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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퇴압력은 직권남용 이현동 국세청장 법적고발”

안원구 前 국세청 국장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사퇴압력은 직권남용 이현동 국세청장 법적고발”

“사퇴압력은 직권남용 이현동 국세청장 법적고발”
이명박(MB) 정부 들어 사퇴압력을 받다 해임당한 안원구(52) 전 서울지방국세청(이하 서울청) 세원관리국장이 이현동 국세청장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조만간 법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 초 서울청장 신분이던 이 청장이 국세청 본청 감찰팀을 동원해 안 전 국장에게 부당하게 사퇴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에서다.

안 전 국장은 지인에게 세무사를 소개해주고 돈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2009년 11월 구속됐고, 지난해 11월 만기출소했다. 안 전 국장은 국세청의 사퇴압력을 거부하다 보복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출간한 ‘잃어버린 퍼즐’이란 책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해 국세청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책에는 △국세청 간부들의 부당한 사퇴압력 △그림로비, 골프로비, 태광실업에 대한 기획수사 의혹 등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관련한 의혹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의 문제점 △이명박 대통령의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던 서울 도곡동 땅과 관련한 부분도 들어 있다. 그러나 안 전 국장은 “의혹의 핵심은 국세청에서 벌어진 불법적인 행태와 검찰의 부실수사”라고 강조했다.

“부당사퇴 맞서다 보복수사 당해”

그동안 언론이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고, 검찰에서도 수사하지 않았지만 이 청장이 안 전 국장을 감찰하고 사퇴압력을 행사하도록 지시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청장의 이런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안 전 국장은 “그동안 언론은 국세청 고위공무원의 직권남용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검찰은 수사 의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이 국세청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기 시작한 건 2008년 11월경부터다. 이는 당시 국세청 감찰팀장이던 전모 씨의 진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 전 팀장은 지난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관련한 검찰수사 과정에서 “2008년 11월 말경 한 청장이 당시 특감팀장이던 나를 불러 ‘상부에서 안원구를 내보내라고 한다’고 해 내가 안원구를 내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국장은 “전 전 팀장은 검찰에서 ‘상부가 어딘지 말하기 곤란하다. 국세청이 아닌 외부기관’이라고만 답했다. 검찰은 ‘상부’가 어디인지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전 팀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지금까지 국세청 역사상 안원구의 경우처럼 특정인을 내보내려고 강제 연행 등 완력까지 동원한 사례가 있었느냐”는 검사 질문에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 전 국장에 따르면, 한 청장이 퇴임한 이후 안 국장에 대한 사퇴압력이 노골화했다. 이를 주도한 사람은 허병익 당시 국세청 차장과 이현동 서울청장이었다는 게 안 전 국장의 주장이다. 안 전 국장은 “2009년 6월 초 국세청 감찰과장이 ‘허병익 차장님께서 전하라고 해서 왔다. 안 국장님은 청와대에서 MB 뒷조사를 한 사람으로 분류됐으니 6월 말에 명퇴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 이현동 청장이 사퇴압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이현동 당시 서울청장이 감찰에 이를 지시했다는 걸 유모 감찰계장이 사실상 시인한 녹취록이 있다. 녹취록에는 ‘허 차장은 결재를 거부했고 그 대신 이현동 서울청장이 지시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당시 안 전 국장은 국세청 본청 소속 국장이었고 이현동 현 국세청장은 서울청장이었다. 따라서 국세청 본청 산하조직인 서울청 수장이 본청 감찰팀에 지시해 본청 소속 국장의 사표를 받아낸다는 것은 월권행위에 해당한다.

▼ 이현동 당시 서울청장에게 항의했나.

“직접 만나서 항의했다. ‘서울청장이 본청 감찰에 지시를 내린 게 사실이라면 절차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자 ‘본인이 편한 대로 생각하라. 그게(절차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냐’라고 답했다. 이 청장의 행동은 직권남용 죄에 해당한다.”

“검찰은 수사 의지가 없었다”

▼ 허병익 당시 차장에게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나.

“전화로 항의했다. 당시 허 차장은 국세청장 대행이었다. 그러나 허 차장은 ‘그 업무(안 국장에 대한 명예퇴직 지시)는 내가 모른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 (2009년 7월 취임한) 백용호 국세청장에게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

“백용호 청장에게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세 번이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백 청장은 면담을 거절하면서 국세청 총무과장을 통해 ‘모든 일은 이현동 차장에게 일임했다’는 답변만 전했다.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 왜 그동안 검찰수사를 요구하지 않았나.

“작년 초 한 전 청장 수사 때 검찰에서 내게 ‘고발하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말을 한 적은 있다. 그러나 수사 의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소장이든 고발장이든 낼 수는 없었다. 검찰은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도 수사에 나서지 않고 나에게 고발장을 낼 것이냐고만 물었다. 그런 태도를 보고 나는 검찰이 국세청 관련 수사에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분명한 점은 그동안 고발 의사가 없어서 고발을 안 한 게 아니라 고발해도 수사를 제대로 하리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문제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이현동 청장이 직권남용을 해가며 조직 내에서 부당한 일을 하는 것을 방조한 사람도 밝혀내야 한다.”

▼ 고발 시점은.

“현재 변호사와 상의하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한 전 청장 수사에 깊이 간여했던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은 지난해 한 전 청장에 대한 수사 당시 안원구 전 국장에게 이 부분(이현동 청장의 직권남용 등)에 대한 조사를 원하는지를 물었다. 그러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국세청이라는 조직 내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직권으로 수사에 나선다는 것이 올바른 결정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수사 범위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만약 수사팀이 안 전 국장에게 신뢰를 주지 못해 안 전 국장이 고발을 포기한 것이라면 수사팀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고발 의사가 있는지를 검찰이 분명히 확인했지만 그가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 전 국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고발할 것’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857호 (p38~39)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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