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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자중지란’ 민주당 경선 02

결선투표 그것이 ‘문’제일세

문재인 8연승에도 50% 미달…‘비문’ 3인방 여론 뒤집을 ‘한 방’ 의문

  • 이명환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mhan@naeil.com

결선투표 그것이 ‘문’제일세

결선투표 그것이 ‘문’제일세

9월 6일 오후 광주광역시 화정동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왼쪽부터).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의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9월 6일 광주·전남 경선까지 파죽의 8연승을 거둔 문재인 후보 대세론이 유지된 가운데 손학규, 김두관 두 후보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9월 1일 전북 경선에서 선전한 정세균 후보는 ‘유일한 호남후보’를 내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8월 25일 경선 시작점인 제주 경선에서 불거진 ‘모바일투표’ 오류가 확인되면서 경선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문 후보 과반득표 쉽지 않을 듯

결선투표 그것이 ‘문’제일세

8월 29일 태풍 피해 농가를 찾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위부터)

제주에서 승기를 잡은 문재인 후보가 울산(8월 26일), 강원(28일), 충북(30일), 전북(9월 1일), 인천(2일), 경남(4일) 등 7개 지역 경선에서 모두 선두를 차지한 데 이어 9월 6일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8연승을 기록했다.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46.81%(9만5813표)지만, 경선 초반 제주·울산 경선에서 57.33%를 얻은 이후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선전했지만, 누적득표율을 1% 포인트 올리는 데 그쳐 결선투표 여지를 남겼다. 이 때문에 중반에 접어든 민주당 경선은 ‘경선 1위’보다 문 후보의 과반득표율 달성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이 이번 경선에서 도입한 결선투표는 과반득표자가 없는 경우에 한해 실시하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전체 순회 경선에서 문 후보가 과반득표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부산(9월 8일), 세종·대전·충남(9일), 대구·경북(12일)을 거쳐 경기(15일), 서울(16일) 경선을 남겨두고 있다.

편차가 있지만 수도권 이전까지 투표 참여율 50%(13만600여 명)에 문 후보의 과반득표율을 가정하면 6만5000여 표를 추가하게 된다. 이 경우 문 후보의 누적득표수는 12만7000여 표(득표율 47.94%)로 과반에 조금 모자란다. 민주당이 9월 4일 마감한 국민경선 선거인단(108만5004명)을 고려할 때 9월 15~16일 치를 수도권 경선의 선거인단 규모는 56만9000여 명이다. 수도권 투표율을 45(22만280여 명)~50%(27만7000여 명)로 잡을 경우 문 후보는 여기에서 51.9~52.4%를 얻어야 전체 과반득표율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까지 누적득표율 추세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문 후보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 48.46% 득표율에 그쳐 막판 수도권 경선에서 50%대 중·후반의 표를 몰아 받지 않으면 최종 과반득표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광주·전남 선거인단 수는 13만9275명으로 전체의 12.84%를 차지했다. 더욱이 광주·전남 표심은 앞으로 충남권과 수도권 선거인단의 투표 성향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문 후보가 자력으로 50% 득표를 넘겨 본선에 직행하지 못하고, 9월 23일 2위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1위를 달리는 문 후보 측은 당초 과반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야권 단일화에 직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모바일 선거인단에서 확인된 ‘새로운 인물’에 대한 요구를 앞세워 과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재인 캠프의 이목희 선거대책본부장은 “문 후보가 50% 넘는 지지를 받은 제주 경선이 의외라고 하지만 캠프에선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제주 경선 결과가 의외가 아니라는 것은 수도권 표심을 가늠하는 인천 경선 결과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8연승을 거둔 배경은 새로운 인물로 민주당 대표 주자를 내세워 당 밖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하루빨리 야권 단일화를 이루라는 민심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모바일투표가 여론조사를 수렴하는 양상으로 진행돼 문 후보 대세론이 당 경선 표심에 직접 연결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결선투표를 기정사실화하고 ‘결선투표 전략’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손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30%를 넘기는 지지율로 3위 김두관 후보와의 차이를 7.1% 포인트까지 벌리며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손 후보는 9월 1일 전북 경선을 기점으로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1위를 달리는 문 후보 견제에 나섰다. 그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가 민주당을 공중분해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문 후보와 당 지도부에 대한 공세 강도를 높이고 있다. 손 후보는 “정체 모를 무더기 모바일 세력의 작전 속에 민심과 당심이 처절하게 짓밟히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모바일투표를 제외하고 대의원 투표와 현장 투표에서 문 후보에게 앞선 점을 적극 활용하는 셈이다. 특히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참여정부 ‘대북송금특검’을 거론하며 문 후보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 왜곡된 민심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손 후보의 호소가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면서 “동원된 민심으론 정권을 바꿀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표심이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 측이 제주에서 불거진 모바일 선거인단의 기권 사태에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수도권 경선 전까지 자신을 ‘당심’이 선택한 후보로 상징화해 모바일투표에서 우세를 보이는 문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전략이 깔렸다. 손학규 캠프 관계자는 “전체 선거인단의 50%가 남은 수도권에서 충분히 반전할 기회가 올 것”이라며 “결선투표를 진행하면 당내외의 누적된 불만이 표심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2위 향한 차별화 경쟁

경남도지사직을 버리고 경선에 나선 김두관 후보는 초반 기대 이하 득표율에 캠프 자체가 침체된 분위기였으나, 9월 4일 경남 경선에서 선전하며 그나마 회생의 기운을 찾은 양상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초반 김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았다”면서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치에 캠프가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남 경선에서 1위는 못 했지만 모바일투표의 불리함을 딛고 선전해 가능성을 살려놨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문 후보에 302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으나 득표율 차이를 한 자릿수로 묶고, 특히 영남에서 문 후보의 과반득표율을 저지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자평한다.

김 후보는 경남 경선 직후 “(경남 경선은) 다 죽어버린 민주당 경선을 살리고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민심이 표출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15.75% 득표에 그침으로써 2위 손 후보에게 7% 이상 큰 격차를 허용해 2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정세균 후보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북 경선에서 선전한 후 광주·전남 경선에 기대를 걸었지만, 3.48%의 저조한 지지율에 머물렀다. 정 후보는 대전·충남 경선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정 후보 측은 “동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수도권에서 유일한 호남후보 지지라는 상징성이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두관, 정세균 두 후보는 당장 2위를 달리는 손 후보를 극복하는 것이 1차 과제다. 당장은 8연승을 달리는 문 후보의 과반득표를 막기 위한 2위 노림수가 자연스럽게 ‘비문 연대’로 이어졌다. 경선 공정성 논란에선 1위 후보와 당 지도부를 향해 공동전선을 구축했지만 결선투표를 앞두면 사정이 달라진다. 비문 연대는 광주 경선 이후 분화할 가능성이 높다. 결선투표가 유력해지면 2위를 향한 차별화 경쟁이 불가피하다. 벌써 후보 간 미묘한 노선 차가 드러나고 있다.

9월 4일 열린 경남 연설회에서 김두관 후보는 당 지도부와 친노 진영을 비판하면서 “과거에 재벌 편을 들었던 사람이 이제 와서 재벌을 개혁하겠다고 하고,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손 후보를 겨냥했다.

정세균 후보는 손학규, 김두관 후보를 겨냥해 “인천 연설에서 목소리를 높였더니 후보들이 이쪽저쪽 편으로 끌어 붙이고 있다”며 “당 존립이 위태로운 지경인데 네 편 내 편 따지면서 공박하는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집중 공세를 받는 문재인 후보의 메시지에서도 비문 진영 분화를 부추기는 변화가 엿보인다. 문 후보는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 같은 비판을 다시는 받지 않도록 하겠다. 친노가 가치를 넘어 계파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경선 결과보다 더 낮은 여론조사 지지도가 매일같이 보도되고 확인되는데도 경선 결과에 결코 승복하지 않는다”며 비문 진영을 공격했다. 민주당 지지층에 반향을 일으킬 만한 공세는 수용하고, 8연승에서 확인한 대세론을 확산한다는 노림수로 평가된다. 정세균 캠프의 최재성 전략본부장은 “후보 진영보다 국민을 향한 메시지로 읽히는데, 투표를 앞둔 지지층이나 모바일투표 유권자에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후보자 간 합종연횡 가능성

광주·전남 경선 이후 문재인 후보가 자력으로 50%를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민주당 경선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2위 다툼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더욱이 후보자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경선에서 후보 간 합종연횡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경기와 서울 경선을 앞두고 후보 간 연대가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기와 서울 경선에 전체 선거인단의 50% 정도가 몰릴 것을 고려하면 과반 달성과 저지를 목표로 한 후보 진영의 합종연횡 시도가 있을 수 있으리라는 추론이다.

여기에 ‘제주, 울산 모바일투표 오류’건이 경선 중반부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에서만 2879명의 모바일 선거인단이 투표권을 부여받지 못하는 오류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후보 진영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손학규, 김두관 후보는 ‘모바일 투·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제주, 울산뿐 아니라 기존 경선 지역 전체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황에 따라 경선 전체가 흔들리는 대형 악재로 변화할 조짐이다. 모바일투표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수록 모바일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문 후보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계산이 작용할 법하다.

그러나 관건은 비문 진영의 후보가 결선에 오른다 해도 절반 이상 뒤진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비문 후보들의 여론 지지율이 상승하는 방법은 경선 후 나타나는 컨벤션효과인데, 지금 민주당 경선의 관심도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여론은 이미 야권 단일화 경선에 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잘라 말했다. 어렵사리 성사될 결선투표가 오히려 분란만 부추기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의 복안

“대선 가는 길 방해되면 뭐든 치운다”… 전면 쇄신 맞불


결선투표 그것이 ‘문’제일세
경선 내내 ‘패권주의’ 공세에 시달려온 문재인 후보(사진) 측은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서 인적쇄신을 포함한 ‘전면 쇄신’을 맞불카드로 내세울 전망이다. 비록 결선투표로 가더라도 본선 직행에는 이변이 없으리란 전망에서다.문재인 캠프 핵심 관계자는 “경선에서 ‘당내에는 문 후보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선거인단에게 경선 이후 당 쇄신 신호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에 따르면 민주당이 공식 대선 후보를 선출하면 후보자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게 되고 결국 당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새로 꾸리는 선거대책위원회가 현 지도부를 대신해 당 운영 중심에 서게 될 테고, 이때 후보가 갖게 될 결정권과 주도력으로 전면 쇄신작업에 나서겠다는 의미다.이 관계자는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을 끌어안고 당 밖 세력도 아우르는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며 “대선으로 가는 길에 방해가 된다면 뭐든 치워야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른바 ‘친노그룹’의 2선 후퇴, 지도부 교체도 거론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물론 문 후보의 쇄신 구상이 당내 혁신 요구와 궤를 같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범친노세력의 지원을 받는 문 후보가 이해찬-박지원 지도부를 교체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자신의 지지기반을 끊어내는 결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간동아 854호 (p13~15)

이명환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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