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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 다핵탄두 미사일 미국 겨냥한 ‘무력 시위’

3차례 시험 발사 이례적 공개에 美는 MD 체제 확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중, 다핵탄두 미사일 미국 겨냥한 ‘무력 시위’

중, 다핵탄두 미사일 미국 겨냥한 ‘무력 시위’

중국의 DF-31A ICBM이 건국 60주년을 맞아 톈안먼 광장을 지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미사일 전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미국은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미사일방어(MD) 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창(槍)을 간다면, 미국은 더 넓고 견고한 방패(防牌)를 만드는 셈이다.

중국은 최근 한 달간 다핵탄두 미사일(Multiple Independently-targeted Reentry Vehicle·MIRV)을 세 차례나 시험 발사해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MIRV는 동시에 탄두 여러 개를 탑재해 각각 다른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한 번의 발사로 미사일 여러 기를 동시에 발사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이 시험 발사한 MIRV는 지상발사 이동식과 고정식, 수중발사 등 그 형태가 다양해 미국의 우려가 깊다.

중국의 다핵탄두 미사일 중에서도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DF(東風·둥펑)-41이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7월 24일 중부 산시(山西)성 우자이(五寨) 미사일·우주시험센터에서 북서부 고비사막으로 DF-41을 사상 처음 시험 발사했다. DF-41은 최대 사거리가 1만4000km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DF-41이 더욱 가공스러운 이유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핵탄두를 한꺼번에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중량 1200kg까지 핵탄두를 탑재 가능하다. 최대 음속의 10배(마하 10)로 비행하는 핵탄두들이 목표물 10곳을 동시 타격하면 미국 MD 체제로는 완벽한 요격이 불가능하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탄두 10개 동시 탑재

DF-41은 직경 2m, 길이 15m, 중량 25t이며 3단 고체연료 추진체로 발사된다. 차량과 열차에 탑재한 상태로 발사할 수 있다. 중국이 현재 보유한 이동식 ICBM은 DF-31과 DF-31A인데, 사거리가 각각 8000km와 1만1000km이며, 탄두 수는 3~5개다. DF-31A는 미국 서부 일부 지역만 공격할 수 있다. DF-41은 DF-31A의 성능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필립 카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DF-41을 32기만 실전 배치해도 인구 5만 이상인 미국 도시들이 공격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DF-41은 선제공격용 ICBM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전략적 의도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2005년 ‘국방백서’를 발표하면서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진위를 의심해온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들은 이번 DF-41 시험 발사를 통해 중국이 그동안 비밀리에 핵전력을 강화해왔음이 입증됐다고 본다.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래리 워첼 연구원은 “DF-41의 다탄두에는 모조 탄두 장착이 가능해 MD를 교란시킬 수 있다”면서 “DF-41이 이동식이라 탐지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DF-41 개발 능력을 과소평가해왔다.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들은 당초 중국이 DF-41을 2015년쯤 개발하리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방부가 5월 의회에 제출한 ‘2012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도 “중국이 다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이동식 ICBM를 개발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기술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예측을 3년이나 앞당긴 셈이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리처드 피셔 국제평가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DF-41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볼 때 2015년께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은 2020년쯤 DF-41에 장착할 수 있는 탄두 900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F-41 1기에 탄두를 최대 10개 장착한다고 가정하면 중국은 2020년께 DF-41 90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DF-41의 개발과 제조는 중국항천과공집단공사(中航天科工集公司·CASIC), 시험 발사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총괄하는 제2포병이 맡았다.

중국은 이와 함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JL(巨浪·쥐랑)-2도 시험 발사했다. JL-2 시험 발사는 8월 16일 보하이(渤海) 만에서 중국 차세대 전략 핵잠수함인 진급 핵잠수함(Type-094)이 실시했다. JL-2는 사거리 7200km, 길이 13m, 직경 2.25m에 핵탄두 10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은 진급 핵잠수함에 JL-2 12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JL-2는 DF-31을 수중발사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진급 핵잠수함은 수중배수량 1만1000t, 길이 135m, 속도 20노트에 533mm 어뢰발사관 6문을 보유하고 있다.

해상에서도 핵무기 공격 가능

중, 다핵탄두 미사일 미국 겨냥한 ‘무력 시위’

중국이 JL-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미 진급 핵잠수함 5척을 건조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2척을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앞으로 진급 핵잠수함 8척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JL-2를 2년 안에 진급 핵잠수함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은 사상 처음으로 해상에서 핵무기 공격을 할 수 있는 해양 핵 군사력을 갖게 된다. 적국의 핵 공격을 해상에서 보복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는 것이다. 전략 핵잠수함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에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MAD)’라는 개념에 따라 개발됐다. MAD는 적국이 선제공격을 해오더라도 충분한 보복용 핵미사일을 보유하면 적국이 일방적인 공격을 계속할 수 없음을 가리킨다. 중국이 전략 핵잠수함에 다핵탄두 탄도미사일까지 탑재할 경우, 미국의 선제공격에 맞서 보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중국이 세 번째 시험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DF-5A이다. 중국은 8월 20일 우자이 미사일·우주시험센터에서 북서부 고비사막으로 DF-5A를 시험 발사했다. DF-5A는 중국이 이미 실전 배치한 지하 기지(silo)에서 발사하는 고정식 ICBM이다. 중국은 1983년부터 단탄두 탄도미사일인 DF-5를 다탄두 탄도미사일로 개량하려고 노력했는데, DF-5A는 탄두 6개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DF-5A는 길이 31.6m, 직경 3.35m, 중량 183t에 2단계 액체 추진체로 발사된다. 사거리는 1만2000~1만5000km로 현재 중국에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ICBM이다. 중국이 DF-5A를 느닷없이 시험 발사한 것은 MIRV의 성능을 개량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피셔 연구원은 “중국이 시험 발사한 DF-5A는 사실상 DF-5B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동아시아 개입에 맞불

중, 다핵탄두 미사일 미국 겨냥한 ‘무력 시위’

미국 이지스구축함 호퍼호가 SM-3 요격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 철저히 비밀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번 세 차례의 ICBM 시험 발사는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겅옌성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8월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제2포병이 최근 중국 국경 내에서 일련의 정상적인 무기 시험을 했다”며 “중국은 제2포병을 강화하고, 전략적 억제력과 방어 작전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그러나 시험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에 대해선 확인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8월 27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제2포병이 전국 모든 도로망 위에서의 이동식 차량 발사, 지형과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발사, 모든 방향으로의 신속한 발사, 전천후 발사 등 4가지 발사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ICBM 시험 발사를 공개한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재개입 정책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군사력 이동 전략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자국을 포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셈이다. 황둥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이번 공개의 핵심 메시지는 미국을 향해 인민해방군의 향상된 탄도미사일 기동성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들어 탄도미사일과 핵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미국은 탄도미사일을 사거리에 따라 단거리(1100km 미만), 준중거리(1100~2750km), 중거리(2750~5500km), 대륙간(5500km 이상)으로 구분한다. 반면 중국은 단거리(1000km), 중거리(1000~ 3000km), 장거리(3000~8000km), 대륙간(8000km 이상)으로 나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중국이 탄도미사일을 얼마나 가졌는지, 핵전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국제적인 군사 연구기관들도 중국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보유량을 추정할 뿐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2012년 세계 핵전력 보고서에서 중국은 탄도미사일을 지상발사용 130기, 수중발사용 48기, 항공용 20기를 보유하며, 크루즈(순항)미사일 150~300기를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SIPRI는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240개라고 추정했다.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도 중국이 작전 배치한 핵탄두 175개와 비축 혹은 폐기 예정인 65개를 포함해 240개 내외의 핵탄두를 가진 것으로 본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중국의 핵탄두가 300~400개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일부 핵·미사일 전문가는 중국이 훨씬 많은 탄도미사일과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빅토르 예신 전 러시아 전략로켓군 사령관은 중국의 핵탄두가 1600~1700개라고 추정했다. 피셔 연구원도 중국의 핵탄두가 1032개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버 교수 역시 중국이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등 핵무기 현대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어떤 추정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하 수백m 깊이 동굴에 핵탄두를 비롯해 각종 탄도미사일을 이동 배치할 수 있는 지하 그물망식 통로 기지인 ‘지하 만리장성’을 구축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중국 ‘궈팡바오(國防報)’는 “지하 미사일 기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설이 화베이(華北) 산악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내부 터널 길이가 5000km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태 지역에 이지스함 집중 배치

중, 다핵탄두 미사일 미국 겨냥한 ‘무력 시위’

미국이 X-밴드 레이더를 수송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중국이 지난 5년간 핵전력을 25% 증강했으며 2020년에는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탄두가 2배 이상 늘어나리라고 본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핵무기 사용을 최종 결정하는 곳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이며, 중앙군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인민해방군 총참모부를 거쳐 제2포병에 명령이 내려진다. 제2포병은 현재 지하 만리장성을 건설,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제2포병이 보유할 ICBM의 핵심 전력은 DF-41이 될 것이 틀림없다.

미국은 중국의 ICBM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다 전력도 크게 강화하자 충격을 받은 듯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MD 체제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8월 23일 정례브리핑에서 MD 체제 구축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면서 “MD 체제 확대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절반만 사실이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명분삼아 실제로는 중국의 ICBM에 대비하기 위해 MD 체제 확대에 나섰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위협도 어느 정도 고려한 것이다.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MD 체제를 확대하려는 목적은 무엇보다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최첨단 X-밴드(band) 레이더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다.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시스템인 X-밴드 레이더는 48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야구공 크기의 금속 물체까지 식별 가능할 만큼 미사일의 탄두와 발사체, 유도장치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이 레이더가 미사일을 탐지하면 요격미사일이 레이더가 유도하는 대로 날아가 적 미사일을 격추한다. X-밴드 레이더는 최신예 요격미사일인 SM-3를 장착한 이지스함(ABMD)에 탐지와 식별 정보를 제공한다. ABMD도 자체적으로 SPY 계열의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지만 X-밴드보다 탐지 거리가 짧다. 따라서 X-밴드가 지원할 경우 ABMD의 활동 반경이 크게 넓어질 수 있다.

미국은 2018년까지 ABMD를 현재 26척에서 36척으로 늘릴 계획이며, 그중 60%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X-밴드 레이더는 적의 탄도미사일 발사 탐지 및 식별 정보를 육지에 배치된 전역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에도 보낼 수 있다. THAAD는 패트리어트-3(PAC-3) 미사일보다 요격 고도와 범위가 넓다. THAAD는 대기권으로 진입한 적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개념으로, MD 체계의 최종 단계를 말한다. 미국은 THAAD를 6대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중국의 창이냐, 미국의 방패냐

미국은 2006년 일본 북부 아오모리현 샤리키(車力) 기지에 X-밴드 레이더를 설치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X-밴드 레이더 설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X-밴드 레이더가 추가 설치될 후보지는 현재 미군기지가 있는 오키나와가 아닌, 일본 남부의 다른 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필리핀에도 X-밴드 레이더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X-밴드 레이더가 세 곳에 설치될 경우 이 레이더들이 하나의 호를 형성하면서 중국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더욱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북한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도 추적 가능하다. 스티븐 힐드레스 미국 의회조사국(CRS)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X-밴드 레이더가 증강 배치되면 북한은 물론 중국 본토의 상당 부분까지 감시 영역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정확히 목표를 타격하려면 인공위성이 제공하는 정보가 필요하다. 이에 중국은 올 연말까지 자체적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영어명 COMPASS)’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구축할 계획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은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목표물과 발사 장소 간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 최적의 경로를 찾아준다.

미국은 중국 인공위성을 공격할 우주무기 개발에 한창이다. 미국은 현재 X-37B라는 군사용 무인 우주왕복선을 개발 중이다. 무인 우주왕복선은 최대 9개월 동안 우주에 머물 수 있다. X-37B는 원래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90년대 개발을 시작했고 공군이 인수했다. 길이 8.4m, 날개 너비 4.6m인 X-37B의 속도는 마하 25다. X-37B가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대외적으로는 ‘일급비밀’이지만, 중국은 X-37B가 지구 궤도상에 있는 다른 국가 위성을 파괴하는 임무를 맡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미국의 MD 체제 확대가 중국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무튼 미국과 중국 간 미사일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



주간동아 854호 (p46~49)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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