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6

2012.12.10

초저가 스마트폰 대박 예감

기본 기능 충실, 가격 대비 높은 품질에 소비자들 환영

  •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입력2012-12-10 0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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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가 스마트폰 대박 예감

    ZTE사의 스마트폰.

    20만 원대 저가 스마트폰 Z폰이 국내에서도 출시됐다. 중국 ZTE가 만들고 G마켓이 판매한다. 정식 출고가는 39만8000원으로 책정됐지만, 각종 할인을 받으면 23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아이폰5, 갤럭시노트2 등 100만 원에 육박하는 프리미엄폰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서 초저가 스마트폰 등장은 소비자에게 엄청난 희소식이다.

    이보다 더 저렴한 초저가 스마트폰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에서도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국내 회사가 개발한 것이다. 이 솔루션을 대만산 칩에 장착해 중국 4개 제조사가 생산한다. 원가와 유통 마진을 포함해도 100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만 원대 넥서스4의 한국 상륙도 점쳐진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전 세계 7개국 구글 플레이를 통해 출시된 넥서스4는 높은 성능에 저렴한 가격으로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 출시 요구가 높아지면서 구글과 LG전자가 국내 출시를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폰으로 세계 2강 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와 애플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애플이 저가폰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국내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산 스마트폰은 가격 면에서나 물량 면에서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위를 유지하려면 앞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저가폰 인기



    1~2년 전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짝퉁폰’이라 할 수 있는 ‘산차이(山寨)폰’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웨이, ZTE, 레노버 등이 저가 ‘정품’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 저가 제품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자 중국 제조사들은 저소득층을 공략하려고 1000위안 정도 하는 저가폰 개발을 시작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아직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4위는 모두 중국 업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6.7%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레노버가 14.8%로 그 뒤를 바짝 쫓는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는 점유율이 24.9%에 달했다. 짧은 기간에 중국 업체가 선전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중국 소비자들이 애플이나 삼성 대신 중국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390만 대였으나 올해는 3850만 대로 커졌다. 같은 기간 미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330만 대에서 2670만 대로 소폭 커지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시장 변화와 함께 중국 업체의 성장도 주목된다. 화웨이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며 판매량에서 LG전자를 제쳤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가트너 상하이지점 샌디 센 소비자 조사팀장은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 제품이 차지했다”면서 “외국 제품도 인기를 끌지만 시장은 240달러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내년 스마트폰 시장 성장 견인

    초저가 스마트폰 대박 예감

    스마트폰 넥서스4.

    한국에서도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G마켓을 통해 스마트폰을 출시한 ZTE는 국내 이동통신사와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초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도 ZTE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구글이 넥서스4 국내 출시 여부를 두고 협의 중인 이유도 국내에서 넥서스4에 대한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도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ZTE, 화웨이와 단말기 공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저가 스마트폰이라 하면 으레 짝퉁폰을 떠올린다. 그래서 품질에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가 스마트폰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용체계(OS)는 고가 스마트폰과 다를 게 없다. 사용해본 이들의 반응도 안드로이드폰과 다르지 않다고 얘기한다.

    오히려 Z폰은 기본 기능에 충실해 어린이나 고령층이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이다. Z폰은 3세대(3G) 네트워크 전용 모델로 4인치 디스플레이,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500만 화소 카메라 등 국내 제조사들이 보급형으로 내놓는 기본 성능을 모두 갖췄다. 게다가 G마켓은 TG삼보를 통해 1년간 무상 사후서비스(AS)도 제공해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넥서스4의 품질과 기능은 말할 것도 없다. 넥서스4는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4.7인치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 카메라에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4.2 OS인 젤리빈을 사용하는 등 다른 스마트폰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 인프라웨어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솔루션은 피처폰에서도 안드로이드 앱 대부분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 회사 솔루션을 적용한 폰은 중국 크로스모 앱스토어에서 1000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의 60% 이상(약 12억대)은 피처폰이 차지한다”며 “피처폰을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다면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저가 스마트폰의 활약으로 내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는 업체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KTB투자증권은 내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8억5000만 대로 올해 대비 23.3% 급증하리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이머징 마켓에서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 성장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올해 3억1000만 대에서 내년 3억2000만 대로 2.3% 증가하지만, 200달러 미만 중저가 스마트폰은 내년 64.8% 늘어난 3억4000만 대가 될 전망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비중은 올해 29.7%에서 내년 39.8%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애플과 삼성전자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포브스’는 최근 영국 버렌버그 은행의 ‘2013 IT 10대 예측(10 Tech Predictions For 2013)’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저가형 미니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일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중저가 수량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목표량을 3억5000만 대로 잡았다. 프리미엄폰만으로는 결코 충당할 수 없는 수다. 국내 한 전문가는 “내년은 200달러 미만 중저가 스마트폰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는 100달러대 저렴한 가격의 폰이 시장을 파고들어 업계 전체의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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