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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문재인과 안철수 단일화 관전법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추석 민심 좌우할 2040세대, 文-安 지지 놓고 격돌

  • 글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장악해야 대권을 잡는다.” 이 말은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에서 상식이 됐다. 유권자의 60%에 달하는 2040세대가 SNS를 통해 ‘날것의 정치’를 만나며 치열하게 싸우고 결집하면서, 실시간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 등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후보의 3자 대결구도로 치러질 이번 대선에서 과연 누가 SNS 민심을 장악할까.

9월 16일 ‘제18대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문재인 의원이 확정되고, 사흘 뒤인 1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SNS에서 관심사는 온통 ‘후보 단일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텍스트마이닝을 활용해 트워터에서 ‘단일화’라는 키워드 검색을 통한 버즈(buzz·재잘거림)량을 살펴보면, 16일부터 ‘단일화’ 버즈량이 늘기 시작해 19일엔 7275건에 달했다(그래프 1. 이하 데이터 분석 : 미디컴·위키트리, 데이터 제공 : 펄스K). 평상시보다 ‘단일화’ 버즈량이 약 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는 9월 30일 추석상의 주요리가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는 수치다.

이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주연이 되고 박 후보는 조연으로 밀려난다는 얘기도 된다. 9월 16일 문 의원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이에 대한 트위트 여론은 ‘긍정’이 59.8%에 달했고, ‘부정’은 10.5%에 불과했다(그림 1). 이 같은 트위트 여론은 즉각 여론조사 지지율에 반영됐다. 문 후보는 처음으로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앞서는 기적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文·安은 주연, 朴은 조연?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또한 19일 안 원장의 공식 출마선언에 대해서도 ‘긍정 트위트’ 47.7%, ‘부정 트위트’ 19.6%로 긍정 여론이 과반에 달했다(그림 2). 특히 안 후보에 대한 트위트는 ‘감동과 눈물’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이 많았다. 리트위트 상위순으로 뽑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wise**** : “안철수 씨의 대선 출마선언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현장에 수화통역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정치입문객인 안철수가 어쩌면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정치 프로들보다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네요.”(856건 RT)

@mtterki**** : “안철수 대국민 선언에서 젤 인상적인 말, ‘대국민행보를 비공개로 한 이유는 노동자, 농민, 실업자들을 만나는데 언론에 공개하면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없다’. 발상 자체가 다르다. 달라.”(135건 RT)

@PPa**** : “안철수 후보님의 선언문을 보고 있으니까 뭐랄까. 프러포즈 받는 여자의 기분을 알 것 같다.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단언하지 않겠어. 하지만 같이 가자. 우리 같이 행복해지자. 나는 아직 모자라지만 너와 함께 가면 행복해질 거야.’”(98건 RT)

문 의원의 후보 확정과 안 원장의 공식 출마선언이 SNS에서 각각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만큼 당연히 그다음 관심사는 ‘후보 단일화’로 모아진다. 9월 1~15일 트위트 민심과 문 의원이 후보로 확정된 16일, 안 원장이 공식 출마선언을 한 19일 트위트 민심은 확연히 달랐다(그림 3).

9월 1~15일 ‘단일화해야 한다 · 단일화 가능하다’ 5.5%, ‘단일화하면 안 된다 · 불가능하다’ 50.0%로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 회의적 트위트가 많았다. 이 시기는 민주통합당 경선이 문제투성이의 모바일 투표, 손학규 후보 등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의 경선 보이콧 개연성 등 파행으로 치달을 때였다. 또한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도 불확실한 시점이었다.

‘흑묘백묘론’ 정권교체

그러나 문 의원이 후보로 확정된 날 트위트 여론은 단박에 역전됐다. ‘단일화해야 한다 · 단일화 가능하다’가 59.5%로, 불과 하루 전날과 비교해도 12배나 급증했다. 반면 ‘단일화하면 안 된다 · 불가능하다’는 10.5%로 확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문 의원이 후보로 확정됐지만, 민주통합당 경선이 축제로 마무리되자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 것이다.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그러나 안 원장이 공식 출마선언을 한 19일에는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이 또다시 줄어들었다. ‘단일화해야 한다 · 단일화 가능하다’ 26.9%, ‘단일화하면 안 된다 · 불가능하다’ 44.5%였다. 이는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안 후보가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의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단일화의 공’을 민주통합당으로 떠넘기는 노련함을 보였고, 제1야당 후보인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되받아친 상황이었다. 16일 이전과 비교해서는 ‘단일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모호한 안 후보의 발언이 다시금 ‘단일화 기대치’를 반감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부터 대선 후보 등록일인 11월 25일까지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지지율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럴 때마다 ‘단일화’ 키워드는 출렁거릴 것이다. 다시 말해 두 후보는 ‘단일화’를 키워드로 트위트 여론을 묶어두는 데 성공한 것이다. 즉 본선 게임의 제1막이 펼쳐질 11월 25일까지 무대 주인공은 문 후보와 안 후보라는 얘기다.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왼쪽) 안철수 후보 측 금태섭 변호사가 9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금태섭 변호사를 협박한 의혹을 받은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 정준길 씨가 9월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아직 문 후보와 안 후보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트위트 민심이 기울었다는 증거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보다 ‘정권교체를 위한 흑묘백묘론’이 먹히는 분위기다.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박근혜를 이길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논리가 대세다. 그러니 이길 수 있는 후보 한 명을 뽑을 때까지 트위트 민심은 문, 안 두 후보에게 고정될 것이다.

박근혜 트위트 민심 잡을 묘책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흑묘백묘론’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8월 20일 일찌감치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된 박 의원은 그다음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부정적인 여론이 꼭짓점을 찍었다. 이후 전태일재단 방문(8월 28일), 안 후보 측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불출마 종용 협박 논란’(9월 6일),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9월 13일), 홍사덕 전 선대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9월 17일), 송영선 전 의원 금품수수 요구 녹취록 파문(9월 19일) 등 악재가 줄줄이 사탕이었다. 그때마다 버즈량은 급증했고, 비난 여론은 거셌다. 널뛰듯 트위트 민심이 흔들렸다(그래프 2).

구체적으로 ‘그림 4’에서 보면 봉하마을과 전태일재단 방문 등 광폭행보, 인혁당 발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각각 88.6%, 87.4%, 63.4%에 달했다. 그러다 보니 후보로 선출된 이후 박 후보에 대한 비난 트위트는 60~70%에 고정됐을 정도다. 절대 위기 상황이다.

그러니 어찌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버즈량은 곧바로 여론조사에 반영됐다. 박 후보는 9월 16일 문 후보에게 추월당했고, 19일엔 안 후보에게도 추월당했다. 트위터 민심이 중요한 이유는 트위트에서 실시간으로 여론이 들끓다가 성숙되고, 고점을 치고 나면 곧바로 여론조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박 후보 측에 위안이라면 ‘5080세대의 화석 같은 35% 고정 지지율’이 있다는 사실이다.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그렇다고 박 후보에게 SNS 탈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9월 18일 가천대 특강과 관련해 학생 강제동원 의혹이 트위터를 통해 일파만파로 번졌으나, 가천대 총여학생회가 공식적으로 견해를 밝히자 여론은 급반전됐다. 박 후보에 대한 긍정, 옹호 여론이 68.2%에 달했다. 진실이 드러나자 박 후보 지지층이 들고 일어나고 중립적인 트위터 이용자들까지 가세한 것이다. 리트위트도 상당히 활발히 이뤄졌다.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양상이었다. 트위트 민심을 일거에 반전시킨 가천대 사건에서 보여주는 교훈은 “트위트 민심을 잡을 수 있는 왕도는 ‘진정성’뿐”이라는 불변의 사실이다. 당시 트위터를 통해 퍼진 구체적인 트위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URmasunsh**** : “저 인간들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허위사실 선동…토 나옴.”(562건 RT)

@mmugun**** : “박근혜 특강 관련 가천대 총여학생회 입장 발표. 좌좀님들 허위사실 적당히 유포하세요. 단체로 콩밥 먹어야[분노게이지 상승].”(562건 RT)

@puc**** : “좀비들이 이걸 강제동원했다고 거짓 선동하는 모양인데 허재현 기자에 문성근 고문까지 가세했군요. 야권의 수준 알 만합니다. 이제 이런 거 안 통하는 거 모르나. 참 한심하다.”(446건 RT)

@Park_Do**** : “[기사탐독요망] 민주당 국회의원들이여 트집 잡을 게 그렇게 없나? 학생들 강제동원했다고 트집 잡게. 참 더러운 자슥들이네. 치졸하고. 진중권 자네도 마찬가지야.”(396건 RT)

@pucap**** : “가천대 총여학생회 ‘가천대 특강은 총학생회가 새누리당에 요청해서 이루어졌다’.”(370건 RT)

@ilb**** : “일본 부인 둔 친일 중권이는 안 끼는 데가 없고, 긍정이란 단어를 모르는 자기들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틀을 못 벗어나고 있어 안쓰럽다.”(360건 RT)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투표 독려와 사퇴 압력 예고

기존 언론 보도를 여과 없이 SNS를 통해 직접 전달하고, 해석하고, 논평하고, 싸우고, 편 가르고, 지지세를 확장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2040세대. 당연히 후보 단일화에도 개입하려 들 테고, 문 후보와 안 후보 가운데 지지율이 처지는 쪽에는 사퇴 압력을 가하기도 할 것이다. 그 첫 실험대가 될 이번 추석에도 2040세대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다. 왜? 그들은 자기 꿈을 이뤄줄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트위터 혁명’을 원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가 SNS를 장악할까. 현재 가장 숨차 보이는 후보는 박 후보다. 그러나 90일 남았다.

후보 단일화? SNS에 물어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9월 18일 오후 경기 성남 가천대 예음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주간동아 856호 (p46~50)

글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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