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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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광고 도대체 뭥미?

멀티캐리어, LTE 워프, VoLTE 소비자들 이해 못 해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산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2-09-10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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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E 광고 도대체 뭥미?
    TV를 보면 이동통신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광고가 자주 눈에 띈다.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LTE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광고전도 치열하게 전개하기 때문이다. 각 이동통신사는 광고를 통해 자사만의 강점을 강조하지만, 소비자들이 LTE 광고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LTE 자체도 생소한 데다 멀티캐리어, LTE 워프(Warp), VoLTE (LTE 음성통화)같은 전문 용어 때문이다. 800MHz, 1.8GHz 같은 주파수 대역도 감이 안 온다. 사정이 이러하니 소비자는 광고를 보면서도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달리 보면, 광고에서 말하는 기술의 의미만 제대로 알아도 각 이동통신사의 강점을 알아챌 수 있다는 얘기다.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신하균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는 SK텔레콤 광고. 두 배우는 “내 이름은 던(done)이야”라며 LTE에 관한 모든 것이 완성됐다고 말한다. ‘속도’ ‘전국망’ ‘세계 최초 멀티캐리어 상용화’를 강조하면서 “선택의 고민은 끝났다”고 외친다.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고민할 필요 없이 SK텔레콤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시리즈로 제작되는 ‘던(done)’ 광고 후속편도 기술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모델 역시 1위 이동통신사에 걸맞은 최고의 배우를 내세운다는 전략에 따라 전지현 등이 등장한다. SK텔레콤은 “새 TV 광고에서는 커버리지와 속도는 물론, 세계 최초 멀티캐리어 기술 상용화 등 기술경쟁력에서도 앞서나가는 1위 사업자의 자신감을 강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과 전국망을 구축했다는 것까진 알겠는데, 멀티캐리어 상용화는 무슨 얘기일까. 멀티캐리어란 두 개 주파수 대역을 묶어 하나의 주파수처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SK텔레콤이 LTE용으로 보유한 800MHz 대역과 1.8GHz 대역을 모두 사용한다는 얘기다. 단말기가 LTE 망을 이용할 때 더 빠른 속도의 주파수 대역을 자동으로 선택해 접속하는 것이다. 특정 주파수 대역에 접속이 몰리는 것을 막아 효율적으로 망 부하를 분산할 수 있다. 이를테면 새로 개통한 고속도로라도 차량이 몰려 정체현상을 빚으면 고속도로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이를 방지하려고 도로를 하나 더 확장, 개통해 차량을 분산하는 셈이다.

    KT와 SKT는 속도로 승부

    SK텔레콤은 5월 30일 세계 최초로 멀티캐리어 시범 서비스를 서울 강남의 강남역과 교보타워 사거리 구간에서 개시하고, 7월부터 상용화했다. 연내 서울 전역 및 부산에 적용할 예정이며, 내년 초까지 광역시 및 수도권 주요 도시 등 전국 23개 시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KT LTE 광고 하면 ‘빠름, 빠름, 빠름’과 ‘LTE 워프’가 떠오른다. KT의 LTE 광고는 공상과학(SF)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가 등장해 빠른 데이터 속도를 강조한 ‘LTE 워프’편부터 화제였다. 다스베이더라는 익숙한 캐릭터가 등장했고, 기지국을 분산해 속도를 높여주는 워프 기술에 대해 비교적 쉽게 설명했다.

    후속편은 젊은이 사이에서 최고 인기 그룹으로 떠오른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중독성 있는 노랫말이 인기다. “빠름 빠름 빠름, LTE 워프, 올레”라는 CM송은 어린이도 따라할 정도. 프랑스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파담 파담(두근두근)’의 후렴구를 ‘빠름 빠름 빠름’으로 바꿔 부른 것인데, 전편과 마찬가지로 속도를 강조했다.

    광고‘빠름’ 시리즈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계속 내보내면서, 손바닥에 그리는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내용에 변화를 줘 각인 효과를 높였다. 실제로 한국CM전략연구소가 조사한 7월 CM월간동향에서 가장 효과가 큰 광고로 조사됐다.

    KT 광고가 내세우는 경쟁 포인트는 ‘LTE 워프’ 기술과 이를 이용한 ‘빠른 속도’다. LTE 워프는 트래픽 상황과 가입자 분포에 따라 소프트웨어로 기지국의 지역별 용량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기술이다. 가상화 기술인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 기술을 통해 최대 144개 기지국을 하나의 가상 기지국처럼 운용함으로써 일반 LTE 대비 기지국 용량을 80% 높였다. 또 기지국 간 경계 지역에서 발생하는 간섭을 최소화해 이동 중에 접속하는 네트워크 속도가 일반 LTE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KT와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했으며, ‘LTE 월드 서밋 2012’에서 ‘최우수 LTE 네트워크 사업자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TE 광고 도대체 뭥미?
    VoLTE로 시장 재편 노리는 LG유플러스

    이동통신 시장 만년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고착화한 시장 구도를 재편하는 핵심으로 LTE를 꼽았다. LG유플러스가 LTE 사업 초기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도 그 때문이다. ‘LTE 위의 LTE’ ‘LTE는 유플러스가 진리’ 등의 시리즈 광고 역시 선도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그맨 김준현과 송병철이 등장한 ‘매장’ 편과 ‘비상대책위원회’편에서는 타사 대비 최대 2배까지 제공하는 데이터 용량을 강조했다. 이어 ‘용감한 녀석들’을 내세운 광고에서는 전국 모든 읍면에서도 통하는 촘촘한 전국망을 내세웠다. 가장 최근 선보인 ‘VoLTE로 또 한 번 앞서갑니다’ 편에는 LTE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VoLTE 광고는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노를 저어가는 뱃사공의 모습을 통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가는 개척자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정제된 카피와 정적인 영상의 VoLTE 광고로 VoLTE에서도 LG유플러스가 1등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면서 “국민 삶과 생활을 바꾸고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주도하는 ‘LTE 위의 LTE’ ‘LTE는 유플러스가 진리’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VoLTE는 음성신호를 데이터화해 LTE 망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기존 음성통화보다 음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통화 중에 사진이나 지도 등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통화연결 시간도 기존보다 2∼20배 단축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8월 8일 상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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