁘고 설렌다고 한다.

    #2 얼마 전 큰아들을 군대에 보낸 한명숙 차장 역시 두 아이가 번듯하게 자라는 데 회사 덕이 컸다고 얘기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엄마 손길이 점점 필요해지자 한 차장도 가정과 일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다. 당시 신장 투석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던 그는 보람된 직업과 엄마로서의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던 중 회사의 ‘재택근무제’를 알게 됐다. 주로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던 그는 주저 없이 재택근무를 신청했고,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까지 직접 돌볼 수 있었다. 아이들 고등학교, 대학교 학비도 회사에서 전액 지원해줘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한 차장은 “아이가 유학을 고민할 때도 회사의 잘 갖춰진 장학금제도 덕분에 학비 걱정 없이 선뜻 지지해줄 수 있어 부모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탄력근무제를 활용해 매일 2시간씩 영어수업도 듣는다. 이제 곧 직장생활을 시작할 두 아이에게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에 대한 모범을 보여주는 셈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한국법인



    ㈜박스터는 혈우병, 신장질환, 면역체계 이상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를 위한 제품을 연구, 개발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박스터 인터내셔널의 한국법인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박스터는 1972년 혈액투석사업으로 한국에 진출해 복막투석액, 자동 복막투석기계 및 혈액투석 장비, 혈우병 제제, 마취제, 영양 수액제 같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업 특성상 간호사 출신 직원이 많으며, 여성 직원 비율도 높다.

    일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박스터는 다양한 인력과 포용력 있는 기업문화가 회사 성공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한다는 기업철학을 갖고 이를 위한 정책, 프로그램,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에 미국 본사 차원에서 조직 내 매니저와 임원급의 남녀 균형을 맞추고, 특히 여성 리더십 확대를 위한 ‘인재개발 정책(Talent Edge)’을 실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국법인도 여러 제도를 통해 직원 개개인이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런 제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각 부서 대표직원으로 구성한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 및 다양성 위원회(Work/Life Balance · Diversity Council)’도 매달 정기 모임으로 운영한다.

    ㈜박스터는 또한 재택근무제와 탄력근무제 등 근무형태를 조정하는 제도뿐 아니라, 가족이 엄마, 아빠, 아내, 남편 회사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매년 5월 ‘박스터 가족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직원들의 가족을 회사로 초청해 오피스 투어, 보물찾기, 공연 관람, 자원봉사활동 등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또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은 오전에만 근무하는 ‘박스터 패밀리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해 직원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최근 실시한 가족친화 관련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직원 74%가 ‘만족한다’고 응답해 가족을 위한 회사 제도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터는 매년 10월 하루를 정해 전 직원과 가족이 참여하는 ‘박스터 자원봉사의 날’도 운영한다.

    사람 경쟁력이 곧 기업 경쟁력인 요즘, 일하기 좋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단순한 복지 차원의 문제를 넘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존폐 여부까지 결정하는 경영전략으로 부상한 것이다.

    ㈜박스터는 회사 제도의 우수성과 직원 활용도, 만족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12월 3일 여성가족부 주최 ‘2012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 및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우수 가족친화인증 기업’으로 선정됐다. 직원 행복이 곧 회사 성과로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박스터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이현우 ㈜박스터 인사부 이사

    “일과 개인생활 양립 지원, 다양성 추구로 인재경영”


    박스터의 복지제도를 소개해달라.

    가족도 만족하는 일터, 박스터
    “세계 각국 100여 개 박스터 지사에서 다양한 국적, 인종, 나이, 성별을 가진 직원들이 근무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 배경이 다른 동료끼리 일할 기회가 많아 경영에서 다양성(diversity)을 매우 중요시한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기업문화를 가져야 좀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며 혁신적인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스터는 직원 개개인의 요구를 반영하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한다. 재택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을 통해 개인이 자기 생활에 맞게 근무형태를 조정함으로써 가정과 일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좋은 예다. 또한 직원 및 가족 건강검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원 가족이 사고를 당하거나 아플 때도 의료비를 지원한다. 혈우병, 만성 신부전 등을 앓는 직원이나 가족의 치료비도 회사가 전액 지원한다. 그뿐 아니라 직원에게 스트레스, 심리 불안 등 개인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전문 상담사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직장인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 모든 제도는 직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통해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경영 방침에서 비롯됐다.”

    다양성 추구로 얻는 성과는 무엇인가.

    “직원들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일과 개인생활의 양립, 직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여러 제도를 운영해온 결과, 한국법인 ㈜박스터의 경우 전 직원의 65%, 임원진의 약 40%가 여성 인력으로 채워졌다. 이는 단순히 수치상 여성 인력 비중이 커서 가족친화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여성 인력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는 근무여건과 문화가 구축됐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제도를 마련해도 활용도가 낮기 쉬운데, 제도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

    “㈜박스터는 각 부서 대표직원들로 구성한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 및 다양성 위원회’를 두고 매달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 위원회를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각종 제도의 부족한 점을 계속 모니터링한다. 또한 임원진이 솔선수범해 관련 제도가 실제로 활용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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